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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평점 :
히가시노게이고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구성이 있다. 이 책의 3분의 1정도 읽었을 때 그가 가진 특유의 구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어서 새삼 반갑기도 했고,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희망의 끈이라는 제목은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담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글의 초반에는 잘 느낄 수 없지만 전반부가 지나고 난 후부터는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아버지의 료칸에서 일하고 있는 아야코는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안정제를 투여할지말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때 연락한 변호사로부터 그녀는 돌아가시기 전 유언장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이 유언장의 내용은 다 일반적이고 알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단 한 문장이 그렇지 않았다. 이 문장에서부터 그녀의 가족에게, 아버지에게 숨겨져있던 비밀이 밝혀져 나간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지는 카페 주인 야요이의 살인사건, 그리고 이 사건을 다루는 마쓰야마가 등장한다. 마쓰야마는 앞서 등장한 아야코와도 관련이 있다. 그는 그녀의 가족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며, 아야코 아버지가 작성한 유언장의 마지막 줄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카페 주인 야요이는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 없음에도 살해를 당했다고 여겨지고, 그녀의 주변에 있는 남자 2명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한 가지 이야기가 더 있는데 이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부분이다. 자신의 유전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유전자와 뒤바뀐 채 아이를 낳게 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에서도 아이의 엄마는 백혈병으로 죽게 된다. 그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은 3개의 갈래가 있는데, 이 갈래들은 서로 연관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로 희망의 끈이다.
히가시노게이고의 글 답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친숙한 형사 시리즈가 아니라서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히가시노게이고 하면 떠오르는 등장인물과 이야기의 줄거리, 그리고 느낌이 있기 떄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조금 색다른 면을 만나게 해주면서도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제까지 자신이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의 조각이 틀어지게 되면서 받아들이는 방식, 그리고 나름의 화해를 해나가는 방식을 보면서 결국 훈훈한 마무리로 매듭지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가시노게이고의 또 다른 느낌의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물론, 그냥도 추천하고 싶은 저자이기 때문에 한 번은 꼭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