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너의 바다가 되어 - 고상만

너의 바다가 되어
고상만 지음 / 크루 / 2021년 10월

어떤 책인지 상상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동화적인 구성이나 감동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너의 바다가 되어>는 동화적인 감성을 듬뿍 담은 마음이 말랑거리는 책이다. 주인공과 돌고래의 이야기라고 하면 가장 큰 줄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둘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엄마가 옆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 여자 주인공은 선천적인 심장병으로 인해 몸이 약했고, 어느날 아빠와 찾은 동물원에서 돌고래의 말을 듣게 된다. 처음 듣게 된 말 "아프다"라는 말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철렁하게 한다. 왜 아프다는 것일까, 이 책은 기어이 슬프고만 마는 것인가 등의 생각을 하게 하며 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행복한 결말도, 그렇다고 불행한 결말도 아니다. 선천적 심장병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 돌고래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가 이 책의 구성을 무엇보다 탄탄하게 만들었다. 돌고래의 이야기를 듣게 된 여자 주인공은 다시 동물원에 찾아가길 원한다. 하지만 동물원에 다녀온 이후로 건강이 좋지 않았고, 아빠는 반대하는데 결국 다시 돌고래를 찾게 된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돌고래가 동물원이 아닌 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돌고래의 부모 역시 그랬다. 자신의 딸의 소원인 돌고래가 동물원에서 탈출하여 바다로 나가게 되는 것을 아빠는 돕게 되고, 그 과정이 끝났을 때 여자 주인공은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에 돌고래를 풀어주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게 되는 아빠의 장면이 나온다. 물론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과정을 풀어나가는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결국 모두가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지는 않았지만 동화적인 감성에 듬뿍 젖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말랑거리는 마음, 때로는 슬픔에 충분히 젖을 마음 등이 준비되어 있다면 이 책이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로 잠시 초대할 것이다. 돌고래와 말을 하는 여자 주인공이 단순히 대단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펼쳐지는 많은 변화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기에, 더욱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었다.

돌고래와 어떤 소녀의 이야기, 그 속에 빠져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 받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