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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작물이 되었나 - 게놈으로 밝혀낸 먹거리의 비밀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7월
평점 :
굉장히 색다른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작물들이 언제, 어떤 경로로 우리에게 오게 되었는지를 배우거나 언제부터 재배를 시작했는지에 대해 정보를 얻고는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작물의 진짜 기원, 그들이 가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진짜 우리의 먹거리가 되기 시작한 작물, 식물이 아닌 작물이 되는 과정을 되짚어본다. 식물이나 작물이나 무슨 차이가 있나 싶은 사람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식물은 야생이고 작물은 정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가장 처음 이 책에서 다루는 식물이었던 작물은 쌀, 보리, 조, 옥수수 등이다.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작물들이지만 사실 이 작물들의 처음은 작물이 아니었다. 야생성을 가진 식물이었으나 과거 사람들의 어쩌다 우연, 또는 각고의 노력이 합쳐져 지금의 재배 가능한 작물이 된 것이다. 이 식물이 작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게놈을 통해 분석하는 과정은 살짝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정도는 되어야 과학책 답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아몬드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복숭아 씨와의 비교이다. 복숭아 씨를 쪼개본 사람들은 그 맛이 어떤지 기억할 것이다. 아주 씁쓸하면서도 고약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몬드는 같은 씨앗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먹어도 결코 독성이 없는 작물이다. 오히려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까지 하니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아몬드는 복숭와와 같이 아미그달린이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가 먹는 아몬드에는 들어있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또하나 바나나에 대한 이야기를 뺴놓을 수 없다. 지금은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이 바나나는 파나마병으로 인해 존재가 사라지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유전자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유전자 변형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이다.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이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지금보다 더 달콤한 바나나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인삼, 사과, 수박 등 다양한 작물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의 '밥'을 책임지고 있는 쌀, 보리, 밀 등이 아닐까 한다. 특히 밀의 경우 게놈 유전자의 증폭이 상상 그 이상이라고 한다. 과학적 지식이 적당히 가미되어 있어 과학 공부를 하는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책이었다. 지금 우리에게 친숙한 작물이지만 그렇지 않았던 식물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작물이 가진 유전자에 대한 분석을 한 번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이 매우 적합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