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나다움을 찾는 확실한 방법
모종린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참 잘 썼다", 이 표현이 부족하지만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인문학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시작한 책이라, 당연히 인문학에 대한 보통의 책들이겠지, 어떻게 인문학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는 시간이 될까라는 정도로 시작한 책이었다. 그런데 목차를 보고, 한 챕터씩 읽어나가면서 여러 번 놀라게 하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일단 목차를 보면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것만 보고는 대체 이 목차가 어떻게 인문학을 말할 수 있는 것이지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한 쪽으로 치우친 느낌의 목차들을 보면서 일단 놀라웠는데, 첫 번째 챕터인 부르주아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하며 생각의 전환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6가지의 단어로 인문학을 담고 있다. 그것도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말이다. 부르주아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파헤치는 인문학이 아니다. 단순하게 단어의 의미를 주고 그에 관련된 사례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부르주아에 대한 생존 전략과 미래라는 소주제를 통해 지금까지 알던 부르주아가 아닌 다른 부르주아의 인문학을 소개하고 있다. 부르주아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일단 좋은, 또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니다. 그런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깨는 역할을 이 책이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부르주아와 현재의 부르주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부르주아의 계승, 역할 등을 소개하고, 결국은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에 이른다.
책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저자는 6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제안하고 있었다. 부르주아에 이어 보헤미안, 히피 등 뭔가 부르주아와 동 떨어진 키워드들을 소개하는가 싶었는데, 이 키워드들 안에서도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현재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지역이면 지역, 인물이면 인물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중간중간에 몇 안 되는 삽화가 실려있는데 라이프 스타일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도움닫기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림체 역시 뭔가 라이프 스타일이 있는 그림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문학에 대한 모든 것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인문학의 모든 것이 들어있지 않더라도 제대로 배웠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인문학, 언제 이런 구조를 가진 인문학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저자의 <골목길 자본론>이라는 책 역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문체 역시 너무 수월하게 읽혔고, 누군가 인문학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를 듯 하다. 누군가의 라이프 스타일이 더 좋다, 나쁘다의 문제를 넘어선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인문학, 그 것이 <인문학,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다>가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