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품격 - 통쾌하거나 찝찝하거나 찌질하거나 위대하거나
박재항 지음 / 위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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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대해 우리는 기대하고 있는 기대치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반전이라는 단어 보다는 반전이라는 상황에 대한 기대치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는 정 반대의 상황으로 인한 것들, 그것이 바로  반전이다. 저자는 지금부터 반전 이야기를 할게, 이것이 바로 반전라고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읽는 내내 아, 이게 바로 그 반전이로구나, 이런 의미의 반전이 숨어 있었구나를 끊임없이 찾을 수 있고 꺠달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주제 아래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반전인지 모르고 읽다가 그게 바로 반전이라는 것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에 있다. 읽으면서 이건 기억해뒀다 써먹을 반전이다 생각한 것이 참 여러개였던 책이었다. 반전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하게 어떤 지어낸 상황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례들이 바탕이 되어 있다. 선키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좀 기억에 남는데, 이 선키스트라는 명칭은 태양과 키스하다라는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 한 복판의 엄청나게 쨍한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무엇인가 자유롭고 명쾌한 느낌을 가진, 이 선키스트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는 전혀 햇살 가득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것이 바로 저자가 노린 반전이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가 종종 하는 말이다. 좋은 소식부터 들을래? 나쁜 소식부터 들을래? 이 문장에서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비밀이 숨어있다. 사람은 나쁜 소식을 듣고 좋은 소식을 들어야 앞의 이야기에 대한 전환이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좋은 소식을 듣고 나쁜 소식을 들으면 이 나쁜 감정에 대한 여운이 끝까지 남기 떄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반전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반전이라고 하면 혹여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전혀 어렵지 않은 그냥 우리네 사는 이야기이다. 한국 미술의 여백의 미가 가진 반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있고, 애쓰기 보다는 힘을 뺄 때 생기는 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거나 경험해봤을 이야기지만 알게 모르게 '반전'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 반전에 대한 것이 "너무 놀라워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반전이 가진 매력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감동하거나 깨닫게 만든다. 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골고루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우리 삶에서 작은 재미를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렇다고 매번 감동적인 반전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깨달음이 있는 반전도 꽤 많은데 히틀러 연설에 대한 각기 다른 반응의 이야기처럼,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에 오래 담아 두게 만든다.


마음이나 머리에 담아두었다가 누구에게 이야기를 풀어주고 싶은 책, 이 책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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