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안쪽 - 속 깊은 자연과 불후의 예술, 그리고 다정한 삶을 만나는
노중훈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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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신간 여행 에세이인 <풍경의 안쪽>을 리뷰해 보려고 해요.

풍경의 안쪽의 저자는 노중훈 전문 여행작가이신데요. 전문 작가님이 안내하는 세계의 숨은 곳들이 어딘지 상당히 궁금했어요.


제가 가본 국가들도 더러 있었지만 실제 소개하신 곳들은 제가 가보지 않은 도시들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겹치는 곳은 그리스 산토리니, 아테네, 스웨덴 스톡홀름, 인도 케랄라, 미얀마 바곤, 양곤 정도였고요. 가본 곳들도 책을 읽으면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보지 않은 곳들 중에서는 미국 유타/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 스페인 발렌시아/ 코소보 프리슈티나/ 프랑스 프로방스 등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꼭 가보고 싶었구요.



경의 안쪽

작가님의 책 이름은 <풍경의 안쪽>인데요. 이렇게 이름을 붙인 이유는 "눈에 확연히 보이는 풍경도 기쁘고 좋지만 풍경의 겉면에만 머무르지 말고 밝음과 마음 품을 팔아 안쪽으로 조금 더 진입해 보자."라는 뜻으로 "풍경을 보고 돌아가는 관광객의 시선이 아니라 풍경의 안쪽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는 취지"로 지었다고 해요. 최근에 여행 에세이들을 몇 권 읽고 있는데요. 아마추어 여행 작가분이든 전문 작가분이든 모두 여행을 통해 그들의 삶에 다가서고 풍경에 안쪽에 머무르고자 하는 마음은 동일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한 번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시간의 조각칼이 새긴 풍경- 미국 유타주

출처 입력

이번에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기회가 생겼지만 유타 주까지는 가지 못하는데요. 언젠가 '모뉴먼트 밸리'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어요.


미국 유타주 남동쪽 끄트머리의 모뉴먼트 밸리는 황량하고 장엄했다. 메마른 평원에서는 모래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일었고, 풀과 나무의 생장을 용인하지 않는 완강한 바위산들이 우뚝했다. 지프차를 타고 붉은 바위들이 도열한 '외계의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경이로운 시간이었다.

13p


세상을 울리는 물줄기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이구아수 폭포를 처음 알았던 건 교과서였던 것 같은데요. 그때도 언젠가 세상에서 제일 거대한 저 폭포에 한 번 가봐야지 했었던 것 같아요. 세상은 넓고 정말 갈 곳이 많은 것 같은데요. 건강 관리를 잘 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곳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세 개의 국가를 맞닿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 거대함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 브라질 쪽에서 바라볼 때에는 전체의 모습을 조망하기 좋고,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폭포의 디테일을 확인하기에 좋다고 해요.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는 이구아수 폭포의 백미인 '악마의 목구멍'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코앞에서 살펴본 '악마의 목구멍'은 세상의 모든 폭포이자 크기를 나타내는 어떠한 형용사를 끌어와도 형용이 불가한 초월적인 존재였다.

폭포를 바라보고 있자니 물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눈과 귀의 감각이 비현실적인 현실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

갇혀 있는 물이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반면, 일거에 쏟아져 내리는 물은 마음의 축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66p


건축으로 혁신하다- 스페인 발렌시아


건축물을 보러 여행한다는 건 저 같은 일반 사람들에겐 익숙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런 생각을 바꿔 주었던 여행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였어요. 가우디의 손길이 듬뿍 담겨있는 바르셀로나에서 건축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느꼈고 구엘 공원에서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정말 샘솟는 사랑과 애정의 감정을 느꼈었거든요.

스페인에는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이 모인 도시가 또 있다고 해요. 바로 발렌시아인데요. 이곳은 건축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리며 활동하고 있는 '칼라트라바'의 고향이라고 해요. 언젠가 가볼 수 있겠지요?


미래의 어느 공간에 불시착한 것이 아닐까.

일찍이 본 적 없는 독창한 건물들이 감탄과 찬찬을 연거푸 이끌어낸다.

