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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세뇌하는가 -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스테판 오렐 지음, 이나래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5월
평점 :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 만들어진 과정이 명백한 근거가 없는 과정이었다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가진 방향성이다. 저자는 기자라고 한다. 과학자나 무슨 연구자 정도되는 필력을 갖고 있는 느낌이지만 저자는 기자였다. 후반부의 부록에서도 언급하지만 기자라서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다. 로비스트라는 것은 대단하게 시작하지 않는다. 지금말로 하면 PR, 예전에는 이를 프로파간다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이 PR이라는 것이 결국 로비스트의 일과 동일한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가 조금은 난해하기도 하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만들어진 것들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미국인의 아침 식사에는 베이컨이 없었다고 한다. 베이컨이 없는 식단이 보편적이었던 그 때, 베이컨 회사의 매출을 상승하기 위해 PR이 시작되었다. 완벽한 아침식사를 위해 베이컨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는 기사였다. 그로 인해 매출은 엄청나게 상승했고 지금은 당연시 되는 식단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것이 과연 베이컨에 국한되는 것일까? 지금은 편하게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케이크 믹스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엄마의 몫이 단순하게 물을 붓고 만들어 지는 케이크가 아니라는 사회적 풍토가 있었는지, 전혀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엄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란을 넣는 것이었다. 당시에 계란은 의미가 있는 것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과정과 이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세뇌되어 가는 과정이다. 저자는 가장 줄기가 되는 이야기로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 정도는 이제 모두가 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 폐암이 정말 흡연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발견 등이 미흡하다고 한다. 그래서 담배 생산은 계속되는 것이고 이에 대한 PR 역시 진행된다. 이외에도 우리가 모르지만 이미 그렇게 된 것, 이미 그런줄 알고 사용하는 것들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는 기호성 식품으로 자리잡았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기호 식품 중의 하나이다.
이들이 사회를 장악하는 방법은 단순하게 PR로 그치지 않는다. PR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이름 모를 협회를 만들어서 공식화를 만들기도 한다. 그 안에서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것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결론은 부정적이다. 과학 연구 결과도 조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몇몇 사람의 역할이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로비스트라는 제목을 보고 상상했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였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 그에 대한 진실은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세계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어디까지가 그들의 영역이고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인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진진한 일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