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레시피 - 큐비트에서 미래 컴퓨팅까지, 한 권으로 이해하는 양자 기술
김용수.최태영.김요셉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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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산업의 쌀, AI 핵심 산업의 뇌로 비교되곤 한다.

지금은 반도체 수급이 부족해지면서 가장 핫한 투자처가 되었지만 이제 피지컬 AI를 비롯한 차세대 유망주들이 다시 시동을 걸 차례이다.

산업 현장과 일반 생활에 직접적으로 가장 와닿을 변화는 피지컬 AI이겠지만 조금 먼 미래를 본다면 우주 테마와 양자컴퓨터를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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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X 상장 이후 시장의 침체로 '이런 건 테마주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방향은 명확하다. . 우주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투자 종목이 양자컴퓨터 테마다.

1년 전만 해도 양자컴퓨터는 덩치만 큰 바보 컴퓨터로 회자되었는데, 1년 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모두가 알 때는 이미 투자의 적기를 놓친 때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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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레시피는 기본적인 양자컴퓨터에 대한 이해도 향상에서부터 현재 기업의 상황을 잘 정리해 둔 책이다. 대략은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리게티 컴퓨터, 아이온큐, 구글, IBM이 어떻게 다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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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물리학 책이나 양자 물리학 책을 몇 권 읽었지만 물리학도가 아닌 나에게 양자 물리학은 다시 보면 늘 낯선 먼 나라 이야기 같다.

양자 물리학에서는 양자 중첩, 얽힘, 큐비트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양자 컴퓨터에서도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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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비트란 무엇인가?

디지털 컴퓨터에서는 모든 정보가 0과 1로 표현된다. 이 숫자를 비트라고 하고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에 많이 비유된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재료는 비트가 아닌 큐비트로 말하자면 스위치보다는 다이얼에 비유하는 게 맞다. 0과 1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 사이에 수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는 정보 단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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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통해 중첩의 의미를 많이 설명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위상이다. 상태는 +, -부호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것이 되는데 파동의 상쇄나 보강 간섭이 자연현상에서 비슷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의 죽음은 측정할 확인되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렇듯 양자 측정의 세계는 상태를 바꾸는 힘이며, 정보를 지우고 다시 만드는 적극적인 과정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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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비트는 기본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공간을 초월한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우주의 한 쪽에 있더라도 양자 얽힘으로 한 쪽이 측정되면 다른 쪽은 자동으로 결정되는 성질을 가진다.

이 특성을 이용한 것이 PQC 양자 암호통신이다. 전 세계는 현재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여 보완을 강화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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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구글 등의 초전도 양자 컴퓨터 방식

양자 컴퓨터 상용화가 왜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초전도 양자컴퓨터가 작동하는 환경이 영하 273.14도로 우주 공간 270.4도 보다 낮은 온도이기 때문이다. 큐비트의 양자는 외부환경에 따라 중첩상태가 유지되지 못하고 쉽게 붕괴된다. 그래서 거대한 희석 냉동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IBM, 구글 등의 기본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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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큐, 퀀티뉴엄등의 이온 트랩 양자컴퓨터 방식

반면에 이온 트랩 양자컴퓨터는 인간이 만든 회로 대신 자연이 만들어낸 원자를 그대로 가져와 큐비트로 사용한다. 이온 큐비트는 수 초에서 수 분, 길게는 몇 시간까지도 상태를 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단일 및 2큐비트 게이트와 측정에서 99.9%의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지만 게이트 속도가 초전도 큐비트 대비 수백에서 수천 배 느린 단점이 있고, 확장성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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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MIT,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등의 중성원자 양자컴퓨터 방식

이온 큐비트 방식처럼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방식이 중성원자 큐비트다. 중성원자 큐비트의 큰 장점은 확장성으로 이온처럼 밀어내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확장이 쉬어진다. 중성원자도 양자 연산 전에는 레이저 냉각이 필수다. 이 분야는 2020년대 들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하버드 대학교 MIT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프랑스 쉬프옵티크 대학교, QuEra Computing, Atom Computing, Psaqal등이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구글은 기존 초전도 양자 컴퓨터와 더불어 중성원자 양자 컴퓨터 개발에도 참여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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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캐나다의 자나두와 같은 광자 양자컴퓨터 방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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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주방을 어떻게 연결할까?

양자컴퓨터의 핵심 기술은 떨어진 양자 프로세서들 사이에 양자 정보를 전달하는 '양자 인터커넥트'다 고전컴퓨터의 네트워크 케이블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손상 없이 그대로 정보를 보내는 것이 어렵다.

현재 유망한 연결 수단은 광자로 빛의 속도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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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방식의 양자컴퓨터가 미래의 대세가 될까?

재미있는 것은 이온방식과 초전도 방식의 양자컴퓨터가 점차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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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데이터의 정확도는 이온 타입이 앞서고 있지만 확장성의 한계 때문에 초전도나 중성자 쪽으로 가지 않을까?

어려운 양자역학, 양자컴퓨터 파트였지만 드물게 쉽게 설명이 된 책이어서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양자 컴퓨팅 관련 미래직업을 꿈꾸는 고등학생, 대학생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

양자컴퓨터 투자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이다.


#양자컴퓨터레시피 #세종서적 #양자물리학 #양자컴퓨터투자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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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은 니체를 만나라 - 흔들리지 않고 나로 살아가는 법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장기영 옮김 / 달먹는토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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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지 못한 상태다. 

