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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평점 :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제대로 읽게 된 것은 아마도 이 번이 처음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한참 사람들의 관심사일 때는 이런 소설을 읽을 만한 깜냥이 되지 않았던 것인지, 관심이 부족했던 것인지 이제서야 기회가 되었다. 게다가 이 책은 2017년에 출간되어 이번에 합본으로 나온 상황이었고,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드디어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미중전쟁>이라는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직설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는 내용으로 꾸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겹겹이 쌓여있는 사건들을 하나씩 읽다보면 그 결과가 결국 미중전쟁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소설이었다.
논픽션이지만 픽션이 가미된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심을 할정도로 사실적인 묘사, 실존 인물들의 등장이 몹시 흥미로웠다. 다른 책 역시 아마도 그렇게 구성되어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실존 인물들의 행동, 말투 묘사가 마치 직접 겪어보고 집필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실존 인물들과 더불어 등장하는 픽션 속 인물들 역시 마치 실존 인물인 것 같은 느낌을 주기까지, 저자의 문체가 흡입력이 좋은 것인지 내용 구성이 탄탄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새도 없이 책장이 쉴 새 없이 넘어갔다. '인철'이라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하는데, 이런 구성으로 한국 드라마가 구성된다면 미국 드라마(CSI와 같은 미국 드라마)를 쉽게 능가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애정 전선 역시 담백하면서도 덤덤한 표현력, 그리고 마치 실제 그런 행동을 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름 매력이 넘쳐나는 여자 주인공 역시, 읽는 내내 이런 사람이 있다면 실제로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은 합본으로 구성되어 있어도 사전 두께 같은 느낌은 아니다. 요즘 두껍게 구성되는 소설책들이 종종 있는데 그 정도의 두꺼운 높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합본이라고 생각하면 막상 시작이 어려울 것 같지만 전혀 아니라는 점을 꼭 말해 주고 싶다. 종이 재질 역시 내게는 한 몫을 했는데, 적당이 촉감이 있는 종이 재질이 나름 집중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입문해도 좋을 것이다. 누군가의 작품이, 여러 장르 중에서도 소설이 남는 게 있기가 쉽지 않다. 팩트 소설이라고 칭해지는 <미중전쟁>, 작가의 실제 같은 픽션을 한 번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