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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제로 라이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삶
실비 드룰랑 지음, 장 부르기뇽 그림, 이나래 옮김 / 북스힐 / 2020년 8월
평점 :
본의 아니게 점심을 도시락으로 먹게 되면서 엄청나게 소비되는 플라스틱에 눈길이 가게 되었다. 이 플라스틱을 어디에 쓰면 좋을까 싶다가도, 이런 배달 도시락은 플라스틱이 아닌 대안이 따로 없는 것 같기도 하면서 고민을 하던 나날이었다. 환경에 대한 큰 뜻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다큐를 보다보면 심각한 환경 오염에 동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 경각심이 문득 솟아나고는 했다. 어찌되었든 플라스틱 도시락 용기를 보며 고민하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쓰레기 제로 라이프>. 이 책은 우리나라 정서와는 조금 다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목표는 같은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벨기에 작가가 쓴 글과 그린 그림은 독자를 사로잡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인 탓도 있지만 저자의 글과 그림은 취향 저격이 아닐 수가 없다. 특히 그림은 뭔가 풍자하는 느낌이 나는 그림이랄까, 한 면 가득찬 일러스트가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쓰레기 제로 라이프>는 모든 것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예전에 다큐에서 아마도 이곳이 벨기에가 아닐까 싶기는 하다. 일회용 봉투나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개별적인 주머니나 용기를 들고다니며 쇼핑하는 장면이 나왔다. 저자가 말했듯이 대형 마트에서는 무슨 외계인 보듯 하겠지만, 그 곳의 몇몇 가게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주머니에 곡물을 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쓰레기를 줄인다는 것은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음식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음식도 결국 음식물 쓰레기가 되기 떄문에 저자는 애초에 살 때부터 계획적인 소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벌크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처음 읽었을 떄는 1+1과 벌크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 같은 이야기인가 싶다가 결국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의 쓰레기 제로 라이프는 남들이 따라 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선 것이 아니다. 우리가 쉽게 실생활에서 줄여나갈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고 있었다. 용기를 대신하여 쓰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그러다 보니 과일과 채소 위주의 식단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이 정도의 이야기만 해도 앞으로 나도 좀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라는 생각을 충분히 했을 텐데, 뒷 부분에는 저자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쓰레기 제로 라이프에 필요한 소품들이 나온다. 벨기에 저자라고 해서 그 나라만의 문화가 담겨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일본식 보자기 접는 법이 나오는 것을 보고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있어 국경이 어디있겠냐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저자는 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지, 어떤 오일이 더 환경오염을 덜 시키는 것인지에 대한 정보도 제시하고 있다. 뭐하나 빠진 것 없는 빈틈 없는 <쓰레기 제로 라이프>였다.
앞으로의 삶을 위해 쓰레기를 줄여야겠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나 하나쯤 버려도 돼라는 마음 보다는 나 하나부터 줄여야겠다는 마음이 더 많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꼭 환경을 위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