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우리말 맞춤법 띄어쓰기 - 정희창

우리말 맞춤법 띄어쓰기 - 모든 글쓰기의 시작과 완성, 개정증보판 ㅣ 세상 모든 글쓰기 (알에이치코리아 )
정희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맞춤법을 신경쓰지 않고 말하면 틀리는 맞춤법이 꽤 무더기이다. 모르고 그럴 수도 있고 헷갈려서 그랬을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한국말하는 한국 사람이 제대로 된 맞춤법을 사용해서 말하는 것이 기본인데 가끔 이렇게 당황스러운 순간이 없기를 바라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맞춤법과 띄어쓰기 두 가지를 함께 다루고 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 중에 맞춤법을 좀 더 헷갈려하는 편인데, 막상 책을 읽으니 맞다고 생각한 맞춤법들이 아닌 것도 꽤 된다는 것을 알았다. 표준어라는 것이 예전에는 하나로 규정되어 있던 것이 많았는데, 요즘은 허용되는 것들도 꽤 생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게 맞나, 저게 맞나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저자는 이 책의 시작을 왜 소리나는대로 단어를 적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꽃이라는 단어 하나에 붙는 여러 가지 조사들만 하더라도 꽃에 대한 발음을 매우 다양하게 표현해낼 수 있다. 만약 발음대로 표기를 한다면 우린 아마 이 꽃이 이 꽃을 말하는건지, 다른 걸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맞춤법에 대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실생활에서 한 번쯤 헷갈렸을 기준으로 저자는 맞춤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중에서 눈길을 좀 끈 단어가 있는데 바로 눈꼽과 눈쌀이다. 눈꼽, 눈쌀이 맞느냐, 눈곱, 눈살이 맞느냐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당연히 후자가 맞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곱과 살은 하나의 단어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과 붙어서 다른 모양으로 바뀌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렵게 느껴지는 국어 문법이지만 알고 나면 사실 나름의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어 앞에 ㄹ이 오지 않는다거나 같은 모음끼리는 같이 사용한다거나 하는 등의 규칙 말이다. 며칠과 몇일에 대한 부분도 많이들 어려워하는 단어이다. 예전에는 몇월, 몇일이라고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며칠이라는 단어 하나로 통용되고 있다. 그리고 아니요와 아니오, 이 부분은 어쩌다 한 번씩 헷갈리는데 이번에는 정확히 배울 수 있었다. 아니요는 네, 아니요에서 활용되는 아니요이다. 아니오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오"라고 할 때처럼 하오체의 서술형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네, 아니요만 기억해도 충분하다.

띄어쓰기 부분은 맞춤법에 비해 조금 분량이 적게 실려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다 들어있었다. 특히 보조용언에 대한 띄어쓰기, 무척 헷갈리는 부분이다. 복합어의 경우는 대부분 띄어쓰거나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에 긴가민가해도 둘 중에 하나는 답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후에는 문장 부호를 다루면서 가볍게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다. 전문적인 국어 문법 강의는 아니지만 실생활에서 상식적인 선에서 알아두어야 할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적당한 무게감을 갖고 있어서 너무 지루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선에서 재미있게 맞춤법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살살 공부하려 노력해 봐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