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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의대 교수의 치매 일문일답 - 40년간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피터 V. 라빈스 지음, 김성훈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나의 노화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부모님 또는 누군가의 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중에서도 어쩌면 누구나 두려워 하는 것일지 모르는 '치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가끔씩 기억이 나지 않거나 종종 무엇인가를 까먹는 것은 젊었을 때는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 증상이 혹시나 치매는 아닌지,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나기 마련이다. 40년 간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들로 일문일답이 구성된 이 책은, 가장 먼저 치매,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를 구분하는 방법을 말해준다. 경도인지장애를 앓다고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고, 알츠하이머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치매 중에서도 파킨스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치매 종류 중의 하나라고 한다.
알츠하이머의 경우는 진단을 내리는 방법이 아직은 없다고 한다. 개발중이라고는 하지만 사후에 부검을 해보면 전문가들이 말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거의 알츠하이머가 맞다고 한다. 간혹 알츠하이머가 아닌 치매인 경우가 있다고는 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 중에 보호자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치매라는 것을 언제 알고 싶냐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진단 받은 후 바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최대한 천천히 알고 싶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선택하기 참 힘든 일인 듯하다. 저자는 미리 진단을 받으면 유언장 작성과 자신의 길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미리 알아서 모르고 지나갔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들 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운전에 대한 질문도 등장하는데 진단을 받은 후 운전을 그만둬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통계적으로는 10대 청소년들이 사고를 내는 수준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자신의 손주들이 그 차에 탔다고 생각하고 운전을 할지말지를 결정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알츠하이머 또는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와 함께 하는 보호자들의 구체적인 사례의 질문이 나온다. 남편이 집안을 서성거린다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화를 낸다거나, 우울증이 온 것 같은 아내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서 저자는 적극적인 도움, 단기 또는 장기 보호 시스템을 활용을 권하면서도, 이전과 같지는 않아도 긍정적인 삶을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다니던 여행도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서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치매나 알츠하이머를 앓는 사람이 이전과 다르다고 해서 더이상 나의 가족이 아닌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치매와 알츠하이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알고나니 조금은 이 병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막연한 두려움은 조금 사라진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