혁신적이면서 예술적 품위까지 장착한 건물들을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고, 그 각각의 차림차림은 차원이 다른 '미적 충격'을 안겨준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예술과 과학의 도시'이야기다.

169p

프랑스 프로방스


프랑스 프로방스 하면 고흐가 생각나는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북부를 위주로 다녀 남부는 니스 정도만 방문을 하였기 때문에 늘 프로방스를 포함한 프랑스 남부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터라 더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저자의 에피소드 중 노셰프가 운영하는 요리 코스로 침이 꼴깍 넘어갈 만큼 침샘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더 눈에 띄었던 건 올리브유에 대한 묘사였어요. 저 올리브유.... 직접 가서 사오고 싶어요.


생 레이드 프로방스의 올리브 농장 겸 올리브유 제조 공장인 물랭 뒤 칼랑케.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서 조엘 로부숑 같은 세계적인 셰프가 고객 목록에 올라 있으며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도 수출한다.

소량 생산 원칙을 고집하고, 압착하는 과정에서 27도를 넘기지 않으며, 한 번 눌러 짜낸 올리브는 재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의 올리브유를 맛보면 코끝을 감도는 풀 향, 혀에서 느껴지는 쓴맛, 목을 메우는 매운맛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218p


작가님의 글을 따라 전 세계를 여행 다닐 수 있었고 풍경의 안쪽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 세계의 숨은 곳들을 만나보길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풍경의 안쪽 #여행에세이 #신간리뷰 #여행책 #세계여행 #노중훈작가 #상상출판사 #미국모뉴먼트밸리 #이구아수폭포 #발렌시아 #프랑스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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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시간 너머의 유럽
이선비.김형우 지음 / 북퍼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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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럽여행 에세이 <일천시간 너머의 유럽>이라는 신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작가, 사진작가 소개


이 책은 신혼부부가 일천 시간 이상을 유럽에서 여행을 하고 돌아와 쓴 여행 에세이예요. 사실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유럽으로 다녀와 쓴 책을 얼마 전에 읽었던 터라 어떤 부분이 차이가 있을까 궁금했어요. 

이 책을 읽고 난 후 처음 든 생각은 이선비 작가님의 책이 이번이 처음인가? 였어요. 그만큼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초보 작가가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생각을 해보니 그 답은 작가님의 소개란에 씌어 있더라고요. 

작가님은 책을 좋아해서 22살에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14년째 이끌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역시 인풋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니면 타고 나신 걸까요? 보통 여행 에세이는 과도하게 감정을 넣어 담백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의 문체는 담백하면서도 사색의 기운이 충분히 느껴져 참 좋았어요. 

그리고 남편분께서 사진을 전공하신다고 하더니 김형우 사진작가님이 찍은 사진들은 여행 가이드북 보다 더 느낌 있는 사진들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앞으로 작가님이 쓰실 책이 기대가 됩니다. 


여행 중 우리가 겪은 수많은 일들은 대부분 우연이거나 혹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들이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의도하지 않았지만'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이 더 놀라웠고, 더 의미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오로라를 보면서 여행을 시작하다


목차는 여행에 들어섰던 아일랜드와, 스위스 여행과 좀 더 현지에 젖어 들어 다가갈 수 있었던 독일, 폴란드 여행으로 나뉘는데요. 여행의 시작부터 대단한 행운이 함께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은이는 신혼여행지로 아일랜드나 캐나다로 가서 버킷리스트였던 오로라로 보고 싶었다고 해요. 그런데 금액적인 측면에서 무리가 있어 일정을 조정했다고 하는데요. 특이하게 이 비행기의 경우 북미를 경우 해서 유럽으로 가는 거였고 지은이 부부는 비행기 양 끝에 앉아 창가로 보이는 오로라를 감상하였대요. 

오로라를 여행지로 가는 순간에 본 것도 신기했지만 남편과 본인 모두 창가를 좋아해 비행기 양 끝에 앉았다는 것도 신선한 충격이긴 했어요 하핫. 뭐 결혼하고 초반에 집은 합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려나요? 


그 춤에 홀린 나는 청록빛 움직임을 따라갔다. 

