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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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는 어떤 소설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다양한 관점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는 부분 때문이었다.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감도 있었고 어떻게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허구가 포함되어 있기는 했지만) 첫 번째 파트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거의 신적인 존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으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그는 가진 재능이 남부럽지 않았다. 남부럽지 않다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돈을 불리는 재능을 갖고 있었다.


총 4개의 파트는 소설, 자서전, 일기 등의 구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각 주인공이 달라보일 수 있지만 동일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실제 모델이 된 사람이 직접 나서서 한 파트를 맡기도 했고,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쓴 사람도 한 파트를 맡아서 서술한다. 조금 돋보이는 부분은, 주인공이 가진 성향에 맞게 서술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가 가진 냉소적인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변화하는 감정선들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어느 순간 소설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소설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지만 4개의 단편 중에 어떤 것을 진짜 믿을지는 읽는 사람에게 남겨진 문제이다. 


월스트리트, 주식시장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어서 어렵게 생각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서술 자체가 어려운 부분이 없고, 그에 대한 내용 역시 이해하기 어렵게 쓰여지지 않아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절반을 읽어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트러스트라는 제목은 사업적인 환경에서,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신뢰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메인 주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독특한 구성의 책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고, 내용이 꽤 재미있었기에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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