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헤의 시간 - 독일 국민 셰프 호르스트 리히터 씨의 괴랄한 마음 처방
호르스트 리히터 지음, 김현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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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 책 자체로 고요함을 담고 있다. 루헤라는 단어는 고요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고요함을 의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저자의 삶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이 책 안에서는 루헤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자의 이야기는 묵언 수도원의 방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묵언 수도원이라니, 벌써부터 고요함이 느껴진다. 행정적이고 무엇인가 약간은 불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그 곳에 처음 도착한 저자는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유명세와 상관없이 그곳에서의 생활을 하게 된다. 더운 날씨였는지 저자는 매일 밤 문을 열어놓고 자느라 모기에게 밥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알 수 없게 복잡스러운 말들로 책 내용이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 얻는 것이 많았다. 


나도 이렇게 정신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삶이 꼭 나쁘지만은 않고, 잘못되더라도 괜찮다는 나름의 위안을 받을 수 있었기 떄문이다. 저자는 바쁜 생활 속에서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고요함을 찾기 위해 수도원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그는 그러한 고요함을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내면의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것을 삶 속에서 찾아야만 하는 이유 등을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의 이런 면들이 마음에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또는 명상을 즐겨보는 것 등으로 내면의 평화, 고요함을 찾아 나의 인생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생각해 보면 조용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순간은 24시간 중에 많지 않다. 그래서인가 혼자만의 시간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절이다.


루헤의 시간이라는 제목에서 조금은 낯설은 의미를 느꼈었는데, 이제는 꼭 소장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너무 마음이 피곤할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조용한 내면의 평화를 찾으려 (애쓰는 과정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을 갖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충분한 의미를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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