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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 - 고독은 어떻게 삶의 힘이 되는가
오가와 히토시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0년 10월
평점 :
'고독'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움츠리게 한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혼자라는 시간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참 많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넘어간다는 교과서의 말은 이제 1인 가구 시대로 더욱 세밀한 분류가 생겨났다. 그리고 혼밥, 혼술, 혼여 등 다양한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사람들은 즐기고 행복을 찾아간다. 이런 상황이지만 아직도 '혼자'하는 무엇인가는 우리를 고독하게 만들고 외롭게 만든다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감을 심어줄 <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이 필요해 보인다. 수개월째 코로나와 싸우면서 우리는 점점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연결을 선호하고, 타인과 함께 하는 생활보다 각자 생활하는 양식을 지향하고 있다. 혼자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고독'이 무엇인지 저자는 알려주고자 한다.
책은 저자가 겪었던 고독에 대해서 시작한다. 좋은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업하여 승승장구하던 그 때, 모든 것을 버리고 프리랜서가 되었던 저자는 극한의 고독을 맛보게 된다. 이 길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저자에게 '철학'은 부정적인 고독에서 그를 꺼내줄 동아줄 같은 것이었다. 철학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어려워하는 종목이다.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철학에는 답이 없고 소설과 달리 언어로 풀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소설은 자신이 만들어 낸 세계의 이야기를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가능하지만 철학은 자신이 만들어 낸 세계가 아니고, 철학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되어야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고독으로 가득찼던 저자를 긍정적인 고독으로 이끌어낸 철학은 결국 저자의 직업조차 바꾸었다. 대기업 회사원에서 시청 직원, 그리고 철학 교사이자 철학자가 되기까지 저자는 고독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게 되었다.
고독은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이 있는데, 이 긍정적인 고독이라는 것은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 떄문에 고고함과 고답함, 그리고 고독 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단어들 사이의 감정에서 제대로 된 '고독'을 즐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쯤되면 철학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저자는 그 부분까지 생각해 둔 모양이다. 저자의 고독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면 철학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름 짧은 분량으로 실리긴 했지만 여러 철학자들이 말한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끝나면 또 섭섭하지 않겠나 싶어 개인이 고독을 즐기는 방법을 친절하게도 안내해 주고 있다. 처음 고독을 즐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점차 발전시킬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고독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과 두려움이 앞섰다면, 이제는 고독을 즐길줄 아는 긍정적인 고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다. 긍정적인 고독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즐길 줄 안다면 언택트 시대에 있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더 많이 갖고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혼자라서 외롭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하게 해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