내 세상 너머의 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실재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인지하는 내 의식이 흐릿해져 갈 때쯤 오로라가 나를 제자리에 데려다주었다. 

내 시야를 가득 채웠던 신비로운 움직임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언제 나타나긴 했냐는 듯 검정 바탕에 반짝이는 점들만 남아 있었다. 오로라가 내 눈을 열어주기 위해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깨어 있으라. 마음을 열고, 눈을 열어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17p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여서 에피소드를 더 관심 있게 봤어요.

첫 방문지는 '모허' 절벽이었는데요.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모허 절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아일랜드의 역사가 더 와닿더라고요. 아일랜드나 스코트랜드의 역사를 보면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었잖아요. 그걸 잊고 있었는데 책을 보면서 이곳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역사 공부를 하고 저곳들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위스 - 그린데발트, 체르마트, 몽트뢰


스위스의 아름다움은 모두가 알고 계실 거예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스위스를 갔었는데요. 아무것도 모르던 저에게도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자연의 아름다움이 다가왔었어요. 

저는 중,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역사를 너무 좋아해서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유적지를 방문하는 게 그 당시의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처음 갔던 로마에서는 오히려 슬픔을 느꼈던 거 같아요. 폐허가 된 유적지에서 고양이들만 울고 있었고, "아.., 이들은 과거를 팔아 삶을 영위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프랑스 파리나 오스트리아도 아름다웠지만 "자연이 이렇게 위대하고 아름다운 거구나."를 스무 살에 처음 알게 해준 곳이 바로 스위스였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대도시 위주로 다니다 보니 그린데발트와 체르마트는 가보지 못했는데 다음에 스위스를 간다면 이 두 곳을 꼭 넣어야겠어요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마터호른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100p


몽트뢰 시옹성


체르마트에서 2시간 40분 정도 떨어져 있다는 호숫가 작은 마을인 몽트뢰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요. 이곳에서 작가 부부가 먹었다는 스위스 카이에 레몬맛 초콜릿도 상당히 궁금했어요. 

우연히 떨어진 초콜릿을 남편이 맛보고 일정을 다 취소하고 마트에서 이 초콜릿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스위스 최초의 초콜릿이었다는 에피소드가 참 재미있었답니다. 


"사보이 왕가의 수도로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초콜릿 제조법을 익힌 스위스인 프랑수아 루이 카이에는 1819년 브베에 스위스 최초의 초콜릿 공장을 세웠다."

스위스 방명록-노시내


독일


저자는 책을 좋아하고 독일 철학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터라 하이델베르그를 첫 여행지로 선택하고 괴테의 길도 다녀오는데요. 오히려 그들이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뮌헨과 베를린이었던 것 같았어요.


나이가 들어보니 어떤 사상과 학문이 삶 그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건 아니었다. 

삶을 바꾸는 건 경험으로부터 배운 직접적인 것,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였다. 

161p


경로를 틀어 방문한 베를린에서는 혼탕 목욕탕 경험을 하게 되고 일종의 자유를 느꼈다고 해요.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나체 해변이나 혼탕을 경험한 적은 없는데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작년에 읽었던 홍신자 선생님의 책에서 읽었던 나체 걷기를 통해 자유를 느끼는 경험을 사람들에게 선사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저자도 평생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 평생 입지 않던 바지도 당당하게 입고 다니고 어린 시절부터 저자를 옭아매었던 육체에 대한 가치관을 바꿀 수 있었다고 해요. 옷이라는 거풀을 던져버리면 인간 본연의 실체를 마주할 수 있는걸까..하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사우나 밖에서는 남자와 여자로 분리되어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 개념에 따라 살아간다.

하지만 사우나 안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아닌, 서양인과 동양인도 아닌, 

오로지 발가벗은 인간과 인간만이 실존할 뿐이었다.

199p




유럽에서 저자 부부는 정말 특별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는 두 집을 합치고 함께 사는 부분의 모습을 선택했다고 하고요. 앞으로의 여정도 응원 드립니다. 


