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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족주의 - 집단 본능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김승진 옮김 / 부키 / 2020년 4월
평점 :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치적 부족주의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고 시작한 책이었지만 읽을수록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거침 없이 흘러간다. 잘못된 방향이 아니라 촌철살인의 느낌이랄까, 뭔가 다른 사람은 파악하지 못한, 또는 찾지 못한 시각을 가지고 상황을 바라보는 듯 하다. 일반적인 상식과 전공 지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부족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꽉 채워져 있다. 부족주의라고 하면 무엇부터 떠오르는가? 아마도 A부족, B부족, 뭔가 도시와 동떨어진 느낌 또는 그들만의 세계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 부족을 부족이라고도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부족은 또다른 부족이다. 이 책은 미국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미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굉장히 단시간에 확실한 결과를 보여준다.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미국에 대해 무엇이 떠오르냐 하냐면, 뻔한 것들이다. 여행, 자유 등을 표현하는 도시, 그런데 그 이면에는 인종차별도 좀 있는 것 같고, 이러한 별 것 아닌 정보들이 이 책을 통해 하나의 큰 지식으로 발전한다. 미국은 여러 인종이 사는 나라이다. 그러다보니 그 구성원들이 진정한 미국인이 되기 위해서, 분열을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가 아니라 단일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인 것처럼 만드는 '부족 주의'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부족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부족이 아니라, 한 나라를 구성하고 나아가게 하는 힘을 만드는 '부족'이다. 이는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책은 미국, 프랑스, 영국 등 그들이 민족 통합(?)에 실패하거나 성공한 사례, 과정, 이유 등을 살펴본다. 따라가다보면 부족 주의가 이런 이야기였어? 꽤나 흥미로운데? 하면서 물 흐르듯 저자가 이끄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그 끝에는 알찬 '부족 주의'에 대한 정보와 각 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이 약간은 달라진다고 해야 할까, 이전과 같은 작은 정보들에 그치지 않는다. '부족 주의'가 무엇인지 그 안에서 이야기 되는 '정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또 다른 시각을 갖고 싶다면 이 책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지 못한 나라, 생각해 본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나와도 전혀 이질감 없이 하나의 맥락으로 잘 흘러간다. 그래서인지 한 번에 쓱 읽히는 시간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저자의 다른 책에 대해서도 궁금해 찾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지금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싶다면 이 책으로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저자의 다른 책도 궁금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