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조리 도구의 세계 - 이용재

조리 도구의 세계 -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
이용재 지음, 정이용 그림 / 반비 / 2020년 3월

키워드) 음식은 잘 할 줄 모르지만 괜찮은 장비로 레벨업하고 싶은 초보자들을 위한 알아 듣기 쉬운 조리 도구 설명서

음식을 직접 하지 않으면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 음식을 하는지 잘 모르기 마련이다. 물론 눈으로 본 것은 있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들이 무엇인지 안다. 하지만 이 도구들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내 눈에 예뻐 보이는 것이 기능도 좋은건지, 엄청난 기능이 담긴 비싼 도구가 좋은 것인지 등 막상 사려고 하면 고민되기 마련이다. 물론 어디에 쓸지 생각도 않고 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말이다.

음식을 하든, 무엇인가 먹을 재료를 손질하려면 다양한 도구들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과도 하나만으로도 웬만한 것들을 다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매우 공감한다. 없는 주방 도구들 사이에서 과도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에서 나오는 유명한 쉐프들이 멋진 칼을 들고 있는 걸 보면 저 칼만 있으면, 또는 저 도구만 있으면 나도 멋진 쉐프가 되는 건가 싶지만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요리를 할 때 필요한 도구들의 모든 것을 총망라해 두었다. 아마 사진으로 조리 도구를 설명해 두었더라면 더 감칠맛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조리 도구 설명서라는 단점을 파란색을 이용한 얇은 선 그림이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조리 도구 설명서로 재탄생하게 하였다. 일단 책의 전반적인 색감이 파란색과 흰색의 조합이라 보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단순한 그림 같지만 세세하게 분리되는 구조까지 그려낸 것을 보면, 이 책은 조리 도구 백과 사전이라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손, 계량, 칼, 다루고 섞고 분리하고 등 각자의 역할에 맞는 조리 도구가 소개되는데 어떤 걸 골라야 하는지, 어떻게 잡는 것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이 잘 실려 있다. 초보자들을 위해서 자칫 잘못하면 어떻게 될 수 있다 등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어, 음식 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리고 꼭 필요한 도구, 꼭 필요하지 않은 도구,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전문성이 필요한 도구들이다. 이런 것들이 잘 분리되어 있어 필요한 조리 도구만 살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짤막한 글들과 그림이 절묘하게 섞여서 보는 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음식을 잘해야만 이런 것에 관심이 가는 것은 아니니 한 번쯤 조리 도구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