책을 쓰면서 느낀 분명한 것 하나는 유럽에 다녀온 후 우리의 삶이나 가치관이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천시간 너머의 유럽에서 우리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러한 기억들은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재밌고,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316p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던 책이었어요.  작가님의 담담한 문체가 제 스탈이기도 하였고요.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으신 분께 마구마구 추천드려요~!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감상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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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 양자 시대를 여는 꿈의 물질
김기덕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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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양자 시대를 여는 꿈의 물질 '초전도체'에 대한 책을 소개해 드리려 해요.


최근 상온 초전도체 개발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초전도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상온 초전도체가 개발된 이후의 미래가 궁금하기도 하던 차에 초전도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책이 나왔다고 해서 보게 되었어요. 


저자 김기덕 박사


이 책의 저자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석사까지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양자 물리학 연구로 박사과정을 득했다고 해요. 손 위에 올릴 수 있는 물질을 만들고 측정하는 실험 물리학자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박사 과정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로 와서 연구를 계속하다 다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로 가서 현재는 고온 초전도체를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있었던 상온 초전도체 이슈가 있었을 때 방송과 유튜브 등에 출연해 초전도체를 제대로 알리는데 힘을 썼다고 해요. 

나는 훗날 틀린 것으로 밝혀지거나 완벽하지 않더라도 제시된 이론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론이 없다면 연구는 어둠 속에서 주위를 더듬으며 나가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완벽한 이론이 아니더라도 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이론이 있어야 방향성을 갖고 나아갈 수 있다. 

처음에 제시된 이론들은 틀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옳은 이론을 찾기 위한 가증성을 좁힌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초전도체 이야기


저자는 개인적으로 고체 물리학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초전도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 책은 초전도 현상을 소개하는 입문서라고 합니다. 


사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학과 초전도체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제가 최근에 읽었던 과학 책들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내용이 어려웠던 건 제가 이해가 부족해서인 것 같고 저자분은 정말 쉽게 써주셨다는 게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껴졌어요. 심지어 초반에는 "초전도체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라고 생각할 정도였는데요. 중반부로 점점 가면서 내용의 심도가 깊어지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첫째는 과학을 좋아해서 한 번 읽어보라고 하려는데 저보단 이해가 더 빠르지 않을까 해요. 

최대한 제가 이해한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를 해 보려 해요. 


초전도체의 발견


초전도체는 영어로 superconductor로 말 그대로 슈퍼맨처럼 초월적 능력을 가진 전도체라는 뜻이에요. 초전도체는 열이 가해지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힘을 잃고 일반적인 전도체로 변하게 된다고 해요. 


초전도체는 전기만 잘 흘리는 것이 아니라 1) 전기저항이 0이고, 2) 초전도체 내부의 자기장을 0으로 만드는 '마이스너 - 옥센펠트 효과'를 보이고 3) 조지프슨 효과와 자기선속 양자화 현상 같은 거시적 양자 현상을 보이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1. 금속에서의 전기저항은 격자의 결함과 진동(포논) 때문에 생기고

2. 포논에 의한 전기저항 값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작아진다.


초전도 현상은 보통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19세기 물리학자들은 이 절대온도의 기준점인 절대영도에 다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해요. 물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섭씨 영하 273도가 절대온도 0K에 해당하기 때문에 373K(섭씨 100도)를 지나면 기화되어 수증기가 되고, 아래면 액화가 되는 것이죠. 


당시에는 산소, 질소, 수소, 헬륨 등의 기체들을 영구기체라고 불렀지만 이미 오래전 헬륨도 액화에 성공하였죠. 

1. 1908년 오너스가 최초로 헬륨 액화에 성공하였고

2. 헬륨 액화 성공으로 절대 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 실험이 가능하게 되었다. 


끓는 점, 어는 점 그리고 초전도체로 변하는 온도와 같이 물질의 상태 변화가 일어나는 온도를 '전이 온도'라고 하는데요.  1911년에 오너스가 처음으로 저온에서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체를 발견하였다고 해요. 


곧이어 그는 초전도 저항값이 0이어서 영구적으로 돌고 도는 영구 전류인 '초전도 전류'도 1914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발견된 초전도체는 1종 초전도체로 쉽게 온도나 전류, 자기장에 의해 초전도성을 잃었다고 하고요. 


