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시를 거두세요 - 소나무 스님의 슝늉처럼 '속 편한' 이야기
광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평점 :
해결책을 찾고 싶은 문제들을 직면했을 때, 우리는 꼭 답을 찾고자 한다. 상황에 대한 버거움, 문제에 대한 어려움 등에 따라 우리는 어디인지 모를 곳에 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답은 결국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우리에게 있음을 알려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신 광우 스님은, 책을 읽으면서도 종종 느낄 수 있지만 위트를 겸비하신 분이시다. 예를 들자면 어떤 아이가 스님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무엇이라 말을 했을 때, 아이가 민망해 하지 않게 자신은 '탈모'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아마 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이 한 말을 생각할 겨를 없이 스님의 배려에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렸으리라.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떤 불자님께서 스님께 샴푸를 선물하셨던 모양이다. 스님은 왜 샴푸 선물을 하셨나요라는 멘트를 남기시며 이 책에 위트를 더하고 계신다. 물론 이뿐만은 아니다. 사람들 모두가 뜻대로 되지 않는 일, 참고 싶지 않은 데 참아야 하는 일 앞에서 스님 역시 말처럼 쉽지 않다는 말을 하기도 하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말하는 가르침이 어렵지 않고 우리가 법접할 수 없는 곳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네 이야기 같이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가시를 거두세요라는 제목을 가진 글이 중반부쯤 등장한다.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작고도 큰 가르침을 안내하는데, 이러한 가르침 속에서 느껴지는 점은, 모든 일이 가진 문제는 우리가 헤쳐나아가야 할 과정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살아있기에 견뎌야 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로 인해, 우리는 어쩌면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 어떤 문제 하나 없이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이 꼭 좋기만은 하지 않을 수 있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부딪히고 넘어지면서 때론 이 책에서와 같이 답을 구하고자 하는 문제들을 한 껏 안고 살지만, 그래도 살아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희망'이라는 작은 선물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희망에 대한 이야기 역시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인데, 우리가 불행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남겨진 선물이라고 한다. 너무나 힘든 순간에도 작은 희망의 불씨만으로도 우리는 또 힘을 낼 수 있으니,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가 없다.
자신의 인생이 고난의 연속인 것 같고, 남들보다 더 못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불교의 느낌보다는 그저 옆에서 잔잔하게 조언과 위로를 건네는 글의 느낌이 더 강한 책이기에, 종교와 관계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죽음을 앞둔 상황이더라도, 내가 헤쳐나가기에 너무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결국 우리는 희망이라는 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