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니컬러스 머니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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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인원이라는 제목에서 떠올릴 수 있었던 "예상된 내용"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 생각한 것과는 달리, 생명체가 지구에 생겨나는 과정부터 생명체가 사라지게 되는 그 시점까지 전체적으로 다루는 이야기였다. 하나의 큰 과정을 거쳐 이기적인 유인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니, 예상했던 방향과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지만 이기적 유인원을 설명하는 새로운 구성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과학 서적 같기도 하면서 전반적인 교양 서적의 느낌도 좀 나지만, 결론적으로 꽤 괜찮은 내용을 갖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10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구, 발생, 몸, 유전자, 임신, 지성 등 각 파트의 내용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향해 하나의 목표로 달리고 있다. 길지 않은 길이로 이루어진 각 장은 부담스럽지 않게 읽히지만은 않는다. 어려운 내용도 있고 수월하게 또는 어줍잖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나름 도움을 줘서 수월하게 읽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느낌은 조금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 중 '죽음'에 대한 파트가 기억에 남는데, 인간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심장마비라는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온한 죽음을 맞게 되겠지란 생각과 달리, 심정지로 인한 죽음에 이른다니 편하지만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연이어 나오는데, 자살한 사람들은 마지막 숨을 내쉰 후에도 유전자상으로는 죽지 않은 채 몇 시간 더 살아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한 없이 어렵겠지만 차분하게 읽다보면 얻어지는 내용들이 꽤 많은 책이었다. 꼭 이기적 유인원에 대한 결과를 보려고 하지 않고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그 정보가 지식이 되는 과정으로 만족한다면 이 책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에 머물렀다는 것만으로도 우아함을 간직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의 마지막을 유려하게 장식하는 문구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그 과정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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