초전도체의 양자역학적 특징


초전도체의 기본 성질 세 가지를 처음에 이야기드렸는데요. 마이스너 효과가 바로 공중 부양하는 초전도체의 모습과 관계가 있다고 해요. 

완벽한 전도체는 내부 자기장의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초전도체는 내부의 자기장을 밀어내서 항상 0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새로운 물질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요. 이렇게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기장을 완벽하게 밀어내는 상태를 바로 '마이스너 상태'라고 한다고 해요. 


하지만 이러한 반자성체의 성격으로는 척력만 주기 때문에 튕겨나가고 공중 부양은 시킬 수 없는데요. 이때 필요한 것은 자기장의 세기로 인한 인력이라고 해요. 즉 척력과 인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겉으로는 부양한 것 같은 모습을 나타낸다고 하고 이는 2종 초전도체에 관찰된다고 합니다. 


초전도체 이론


여러 물리학의 대가들이 초전도 이론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초창기 기술과 실험 결과 부족으로 실패를 거듭하다가 마침내 1)동위원소 효과, 2) 쿠퍼쌍 이론, 3) 수많은 쿠퍼쌍을 묶어 초전도를 기술한 파동함수 이론이 성립되면서 결국 퍼즐이 맞아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즉, 전자 - 포논(진동) 작용이 전자를 묶어 쿠퍼쌍을 만들게 되고 이 쿠퍼쌍들이 모여 응축되어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고온 초전도체


고온 초전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상당히 많은 연구가 실패를 거듭했지만 마침내 1986년 IBM 연구소의 베드노르츠와 뮐러가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35K 고온 초전도체를 발견했고 이후 이와 관련한 초전도체 연구가 폭발적으로 발전했다고 해요. 

하지만 여전히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것처럼 관찰이 되었다가 다시 재현되지 않는 현상들이 많이 확인되고 있고요. 이것을 미확인 초전도 물체 (USO)라고 한다고 하네요. 저자의 생각으로는 지난해 이슈가 되었던 상온 초전도체 LK99는 데이터 조작이라기보다는 USO로 보인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초전도체의 근황


이렇게 핫한 영역이다 보니 데이터 조작과 같은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하는데요. 

얀 헨드릭 쇤은 초전도체 연구에서 데이터 조작으로 이슈가 되었던 인물인데요. 전기장을 이용해 초전도 현상을 비롯한 물리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고 했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밝혀진 바 있었고, 높은 압력을 이용해 상온 초전도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던 랑가디아스 교수의 연구들도 데이터 조작으로 밝혀졌다고 해요.


이런 초전도체가 우리 생활과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의학, 군사,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MRI 라고 해요. 



저자의 경우는 물리학자를 꿈꾸던 고등학생 시절에 서점에서 물리학 입문서를 보면서 물리학과로 가게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에 책을 쓰면서도 누군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저자의 책을 읽고 초전도체를 연구하고 싶어서 물리학과에 왔다고 얘기하는 모습을 상상했다고 하는데요. 

과학자를 꿈꾸는 과학도들에게 과학사에 이름을 남기는 위대한 과학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고 배움을 얻을 수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격려하고 있어요.


저는 새로운 물질에 대한 궁금증과 앞으로의 산업의 방향을 이해하고 싶은 사적인 욕심으로 읽게 되었는데 참 흥미로운 책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제 이해도가 높지 않지만 정말 아름다운 미시 세계가 있음을 이해하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세기를 걸쳐 많은 과학자들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숭고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물리학 세계의 핫 트렌드인 초전도체의 역사와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던 좋은 책인 것 같아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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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미국 서부 This Is Western USA - 2024~2025년 최신판 디스 이즈 시리즈
제이민.민고은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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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서부 여행 가이드북인 <디스이즈 미국서부> 를 리뷰해 보려 해요. 



미국 서부는~!


요즘 어디로 떠나고픈 마음이 가득한 봄이라 그런지 여행 에세이, 여행 책이 부쩍 그리운 시기거든요. 그래서 관련 서평 이벤트가 있으면 냉큼 손을 들어보는데 이번에는 미국 서부를 책으로 여행할 기회가 주어졌어요. 

