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의 수치심에게 - 일자 샌드

나의 수치심에게 - 힘들면 자꾸 숨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최경은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9월

심리학에 관한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하지만 '수치심'에 대한 본격탐구 책은 처음이었다. 당신은 당신의 수치심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수치심(쉽게 말해 창피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그 것)을 다시금 살펴보게 만든다. 더불어 수치심이라는 이 존재가 꽤나 크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하게 창비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가장 낮은 단계의 수치심이다. 이 수치심은 죽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게도 만들기 때문에, 단순하게만 살펴볼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의 초반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창피함'의 개념을 확장하여 수치심의 여러 가지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 이러한 것도 수치심의 영역이었구나 싶으면서도, 이러한 감정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면 해결할 여지가 있겠단 생각이 반면에 들기도 했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어렵다거나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려고 한다거나 등, 이 책에서 하나의 사례는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못되게 구는 것이었다. 실상 상대방이 자신을 잡아주거나 달래주길 원하면서도 그와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수치심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수치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첫인상을 살펴보거나 타인에게 자신의 수치심을 바로 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해결해주겠냐는 말을 건네도 좋다고 한다. 대부분의 심리적인 문제는 자신이 해결하는 것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수치심의 문제는 조금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 보인다.

수치심은 삶의 각 영역에서 드러나게 되는데, 개인적인 문제, 가족과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한 영역을 저자는 짚어가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수치심'에 대해 그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상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나쁘다는 결론은 아닌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의해 창피함을 느껴본 사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순간 달아오르는 얼굴, 심각하게 빨리 뛰는 심장 소리를 통해 우리는 한 번 쯤 경험해 봤다. 이러한 수치심을 못 견딜정도로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해결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럴 수 있지, 그냥 넘어가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모르고 있는 '어떤 수치심'이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수치심이 단순하게 창피하다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수치심의 영역을 넓혀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