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보라보라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정확하게 '들어만 본' 보라보라섬에서의 이야기가 <우리만 아는 농담>에서 펼쳐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즐거운 반전이었다. 보라보라섬으로 떠나게 된 이야기, 보라보라섬에서의 느릿한 삶에 대한 이야기,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나쁜 점'도 있지만, 보라보라섬을 마치 가본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해외 또는 타지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섬'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장소에서의 삶은 색달랐고 알 수 없는 마음의 위안을 안겨다 주었다.


읽는 내내 저자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럴 때 쯤이면 저자의 마지막 멘트가 방점을 찍듯 찍혀있었다. 안도감을 주기도 하고 무엇인지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도 주는 그 문장이, 각각의 소재들을 더 반짝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후에, 마무리로 깔끔한 디저트나 음료를 먹거나 마신 기분이랄까. 보라보라섬에서의 삶은 '섬'에서의 삶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나 관광을 위해 들리는 그 곳이, 누군가에게는 매일 매일 반복되는 삶의 터전이라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보라보라섬에서의 삶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다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간접적 경험은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자가 차분하게 써내려가는 글자들 속에서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기만 하지 않고 함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한 보라보라섬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 그것이 사람이든 고양이든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 같이 소중하고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주기도 한다. 고양이를 키우게 된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고양이의 '습성'을 알 수 있기도 했다. 박스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도 실감나게 써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이야기는 현실에서 조금 다를 수 있다. 어떤 날은 정말 미워서 싸우기도 할 것이고 어떤 날은 기분이 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현실의 삶에서 조금이나마 다른 삶에 의해 위안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가능하리라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