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숲속의 거짓말쟁이들 - 모리 유진

숲속의 거짓말쟁이들 - 살아남기 위해 속고 속이는 생물 이야기
모리 유민 지음, 이진원 옮김, 무라타 고이치 감수 / 키라북스 / 2023년 3월

귀여운 제목을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도 그렇고 숲속의 거짓말쟁이들이라니, 동화같은 이야기를 담았을 법한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숲속에 사는 거짓말쟁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숲속에 거짓말쟁이가 있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자신을 보호하거나 위협을 하기 위해서 위장하는 동물, 식물, 곤충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숲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달리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거나 자신이 더 위험한 상대라는 것을 알려야 하는 장소이다. 그러다보니 갓 태어난 새끼들은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감추기 위한 위장을 선택한다. 멧돼지의 사례가 나오는데 다 컸을 때와는 다르게 새끼때는 다른 무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이름 모를 조류도 그랬고, 몇몇의 동물들이 스스로의 보호를 위해 위장색을 택한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곤충의 위장이다.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대벌레, 마치 나무와 같아서 얼핏 봤을 떄는 구분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이 역시 위장, 의태의 하나로써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곤충 중에는 단순히 모양에서 변화를 주는 것만이 아니라 진짜 죽은 척을 하는 곤충도 있다고 한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나무 밑에 곤충 채집함을 두고 나무를 흔들면 많은 곤충들이 떨어진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위험에 처한 것을 알고 자신의 몸을 웅크려 죽은 척 하는 곤충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꼭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죽은 척하는 곤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마귀 종류 중의 하나는 마치 꽃과 같다고 한다. 보호도 보호지만 그 외의 이유를 가진 부분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독을 가진 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의태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강한 독성을 가진 뱀이 약한 독성을 가진 뱀을 의태하는 것인지, 그 반대의 상황인지에 대한 연구가 꽤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이름이 붙은 의태가 있는데, 이 의태에 대한 결론은 확실하게 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어떤 쪽이 의태를 한 것인지 선택하기가 참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책이 결말로 가면서 저자가 말하고 싶던 '거짓말쟁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이 위장을 위한 거짓말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거짓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사례는 '개'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개에 대한 다른 시각의 이야기가 꽤 흥미로웠다.

숲속에 사는 누가 거짓말쟁이인지, 그들이 어떻게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재밌는 한 편의 동화책이 되어줄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