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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 한국인의 비밀 무기
유니 홍 지음, 김지혜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눈치가 있다, 없다는 말을 가끔씩 사용하기는 하는데,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눈치라는 것이 상당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특히 한국인에게 있어서 눈치는 꽤 어린 시절부터 발달한 능력이라는 저자의 설명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다시 깨닫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는 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 학교에 적응해야 했었다고 한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이요,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곤란한 지점이 꽤 많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경시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고, 공부를 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눈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저자는 눈치라는 것을 발휘해서 굳이 앞서 나가 물어보지 않아도 가만히 그 공간의 분위기 속에 있으면,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눈치껏 옆사람을 따라하거나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 분위기 파악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인에게 특히 눈치가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중 재미있는 사례는 홍길동전이었다. 홍길동전은 조선시대에 계급 구조에서 눈치껏 살아남은 사람 중에 하나이다. 자신의 출신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눈치싸움이었다. 눈치라는 것이 생사를 가를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선점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 과연 눈치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각 파트별로 눈치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루면서 퀴즈를 제시한다. 어떤 것이 눈치가 없는 상황인지 찾아본다거나, 당연히 퀴즈가 있을 줄 알았지?라는 유머감각이 탑재된 퀴즈도 제시한다. 편견을 버리는 것이 눈치가 빨라지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하니, 이 퀴즈가 없던 것도 편견을 깨는 방안 중의 하나라고 한다. 나름 일리가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편견을 제시하면서 눈치껏 사는 방법에 대해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또한 눈치의 기술도 단계별로 다루고 있어 눈치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눈치가 어디에 사용되는지를 알 수 있었고, 눈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상황에 따라 어떤 때는 아마도 눈치 없이 굴었을 때도 있었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는 눈치 빠른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채용 과정에서 눈치가 필요한 부분은 무척 도움이 되었다. 직접 면접에 가서 눈치를 통해 이 회사에 입사가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도 세울 수 있다고 하니 필요한 능력이 아닐 수가 없다. 책에서 제시한 채용 사례 중에서 자신의 기분이 뭔가 좀 이상하다 느껴져서 가지 않은 회사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보니, 눈치 꼭 필요해 보인다. 눈치가 없는 사람이든, 눈치 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든 이 책은 눈치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어 다양한 대상이 읽기에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