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인사이드 - 135년 최장수 병원의 디테일 경영 이야기
이철 지음 / 예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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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있는 종합병원 중에 하나인 세브란스, 어떤 일에서건 한번쯤은 가봤거나 알고 있을 장소이다. 예전의 세브란스 모습은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의 모습이 더이상 어색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느 순간 세브란스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과 진행이 이 책에 담겨있다. 저자는 병원장으로서 세브란스를 어떻게 경영해 나가려 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세브란스가 있게 되었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병원도 하나의 직장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각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간의 거리감이 좁혀지는 느낌 또한 들었다. 세브란스는 신촌에 위치해 있다. 신촌역에서 병원 셔틀을 타거나 일반 버스를 이용해 세브란스까지 갈 수 있고, 물론 신촌역에서 걸어서도 가능하다. (걸어서 몇 번 갔는데 그 정도야, 날씨가 춥거나 더울 땐 추천하지 않는다) 


예전의 세브란스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시작된 것은 푸드코트가 아닐까 한다. 어느 순간 세브란스로 이어지는 길목에 상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가 책에도 등장하는데 그동안은 협동조합 말고는 세브란스에는 그 어떤 상점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24시간 편의점이 들어서고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문을 열면서, 교직원만이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이 상점들이 들어서기까지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입찰 과정에서 어떻게 진행했는지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이다. 기존에 있던 병원의 역할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편의점에서 사용할 창고 공간 하나 내어줄 수 없었던 것, 그리고 그 위기를 편의점에서 물건 배송 차량을 통해 해결했던 것 등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었다. 저자는 이 외에도 교직원들이 환자와 따로 식사하지 않고 공통의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게 마련했다. 이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그동안은 신촌 거리로 나가 사먹던 사람들의 수를 줄이기도 했다고 한다.


세브란스 병원에 들어서면 넓직한 공간이 눈에 띈다. 이 공간 역시 저자가 고심 끝에 마련한 공간이라고 한다. 천 평 가까이 되는 곳에 커피향이 나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요즘은 큰 병원에 가면 커피향이 가득한 병원들이 좀 있다. 병원 특유의 알코올 냄새를 가리는 역할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었다. 병원에 대한 이야기는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을 평가할 때 생각하는 요소, 직원의 입장에서의 요소가 다르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고, 수술이나 마취 전에 기도를 통해 진통제 투여가 줄었다는 것은 하나의 발견이었다.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이 모두 같은 종교를 가진 것은 아니겠지만 수술실 밖으로 건강하게 나가고 싶은 마음은 다 같기에, 기도가 통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에 공감이 되었다. 세브란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제중원이라는 드라마가 세브란스가 배경이었다고 한다, 런닝맨도 촬영을 했었다고 한다) 역사를 가지고 있는 병원이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들의 편의를 고려하고 최고의 의술을 펼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더욱 신뢰를 가지게 되는 시간이었다.  달라진 세브란스 병원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궁금증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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