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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도 산재 처리해주세요 - 만년 퇴사 준비생을 위한 일주일 심리 상담소
안정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직장인이라면 다 있다는 월요병, 그 월요병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심리 상담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보고 공감할 수 있다. 월요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금 하는 업무가 쉽지 않다거나 인간 관계의 문제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고민들을 요일별로 분류해서 몇 가지씩 제시하고 명쾌한 해결 방법까지는 아니지만 적잖이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 실린 모든 고민이 공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직장인이라고 고민되는 것들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의 무의미함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가 뭘하고 있는지, 이 업무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고민이었다. 저자는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의미를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 그 외에도 사람이 싫거나, 퇴사하고 싶은데 딱히 하고 싶은 것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직장이나 자신의 업무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 기준을 서른이라는 나이로 잡았다. 서른이 넘어도 여전히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단순하게 돈을 벌기 위해 출근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이야기 중에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일하고 집에 오면 누워만 있다는 고민이었다. 아마 모두가 그럴 것이다. 일찍 끝나거나 늦게 끝나거나 상관없이 일단 집에 오면 눕기가 바쁘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단 것은 알고는 있지만 이 주체할 수 없는 무기력에 맥 없이 쓰러지고 만다. 저자는 시간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면서 누워만 있는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저자의 전반적인 문체가 지금의 고민이나 행동이 잘못되었거나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조심스럽게 회유하는 방법이 더 많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내가 꼭 잘못을 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구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공감대 형성이 잘 되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100% 만족하면서 다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100% 만족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월요병 아닌 월요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병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다 읽고 나서 서재 한 켠에 꼽아 두었는데, 혹시나 퇴사 의욕이 생기거나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나 싶을 때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찾아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로 인해 그 이유가 어떤 것인지 간에, 너무 힘들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위로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