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 수 있을까
이지은 지음, 박은미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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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심금을 울리는 그림책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샘터 출판사의 <빛날 수 있을까>라는 그림책으로 이해인 수녀님께서 직접 추천사를 써주신 책이에요.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사랑받는 세상을 꿈꾸며 '

무언가를 우리도 시작해야지요?'하며 사랑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음성을 듣게 하는 이야기

이해인(수녀. 시인)



빛날 수 있을까 줄거리 


이 책의 주인공은 자이살메르에 살고 있는 빅키예요. 이제 8살로 우리가 보면 아직 한참 어린아이인데요. 

가난했던 빅키의 부모는 빚 때문에 빅키를 물고기잡이 사장한테 팔았고 그곳에서 매일 고통을 겪던 빅키는 친구 티티와 탈출해서 지금의 차이 장사꾼 삼촌과 살고 있어요. 


이 삼촌은 일꾼이 필요해서 빅키에게 잘해주고 데려와 일을 시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지난 나쁜 사장 밑에 있던 것보단 많이 맞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고 있는 빅키의 모습이 그려져요. 


빅키가 살고 있는 곳은 인도의 사막도시 자이살메르인데요. 자이살메르는 사막 투어로 유명한 곳이에요. 

저도 인도에서 3개월 반 정도 있을 때 자이살메르에서 4박 5일짜리 낙타 투어를 했었어요. 

그래서 더 감정 이입이 되었던 것 같아요. 


빅키는 외국인들은 자기들이 평생을 벌어도 못 버는 돈을 낙타를 타기 위해 사막에 온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빅키는 삼촌이 외국인들에게는 두 배, 세 배 차이를 비싸게 파는 것을 보고 양심에 찔려 하지만 곧 삼촌의 얘기를 듣고 똑같이 비싸게 팔아 봐요.

그러고선 물음을 던지죠. 


이상한 일이다. 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누군가는 비싼 차이를 싸다고 생각하며 마시고 

나나 티티 같은 애들은 10루피도 아껴야 하는 걸까.



빅키와 티티 같은 수많은 아이들은 살기 위해, 굶주리지 않기 위해 오늘도 일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도 그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어요. 

나쁜 사장 아래에 있을 때는 심지어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결국 탈출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날의 어둠과 공포가 가슴속에 살아있었거든요. 

그래서 티티가 더 이상 삼촌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지옥 같은 이곳을 탈출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빅키는 티티의 손을 쉽사리 잡지 못합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와 혼자 저 멀리 뛰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망치던 날의 새까만 어둠과 천둥처럼 크게 들리던 기차 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아이들이라고 노력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요. 


외국인들이 착해 보여서 "우리는 배가 고파요.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우리를 구원해 주세요." "우리를 도와주세요."라고 했지만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대요. 

그저 거지에게 하듯 동전이나 던져주고 훠이훠이 손을 흔들며 가버렸대요. 


빅키는 궁금했대요 


티티와 나는 그들처럼 크게 소리 내어 웃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우리 웃음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아이들과 우리가 다른 게 뭘까?



비록 티티와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빅키는 티티가 멋진 구두닦이가 되길 응원해요. 티티는 빅키가 멋진 차이 요리사가 되기를 응원하고요. 


티티는 떠났지만 빅키는 홀로 남아 세상에서 가장 멋진 구두닦이와 가장 맛있는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다시 만날 그날을 꿈꿔요 

자이살메르에서 나고 자랐지만 사막의 별을 본 적이 없는 아이는 나중에 커서는 티티와 웃으며 사막 여행을 하며 별을 보고 모래를 덮고 자는 미래를 꿈꿔봐요. 

그리고 커서는 자기 같은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어른이 될 거라고 다짐해 봅니다. 


골목에서 차이를 팔거나 구두를 닦아 주는 

어린아이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우리는 그 마음을 아니까. 

바깥에서는 볼 수 없는, 보려고 하지도 않는 상처가 어떤 모양이고 색깔인지 다 아니까.




'빛날 수 있을까'를 아이와 같이 읽어보고, 


처음에 혼자 읽고도 참 슬펐어요.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요. 

제가 자이살메르에 있었던 시기는 22살의 어린 나이였어요. 인도에서 극빈층 사람들의 끊임없는 구걸과 요구에 "이들은 너무 demanding 해."라고 정의 내리며, 카스트 제도 아래 있는 사람들은 거만하고, 없는 이는 비굴하다고 생각했어요.


불쌍한 아이들을 봤지만 그들에게 사탕이나 볼펜 같은 걸 주었을 때 더 그들이 구걸하게 된다고 하는 이야기에 동의하며 "내가 도와주지 않는 것은 그들을 위해서야."라고 생각하며 나의 내면으로만 집중하던 시기였었죠. 

온갖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양 행동하면서 정작 나는 편협하고 어렸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나를 반성하게 되었어요. 엄마가 되어 바라보니 제 시선에는 한가득의 사랑과 안타까움, 슬픔이 가득하네요.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었네요. 


아이는 너무 슬프다며 기부를 하고 싶다고 해요. 우리 가족은 각각의 이름으로 크진 않지만 매달 전 세계 극빈층에게 기부를 하고는 있는데요. 아이에게 네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있지만 네가 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했어요. 집에서 신발을 정리하고 500원씩 모아 저금통에 쌓으면 그 돈을 추가로 기부해 보자고요. 


서로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건, 빅키와 티티 같은 아이들이 우리와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일에서 시작하는 건지도 몰라요. 

그러니 우리, 공평한 시선으로 마음을 닦아주며 함께 환해져 볼까요.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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