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매트릭스 - 지구의 모든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적인 삶을 위하여
로버트 마이클 파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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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색다른 접근이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자연과 가까웠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저자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도랑'에 대한 이야기를 큰 줄기로 삼고 이 책을 연결해 나간다. 저자가 살던 곳의 발전은 저자에게 딱히 반갑지만은 않은 현실이었지만, 받아들이거나 떠나거나의 선택지 외에는 없었다. 자연과 함께 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멸종하거나 변해가는 자연 환경을 지키고, 남아 있는 야생을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그것이 바로 네이처 매트릭스이다. 저자는 하나의 줄기로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하나하나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 책의 초반에는 저자의 '도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름이 입에 붙지는 않지만 적어도 저자에게 어떤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도시보다는 외곽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자연 환경이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그 마저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공감 또한 불러일으켰다. 자연환경 보호와 개발은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이다. 이전에는 양립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지만 이제는 파괴되었다하더라도 다시 복구하거나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러한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 또한 저자는 다루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 중에, 자신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가장 즐거웠던 장소를 사람들에게 떠올리라고 하면 다들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그 장소가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를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고 한다. 많이 변했거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소들이 주는 것들의 중요성, 소중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야생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간이란 존재가 없거나 빠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야생이라는 것은 인간이 죽거나 (혹은 멸망하더라도) 유지되겠지만 그 유지에 인간의 역할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낯익거나 낯선 동식물에 대한 이야기 또한 이어나간다. 마치 공원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한 없이 깊은 숲 속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 또한 들었다. 아, 하나 더 중요한 맥락이 있었다.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패스 (물론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나름의 규칙 등을 나열해 두었는데, 공원이라는 공간, 특히 국립 공원을 훼손하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은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잔잔하게 자연에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어렵지도 않고, 저자가 탐험하는 그대로, 저자가 보고 있는 그대로, 따라 가면서 함께 즐기거나 함꼐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도시에 살면서 잊고 지내는 자연환경, 그리고 야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고 그 곳의 가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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