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마음 - 아일랜드 스타 셰프 오코넬 할아버지의 레시피 노트
로리 오코넬 지음, 박은영 옮김 / 니들북 / 202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무엇이라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란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을 담은 레시피? 아니면 요리 과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요리책? 이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진짜 의미는 요리를 대하는 자세를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너무 맛있는 음식들이 이  책 안에 가득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음식에 담긴 정성, 그리고 식재료를 대하는 자세이다. 음식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요리를 잘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요리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그저 한 끼 상차림이라고 표현하지만, 하나의 상차림으로 남기에는 너무 괜찮은 음식들이 많이 있었다.


자꾸 눈에 들어오는 음식은 생선을 이용한 요리였다. 이 책은 어떤 생선을 단순히 지지고 볶으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생선을 익히는 것에서 나름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생선이나 육류나 익히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물론 우리가 당연하게 이론 상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의 표현은 조금 남다르게 다가왔다. 살이 단단해졌을 때 적당히 익혀진 것이라는 말은, 어디가서 꼭 기억해야지 싶은 말이었다. 이 외에도 버섯 요리에 대한 레시피가 등장한다. 버섯을 물에 씻느냐 씻지 않느냐부터 시작하는 이 음식은, 마치 흙이 묻은 버섯의 향을 코 앞에서 맡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저 솔로 몇 번 묻은 흙을 털어내고, 요리에 사용한다는 그 버섯. 이 버섯의 향이 이 부분을 읽는 동안 맴도는 듯 했다.


요리라고 해서 그릇에 담겨진 한 끼 식사만은 아니다. 저자는 디저트에 대한 부분도 다루는데,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푸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저트 중에 하나라서 그럴 지도 모른다. 푸딩의 말캉한 식감이 떠오르는 글들이 당장 해먹고 싶게 만들었다. 저자가 소개한 요리들은 생소한 것들도 많았지만 이러한 요리가 있구나라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낯선 음식을 접할 때 무엇인지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아는 것까지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저자가 말하는 요리의 과정, 그리고 그 재료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의미들이 떠오른다면 나름 성공한 것이 아닌가 한다. 누군가는 두꺼운 책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요즘말로 '소장각'인 책이다. 음식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즐겁게 음식을 즐기며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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