7월에 마일리지 소멸을 핑계로 친구와 보스턴, 뉴욕, 워싱턴 DC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동부가 궁금하긴 했는데 먼저 서부 여행책을 받게 되었네요. 


소싯적에 여행을 꽤나 다닌다는 축이었어요. 그래서 유럽은 동유럽이나 그리스도 오래전에 섭렵을 했었고요.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과 이집트도 다녀왔었는데 미주는 참 기회가 없어 하와이만 2번 다녀왔어요. 

이번 7월 미국 동부 여행이 처음이라 설레던 차에 서부 여행도 궁금해져서 보게 되었어요. 


미국 서부 하면 그랜드캐니언을 포함한 자연 경관지구들과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이 떠오르실 텐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그랜드캐니언을 포함한 국립공원들이 제일 눈에 들어왔어요. 

지난번 이탈리아 여행 도서를 보고도 '돌로미테'가 가슴에 퐉 ! 꽂힌 것처럼요. 


그럼 한 번 책을 살펴볼게요. 


책의 목차는 1. 미국 서부 음식과 쇼핑 가이드  2. 미국 서부 테마여행  3. 캘리포니아  4. 그랜드 서클  5. 로키산맥  6. 시애틀, 포클랜드로 이뤄져 있었어요. 



서부 추천 코스 

추천 코스 중에서는 저에게 1순위는 그랜드 서클이에요. 그래도 기본이라는 1번 루트 (캘리포니아 일주-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를 뺄 수는 없겠지요? 


책 앞 쪽에서는 서부의 음식이며,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 여행이 나와 있었는데 햄버거를 싫어하고 기름지고 짠 음식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음식에 대해서는 별 흥미가 돋지 않고, 놀이공원에도 별 관심이 없어 그중 관심이 드는 곳이 캘리포니아의 대학 캠퍼스 투어였어요. 


큰 아이가 중 2다 보니 유명 대학이 많은 서부의 학교들을 아이랑 함께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의 첫 번째 소개 장소는 샌프란시스코였는데요. 요즘 샌프란시스코가 마약이나 노숙자, 강도 같은 치안 문제가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긴 했지만 샌프란시스코 하면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골드 게이트 브리지가 떠올라 빠뜨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실 대도시보다는 소도시에 매력을 느끼는 스탈이라 빠뜨릴 수 없는 핵심 파트만 콕 집어 보고 싶긴 하네요. 

샌프란시스코 근교 중 가고 싶은 곳은 역시나 국립공원인데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절경으로 꼽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입니다. 

샌프란 시스코에서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고요.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화강암 협곡이라고 해요. 등산을 잘 하는 편이 아닌데 가고 싶은 곳은 죄다 트래킹 코스들이라 참 고민이 많이 되네요. 

얼른 무릎과 발 건강을 되찾고 하나씩 섭렵해 봐야겠습니다. 



로스앤젤레스는 스페인어로 '천사의 도시'라고 하는데요.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곳인 것 같아요. BEST 9 스폿 중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라라랜드>의 탭댄스가 펼쳐진 그리피스 천문대와 산타모니카 해변이 궁금하긴 해요. 

LA 앞 바다에서는 연중 고래 투어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시간이 된다면 대왕 고래를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요~!


우주 행성을 닮은 데스 밸리 국립공원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로 가기 전 만날 수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로스앤젤레스의 10배 면적에 달하는 광활한 국립 공원이라고 하는데요. <스타워즈>가 촬영된 곳이라는 이곳도 보고 싶어요. 

그랜드 서클


드디어 제가 제일 관심 있는 그랜드 서클 지역이네요.

이곳을 이동하기에는 라스베이거스를 거쳐야 할 텐데요. 라스베이거스는 호텔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멋진 쇼가 많다고 하니 충분히 쉬어가며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카오에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를 봤을 때 너무 좋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오쇼랑 카는 꼭 보고 마이클 잰슨 원도 보고 싶어요. 



라스베이거스에서 유흥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자연을 즐길 타임이네요.

이걸 기다렸습니다!!!

자연이 빚은 예술품들로 가득 찬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 바람의 계곡인 아치스 국립 공원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강물의 흐름에 따라 '천공의 섬'이라 불리는 지형이 생성된 캐니언랜즈 국립공원도 가보고 싶어요. 



