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권은중

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역사
권은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볼로냐라는 지명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뉴에서 한 번 쯤은 봤을 법한 것이다.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한 지역이다. 물론 이곳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파게티와 파스타, 그리고 피자는 잘 팔지 않는 반전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볼로냐라는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맛, 향기, 빛깔을 통해 볼로냐 속에서 인문학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바로 맛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탈리아 하면 대표적인 음식으로 스파게티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이탈리아는 스파게티를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가 편하게 집에서 해먹는 건면 스파게티는 더더욱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물론 피자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문화(상황)를 가진 볼로냐의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스파게티가 주식이 아닌 곳이라니, 이것만으로도 시선을 충분히 끌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스파게티보다는 라비올리를, 요즘은 이또한 우리한테 친숙한 요리이긴 한다, 더 선호한다고 한다. 중간중간 꼬마 만둣국처럼 생긴 라비올리 사진이 등장하는데, 실제 현지에서 먹는 맛은 또 다르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파스타에서 놀란 가슴은 돼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돼지에 대한 철학이 있는 이곳은 미국의 공장 형태에서는 결코 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나름 철학을 가진 '장인'의 돼지를 다루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를 간 적은 없지만 이탈리아 사람을 만나 본적은 더욱 없고, 그들의 문화를 이토록 모르고 있었던가 생각이 드는 부분이 참 많았었다. 우리가 현지가 아닌 곳에서 느끼는 것은 절반도 아니고 반의 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향기를 다루는 파트에서는 치즈와 와인을 만나볼 수 있었다. 두 가지는 잘 어울리기도 하고 이탈리아에서 빠질 수 없는 항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치즈도 치즈지만 와인에 대한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엄청 유명한 와인인 람부스코의 매력을 느끼는 것은 가히 쉬운 일은 아니어 보였다. 그리고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노천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이다. 향기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거니와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에 참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마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재료를 넣어 좋은 원두가 합쳐지니 그 맛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제대로 된 커피의 맛은 에스프레소라고 한다. 마지막 빛깔에서는 '미녀의 도시'라는 파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이유는 서양식 인사법도 문화 차이로 어색한 사람이 많을텐데 이 곳의 여성들은 윙크를 한다고 한다. 무슨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니고 정말 단순한 인사의 의미이다. 이탈리어로 '무엇'이라고 말하면서 윙크를 한다고 하는데 처음 경험하면 이를 어쩌나 싶은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도 볼로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볼로냐가 익숙하지 않다면 이탈리아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며, 모르던 부분을 정말 많이 알게 된다. 인문학을 배워간다는 것도 있지만 이탈리아 볼로냐에 대해 몰랐던 것을 참 많이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앞으로 (언젠가는)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문화와 삶을 미리 이 책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