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 - 9개 테마로 읽는 인류 문명의 역사
표학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1월
평점 :
역사에 대한 관심은 한국사에 이어 세계사까지 이르게 되었다. 세계사 책은 아무래도 이름과 명칭이 몹시 낯설어 잘 읽지 않았었는데, 왠지 모르게 끌리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시기순으로 나열되어 있는 세계사가 아닌 각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한 번에 동일한 주제 내의 역사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었다. 시기순으로 나열된 책은 아무래도 (우리가 늘 하던 것처럼) 앞에 몇 페이지 읽고 말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위험부담은 좀 덜었다고 말할 수 있다. 기본적인 시작은 신화이야기다. 누구나 좋아하는 그리스신화부터 티베트 신화까지 다양한 신화들이 등장한다. 그중 아메리카 신화의 일부가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신이 바다속에 살고 있었고 신이 말하길 "땅"이라고 하면 땅이 생겨났다고 한다. 아메리카 신화라고 해서 왠지 미국을 떠올리고 읽었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마야 문명 그것이 바로 아메리카 신화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주제별로 다루고 있는데 종교, 정치, 전쟁, 정체성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선동의 정치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앙투아네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앙투아네트에 대해서 우리는 부정적인 인식을 많이 갖고 있다. 그녀는 15명의 형제 중에 14번째였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 생활에 대해 망하거나 잘되거나 하나일 거라는 예상을 미리 했다고 한다. 그녀는 결국 비운의 왕비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왕비가 필요할 때는 왕비가 없었고, 왕비가 필요하지 않을 때 그녀는 몹시 왕비같았다고 한다. 마지막 죽는 순간에 그렇게 왕비와 같은 모습으로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전쟁에서는 2차 세계 대전이 아닌 1차 세계 대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는 2차 세계 대전을 더 잘 알고 (시험에서도 자주 출제되는) 있지만, 1차 세계 대전은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대표하는 시기였다. 결국 이 전쟁으로 인해 또 다른 전쟁의 시대를 맞게 되지만 말이다.
실패한 이상주의자와 여성지도자에서는 낯선 이름들이 등장한다. 왕안석이라는 인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기후로 인해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청묘법을 시행했다고 한다. 왠지 대동법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그가 만든 여러 가지 법들은 농민에게도 귀족에게도 마땅하지 않았던 법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들의 반발만 일으켰다고 한다. 조금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는 세계사 책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치지도, 어느 한 시대에 치우치지도 않은 재미있는 이야기 책 같은 세계사 책이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부분들, 그리고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을 한 권으로 알맞게 채워나간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