서부 영화의 단골 배경이었던 모뉴먼트밸리, 세계적인 사진 명소로 신비로운 협곡으로 불리는 앤털로프 캐니언도 꼭 봐야죠. 날이 좋아야 저 뷰가 가능하다는데 저는 날씨 요정이니 가면 꼭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믿어봅니다. 


엔털로프 캐니언은 투어로만 방문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 점 꼭 참조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번에 모여 배우가 이곳에서 자연을 훼손하는 포즈를 취해 뭇매를 맞았었던 게 기억나는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오래 우리 후손들이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마음으로 조심해서 방문해야 할 것 같네요. 



이곳은  앤털로프 캐니언 외에도 말발굽 모양의 호스슈벤드라는 지형이 유명한데요.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어떻게 저렇게 강물의 흐름이 고스란히 남았을까요? 

사진으로 봐도 저렇게 멋진 곳들을 꼭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계 7대 경관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그랜드 캐니언을 빼놓지 않고 보고 와야 할 텐데요. 그랜드캐니언은 워낙 규모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경비행기 투어가 유명한 것 같아요. 

경비행기를 타고 그랜드캐니언을 둘러보는 모습 지금 당장 상상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서부에서 사실 갈 곳이 이곳뿐이겠어요? 

책에는 수많은 서부 지역들이 담겨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세계 최대 간헐천 지대로 알려진 엘로 스톤 국립공원도 빠지지 않고 꼭 둘러보고 싶어요.

엘로 스톤은 6-9월이 적기라고 하는데요. 보통 11월에서 4월까지는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5-6개월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시즌에 맞춰서 엘로 스톤도 꼭 포함해서 둘러보고 싶어요.



시애틀


서부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를 꼽으라면 저는 시애틀을 꼽을 것 같아요. 완전 대도시보다는 자그맣고 대학과 유명 기업들이 많아 학구적인 분위기를 많이 띄고 있어 좋더라고요. 게다가 스타벅스 1호점도 있다고 하니 꼭 가보고 싶네요.

유용한 정보- 체크카드 


여행 준비 중 유용한 정보는 해외 결제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가 무료인 충전식 선불카드에 대한 정보였어요. 충전 한도가 200만 원이라 조금 불편한 부분은 있지만 카페처럼 소소한 금액을 지불할 때 유용하다고 해요. 

7월 여행 전에 준비해야 할 아이템으로 체크해 두었어요. 


그 외에도 정보가 상당히 많아 이 책 한 권이면 서부 여행 준비를 대략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였어요. 

미국 본토 여행은 첨인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훑어보면서 각 도시 간, 여행지 간 거리도 가늠해 보고 준비물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고요. 


미국 서부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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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날 수 있을까
이지은 지음, 박은미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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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심금을 울리는 그림책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샘터 출판사의 <빛날 수 있을까>라는 그림책으로 이해인 수녀님께서 직접 추천사를 써주신 책이에요.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사랑받는 세상을 꿈꾸며 '

무언가를 우리도 시작해야지요?'하며 사랑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음성을 듣게 하는 이야기

이해인(수녀. 시인)



빛날 수 있을까 줄거리 


이 책의 주인공은 자이살메르에 살고 있는 빅키예요. 이제 8살로 우리가 보면 아직 한참 어린아이인데요. 

가난했던 빅키의 부모는 빚 때문에 빅키를 물고기잡이 사장한테 팔았고 그곳에서 매일 고통을 겪던 빅키는 친구 티티와 탈출해서 지금의 차이 장사꾼 삼촌과 살고 있어요. 


이 삼촌은 일꾼이 필요해서 빅키에게 잘해주고 데려와 일을 시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지난 나쁜 사장 밑에 있던 것보단 많이 맞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고 있는 빅키의 모습이 그려져요. 


빅키가 살고 있는 곳은 인도의 사막도시 자이살메르인데요. 자이살메르는 사막 투어로 유명한 곳이에요. 

저도 인도에서 3개월 반 정도 있을 때 자이살메르에서 4박 5일짜리 낙타 투어를 했었어요. 

그래서 더 감정 이입이 되었던 것 같아요. 


