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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평점 :
탄탄한 스토리, 많은 등장인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는 소설, 영화 한 편 본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른다는 것은 후반부에 가서야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책이 가진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저자가 구성해 놓은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저 제목이 가진 의미를 알게 된다. 범죄소설이라고 되어 있지만 범죄소설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글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르담호는 비타비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아주 큰 배이다. 마치 비타비아의 모든 것을 실어 담는 것과 같은 묘사로, 이 배에 모든 것들이 다 담기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배가 출항하기 전에 한 가지 사건으로 인해 이 배를 승선하는 주인공들은 배의 안위를 걱정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과거에는 탐정, 지금은 죄수의 신분인 새미라는 사람이다. 이 새미와 그의 친구는 덩치에서부터 차이가 나 곰과 참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연유로 그가 잘 나가는 탐정에서 죄수가 되었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그저 포세이돈이라는 물건을 찾아준 후에 그렇게 되었다는 것 말고는 말이다. 이 모든 사람들을 태우고 사르담호는 출항을 하게 된다. 출항하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꽤 길게 이어지는데, 그 이야기를 읽어야만 후반부에 나오는 일련의 사건들이 이해가 된다.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듯한 여자가 더 지혜로워서는 안 된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도 있었다. 사르담호에서 죄수의 신분이지만 친구와 함께 탐정 수사를 하게 된 새미, 그리고 공작 부인 사라는 이 사르담호의 사건을 해결하는 큰 실마리가 된다. 결국 이 소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인간의 욕망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는 욕망, 선택할 수 있는 욕망으로 인해 변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아내었다고 생각되었다.
약간 두께가 있는 분량의 소설이지만 주말이나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집중해서 보면 금방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웬만한 영화 한 편보다 더 재미있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이 되면 결국 이렇게 될줄 알았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들어 준다. 결말을 기대해도 좋다. 과연 이 여덟번째 불빛이 무엇인지, 이 불빛이 무엇을 구하게 되는지에 대해 떠올리면서 읽는다면 조금 더 흥미롭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