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허상의 어릿광대 - 히가시노 게이고

허상의 어릿광대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우연치 않게 접한 이후로는 접할 기회가 있으면 읽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드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쓰는 글에 대한 나름의 신뢰가 쌓여있다고나 할까. 이 신뢰는 몇 장만 읽고 나중에 읽어야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작품은 몇 장이 곧 중반부를 넘어 마지막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잘 기억나고 꼭 읽고 싶은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직 많은 작품을 접하고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읽은 작품 중에는 실망스러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허상의 어릿광대> 역시 이런 기대감, 신뢰로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7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단편으로 구성된 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감각적인 단어로 분류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목에 담겨 있는 의미는 단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나고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만 이에 대한 해결은 매우 이성적인 물리학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다. 잘 어울릴까 싶은 구조였는데, 어느 순간 이해를 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단편은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구사나기, 주인공 형사는 계속햇 등장한다. 그가 던지는 의문점들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책을 읽는 내내 스릴을 느끼게도 하고, 궁금증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어느 하나 별 거 아닌 주제가 없었고 시시한 구조로 짜여진 미스테리가 없었다. 그 중에서 '투시하다'는 명함 한 장으로 시작되는 투시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살인사건이 결합되어 있지만 투시라는 소재가 새로웠다. 결국 이 투시는 과학적인(?) 적외선 카메라로 인해 읽을 수 있단 것이 밝혀졌지만 말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이야기들이 과학적인 해결이 등장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염력은 기계를 통한 인체의 수분에 열을 가하는 것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 책의 구성이 매우 마음에 들었고,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시리즈 중의 하나라고 알고 있는데 올해도 하나의 작품이 또 나온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많은 매니아 층이 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 봐도 좋을 듯 하다. 다른 책들도 물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라는 나름의 충격을 안겨주지만, 단편으로 먼저 맛보기를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