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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ㅣ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왜 매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독자라면, 이 책이 매일 읽을만한 책이라는 것을 이내 알게 될 것이다. 잔잔한 바다에 떠 있는 아주 평온한 배 한 척, 그리고 그 배 주위를 도는 따스한 순풍의 느낌, 이러한 감정들이 느껴지는 듯한 소로의 책이었다. 매일매일 일기 형식처럼 쓰여진 이 책은, 서문에서 말하고 있는 바를 그대로 설명한다. 소로는 굳이 달력을 보지 않더라도 주변 자연의 변화를 통해 오늘이 며칠인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며칠의 차이 정도는 있지만 말이다. 때로는 짧고 유연하게, 때로는 길며 단조롭게 이어가는 소로의 하루하루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매일 읽어도 좋을 책이고 다시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읽고 곱씹으면서 그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물론 그냥 흘러가는 듯이 읽히는 구절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구절도 꽤 많다. 읽을수록 우러나오는 감정과 느낌이 있는 글들이 가득 실려 있었다. 그래서인지 매일 읽어야 더 좋은 느낌이지 않을까 한다. 이왕이면 때와 시간을 맞춰서 말이다. 소로가 이 구절을 쓸 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이해에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기억나는 구절 중 하나는, 그늘과 밤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떠오르는 구절이었다. "그늘도 햇빛만큼 좋고, 밤도 낮만큼 좋은 것이 아닐까?"라는 부분이었다. 6월의 그의 일기였는데 이 일기는 그늘과 밤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좋은 새와 그렇지 못한 새에 대한 구분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남기는 구절이었다. 무엇이든 옳고 그름을 꼭 따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었다.
10월쯤 되면 수확을 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낟알을 수확하고 한 해의 농사에 대해 돌아보기도 한다. 낙엽이 가득한 모습을 그의 일기 속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계절도 그와 함께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진한 감성을 담아, 누군가에게 선물처럼 주고 싶은 구절이 꽤 많은 책이었다. 한 켠에 두고 오늘의 소로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나의 생각은 소로와 같은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잠시 감상의 시간을 가져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3월의 일기는, 새는 서로 다른 소리로 지저귄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한 구절씩 찾아보는 재미가 꽤 있으니, 다시 읽고 또 읽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감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연의 변화를 한 권의 책으로 한 번 쭉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