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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
캔디스 오웬스 지음, 반지현 옮김 / 반지나무 / 2022년 3월
평점 :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지만 얼마나 심각한지, 그들이 겪는 상황이나 그로 인한 파생되는 결과들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는 기사거리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였다. 강단있는 문장과 자신의 의지가 분명한 캔디스 오웬스의 글은 읽는 내내 새로운 사실들과 또 다른 세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인종차별의 한복판에 서 있는 흑인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흑인들이 한창 차별받던 그 시대를 살아왔다고 한다. 총기소지가 합법인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자칫하면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할아버지는 자신만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캔디스가 말한 것처럼 어떤 상황을 겪은 사람이 말할 수 있는 것과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이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된다. 경험해 본 사람이 말하는 것들이 가진 힘이 있다.
어린 시절에 그리 넉넉한 상황이 아니었던 캔디스는 조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되었다고 한다. 조부모님이 집을 짓고 사는 곳은 과거에 소작농으로 지내던 곳의 땅을 사서 지은 곳이라는 말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친구로 인한 상처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다가 할머니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쓰는 '리버럴'한 모든 것들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흑인들이 백인으로 인해 차별당하는 것들, 그 중에서도 교육에 대한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학업성취도에 있어서 흑인이 백인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높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흑인들이 백인과 동일해서는 안 된다는 문화에서부터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종차별을 하는 것은 단순히 나쁜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 교육,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들과 맞물려 흑인과 백인 간의 인종차별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인상깊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마음을 먹고 질문을 던지게 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 질문이 무거운 질문이라고 표현했었는데 결국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으로 해내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미국에서 만연하게 일어나는 인종차별 문제,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분야별로 다루는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만큼 적합한 것은 없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