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맛 - 연기부터 수액까지, 뿌리부터 껍질까지, 나무가 주는 맛과 향
아르투르 시자르-에를라흐 지음, 김승진 옮김 / 마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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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재미있는 내용이 담긴 책이었다. 나무의 맛이라는 제목을 보고 나무에 대한 이론적인 이야기겠지라는 편협한 생각을 한 방에 날려주었다. 저자는 정말 나무를 다양하게도 씹고 뜯고 맛본다. 진짜 나무의 맛을 보는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각종 나무와 이 나무와 연결된 음식을 탐구한다. 피자, 우유, 치즈 등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음식들을 말이다. 물론 그들은 나무를 활요하는 데 있어서 최고를 말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맛의 표현에 있어서 언어의 부족함을 한탄하면서도 그로 인해 표현할 수 있는 장벽이 없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다양한 맛의 표현을 할 수 없는 언어를 가지고 있기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의외로 몇 개 국에서는 정말 다채롭고 세세하게 맛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우리도 맛에 대한 표현을 하는 단어는 몇 개 되지 않는데, (적어도 정식으로 사전에 등재된)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조금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 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의 나무 맛은 진짜 나무를 뜯어먹으면서 시작된다. 나무에서 느껴지는 맛, 예전에는 나무를 활용해 음식을 하기도 하고 조난 상황에는 특정 나무 껍질을 벗겨 끓이면 스파게티 같아진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저자가 실험해 본 결과 그렇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가져왔다. 먹을 수 있는 나무, 맛이 있는 나무와 없는 나무를 구별하는 방법은 비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들의 이빨이 빛나고 단단한 은색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적어도 나무가 주식이라면 그 정도의 도구는 갖춰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그들 역시 맛이 있는 것과 맛 없는 나무를 구분한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저자는 나무의 맛을 보면서 이 책의 여정은 시작된다. 단순하게 진짜 나무를 베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활용한 가령 피자는 화덕을 활용하는 화덕 피자, 치즈는 나무 틀에 넣은 치즈 등 다양하게 살펴본다. 전체적으로 이야기 하나하나가 금방 끝날까봐 아쉬움에 마음 졸이며 읽었지만 가장 신기한 부분은 바로 우유와 피클이었다.


개인적으로 피클은 단단한 식감을 좋아해서 이 식감 찾기가 참 쉽지 않다. 그런데 이 단단한 식감이 나무를 통해 구현해 낼 수 있다고 하니 여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쓴 오이의 쓴 맛도 잡아준다고 한다. 그리고 우유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우유가 변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고 한다. 나무의 능력이란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지역을 이동하며 그 곳에서의 나무와 연결된 음식을 소개한다. 때로는 위스키가 되기도 했고, 요구르트나 밀 맥주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나무의 향과 맛을 담고 있기 떄문이다. 나무에 대한 이렇게 맛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 책은 소장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나무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책, 그게 바로 이 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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