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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닉의 설계자들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직감·놀람·이야기의 기술
다마키 신이치로 지음, 안선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평점 :
지금도 종종 여가 시간에 간단한 게임을 하고는 한다. 어렵고 복잡한 게임은 시간을 꽤 투자해야 하고 간단한 게임에 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선호하지 않는다. 이 책은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게임인 슈퍼마리오가 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비밀을 풀어나간다. 슈퍼마리오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게임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형태의 콘텐츠로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빨간 모자에 콧수염을 쓴 아저씨의 이미지는, 딱 슈퍼마리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저자는 여기서 직관의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디자인은 총 3가지인데, 직관의 디자인, 놀람의 디자인, 그리고 이야기의 디자인이다.) 직관이라고 하면 굳이 설명이 없어도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슈퍼마리오가 딱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별 것 없는 배경에 놓여 있는 슈퍼마리오는 우리에게 당연하게도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것은 컨트롤 키와 함께 오른쪽이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그 방향성을 알려주는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슈퍼마리오에서 가장 최약체 적 역시,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당연시 오른쪽으로 가면서 제대로 가고 있다는 기쁨, 그리고 뭔가 해내고 있는 환희를 통해 사람들은 게임을 지속한다고 한다. 게임이라는 것이 내가 지금부터 이걸 해야겠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이 직관적인 디자인은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두번째는 놀람의 디자인이다. 별 것 아닌 구조로 되어 있는 직관 디자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싫증과 지루함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 하다보면 같은 상황의 반복이 있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감정, 이 감정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놀람 디자인이다. 드퀘라는 게임은 이 놀람 디자인을 갖고 있는데, 사람들이 터부시하는 존재를 등장하게 하면서 지루함을 한 번에 해결하기도 한다. 그 다음은 이야기 디자인이다. 이 부분을 통해서 게임이 그저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란 걸 증명하는 것에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가진 서사 속에서 게임의 주인공이 곧 내가 되고, 내가 게임의 주인공이 됨으로써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리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테트리스는 이 리듬을 가진 게임이라고 한다. 절묘하게 블럭이 떨어지는 타이밍이 고정된 리듬에 맞춰져 있어 우리는 그 조각을 수집하는 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단순히 시간을 떼우거나 여가 시간을 좀 편하게 지내려고 게임을 하고는 했는데, 이 책을 통해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게임 디자인 속에 숨겨진 의미가 무엇이 있는지 새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화려하지 않으면 화려하지 않은대로, 화려하면 화려한대로 게임 제작자가 의도한 부분이 다 있는 것이니,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게임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서 게임을 즐긴다면 더욱 재밌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