빅키는 외국인들은 자기들이 평생을 벌어도 못 버는 돈을 낙타를 타기 위해 사막에 온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빅키는 삼촌이 외국인들에게는 두 배, 세 배 차이를 비싸게 파는 것을 보고 양심에 찔려 하지만 곧 삼촌의 얘기를 듣고 똑같이 비싸게 팔아 봐요.

그러고선 물음을 던지죠. 


이상한 일이다. 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누군가는 비싼 차이를 싸다고 생각하며 마시고 

나나 티티 같은 애들은 10루피도 아껴야 하는 걸까.



빅키와 티티 같은 수많은 아이들은 살기 위해, 굶주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일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도 그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요. 

나쁜 사장 아래에 있을 때는 심지어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결국 탈출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날의 어둠과 공포가 가슴속에 살아있었거든요. 

그래서 티티가 더 이상 삼촌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지옥 같은 이곳을 탈출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빅키는 티티의 손을 쉽사리 잡지 못합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와 혼자 저 멀리 뛰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망치던 날의 새까만 어둠과 천둥처럼 크게 들리던 기차 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아이들이라고 노력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요. 


외국인들이 착해 보여서 "우리는 배가 고파요.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우리를 구원해 주세요." "우리를 도와주세요."라고 했지만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대요. 

그저 거지에게 하듯 동전이나 던져주고 훠이훠이 손을 흔들며 가버렸대요. 


빅키는 궁금했대요 


티티와 나는 그들처럼 크게 소리 내어 웃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우리 웃음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아이들과 우리가 다른 게 뭘까?



비록 티티와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빅키는 티티가 멋진 구두닦이가 되길 응원해요. 티티는 빅키가 멋진 차이 요리사가 되기를 응원하고요. 


티티는 떠났지만 빅키는 홀로 남아 세상에서 가장 멋진 구두닦이와 가장 맛있는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다시 만날 그날을 꿈꿔요 

자이살메르에서 나고 자랐지만 사막의 별을 본 적이 없는 아이는 나중에 커서는 티티와 웃으며 사막 여행을 하며 별을 보고 모래를 덮고 자는 미래를 꿈꿔봐요. 

그리고 커서는 자기 같은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어른이 될 거라고 다짐해 봅니다. 


골목에서 차이를 팔거나 구두를 닦아 주는 

어린아이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우리는 그 마음을 아니까. 

바깥에서는 볼 수 없는, 보려고 하지도 않는 상처가 어떤 모양이고 색깔인지 다 아니까.




'빛날 수 있을까'를 아이와 같이 읽어보고, 


처음에 혼자 읽고도 참 슬펐어요.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요. 

제가 자이살메르에 있었던 시기는 22살의 어린 나이였어요. 인도에서 극빈층 사람들의 끊임없는 구걸과 요구에 "이들은 너무 demanding 해."라고 정의 내리며, 카스트 제도 아래 있는 사람들은 거만하고, 없는 이는 비굴하다고 생각했어요.


불쌍한 아이들을 봤지만 그들에게 사탕이나 볼펜 같은 걸 주었을 때 더 그들이 구걸하게 된다고 하는 이야기에 동의하며 "내가 도와주지 않는 것은 그들을 위해서야."라고 생각하며 나의 내면으로만 집중하던 시기였었죠. 

온갖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양 행동하면서 정작 나는 편협하고 어렸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나를 반성하게 되었어요. 엄마가 되어 바라보니 제 시선에는 한가득의 사랑과 안타까움, 슬픔이 가득하네요.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었네요. 


아이는 너무 슬프다며 기부를 하고 싶다고 해요. 우리 가족은 각각의 이름으로 크진 않지만 매달 전 세계 극빈층에게 기부를 하고는 있는데요. 아이에게 네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있지만 네가 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했어요. 집에서 신발을 정리하고 500원씩 모아 저금통에 쌓으면 그 돈을 추가로 기부해 보자고요. 


서로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건, 빅키와 티티 같은 아이들이 우리와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일에서 시작하는 건지도 몰라요. 

그러니 우리, 공평한 시선으로 마음을 닦아주며 함께 환해져 볼까요.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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