다행인 것은 올해 8월에 사심가득 벽돌책 독서모임과 함께 읽기로 했다는 것과 니체 알기의 쉬운 버전의 책을 한두 권 봤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런 류의 '쉽게 읽기'에 조금은 실망한 감이 없지 않아 "이제는 무조건 원문을 보겠어"라고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책은 달랐다. 

필사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책일까 의문이 들 정도로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이었다.

다양한 니체의 저서들에서 핵심 사상을 액기스만 뽑아뽑아 정리해둔 턱에 이건 그냥 후루룩 읽고 넘어갈 책이 아니다 싶어 통필사는 못하고 6월 25일부터 7월 18일까지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과 문장들을 필사해 나갔다. 

필사를 하지 않은 부분들도 틈틈이 힘든 일이 생길 때, 나다운 길을 찾고 싶을 때 언제든 열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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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기록


분노는 힘의 징표처럼 보이지만, 대개 힘의 부족에서 발생한다. 

분노한 인간은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려 한다. 이때 그의 말은 변명이다.

분노는 상대를 겨누는 듯 보이나 실은 자기 내부의 불안을 가린다. 

강한 인간은 분노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분노를 지연시킨다. 분노를 늦추면 감정보다 생각이 개입한다. 

그러므로 분노를 즉시 풀지 마라. 

분노가 사유를 앞지르지 못하게 하라.

p197 분노에 대하여_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통필사가 필요한 책인데 그러진 못하고 총 18일간 필사를 하였다. 

나는 니체 철학이 좋다. 자기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이런 매서운 질책에 눈과 정신이 번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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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은 삶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정한다. 

기준이 흐려지면 하루는 바빠졌지만, 방향은 쉽게 바뀐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이 구분되지 않은 채 섞인다. 

기준이 분명해질수록 삶은 단순해진다. 

모든 것을 해내려는 마음 대신, 지켜야 할 것  몇 가지만 남는다. 

그 기준은 타인의 속도나 성과에서 생기지 않는다. 

자기 삶에서 무엇을 오래 붙들고 싶은지, 그 질문에서 자란다. 

기준이 자리를 잡으면 삶은 흔들려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p132 기준이 삶의 무게를 만든다_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내 삶의 기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목표를 늘 다잡아 가지만 자꾸 여기에 남의 꿈이 침범한다. 

그러다 보면 타인을 의식하고 속도에 의심을 품게 된다. 

의심은 자기 비하 낳고.... 악순환이다. 

결국 돌아가야 할 원점은 나다. 

나의 기준을 올바로 세우는 것,  기초가 탄탄하지 않은 건물은 결국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냉철하게 나를 계속 바라보고 대화하기, 그리고 굳건히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삶이 지속되는 한 내가 해야 할 것들이다. 


사람은 삶을 통과하는 여행자다.

그는 어디에 머무르냐보다

어떻게 이동하느냐로 드러난다.

여행자는 낯선 것을 피하지 않는다.

경험을 대신 얻지 않으며 자기 눈으로 보고 자기 발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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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르는 인간은 

안전을 얻지만, 그 대가로 자기 경험을 포기한다. 

그는 많은 것을 보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자기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p113 인생의 여행자_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맞다. 우리는 머무르는 자가 아니라 이동하는 자다. 

우리는 삶을 통과한다. 

그리고 그 길은 내가 걸어가야 한다. 

어제 보았던 오이디푸스처럼, 모든 것이 다 망가져 버리고 더 이상 희망이 없다 할지라도 뚜벅뚜벅 내 발로 걸어가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오롯이 내 두 발에 새겨진다. 

타인의 욕망을 소비하지 말기. 니체를 읽으면 나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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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는 고통을 통과해야 한다. 

위험을 겪지 않은 생각은 아직 생각이 아니다. 

그것은 장식이며 시간을 견디지 못한 문장이다. 

p53 피로 쓰지 않은 것은 믿지 않는다_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의 3분의 2를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다. 

그가 존경받는 직업을 가졌든, 많은 의무를 지녔든 상관없다. 

자기 자신에게 돌려주지 못한 시간은 결코 되찾을 수 없다. 

그 시간은 조용히 사라지며, 사람은 그 상실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노예 상태는 강제에서만 생겨나지 않는다. 

p68 자기 시간을 소유하지 못한 인간_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이 얼마나 매서운 채찍질인가. 사유는 반드시 고통을 통과해야 한다니....

위험을 겪지 않은 생각은 장식이란다. 

이성을 가진 인간이면 사고하라고 니체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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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예가 되지 말라고.

주체적인 인간이 되라고. 나 또한 과거에 자발적인 노예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이제 그 삶에서 벗어나 어렵지만 두 발로 서보려 한다. 

나약해지기 쉬운 인간은 "다시 노예가 되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마다 이 문장을 기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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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3분의 2를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다."

나는 자유인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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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필사하고 싶은 책, 통필사하고 싶은 책, 일생에 한번은 니체를 만나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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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한번은니체를만나라 #니체철학 #힘들때읽어야하는책 #자기자신을만날수있는책 #인문학추천책 #황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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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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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빈자리에 샘솟은 귀엽고 짭조름한 용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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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서포터즈로 읽게 된 임선우 작가의 신작 소설 지상의 밤은 새로운 소설이었다.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 슬픔이란 게 어둡고 축축하고 가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실을 귀엽고 따스함으로 채우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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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우 작가는 2019년 문학사상 신인 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김유정 작가 상을 수상한 신진 작가로,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 <초록은 어디에나>, 단편소설 <0000>등을 출간했다. 집에 이미 유령의 마음으로를 구매해 두어서 이어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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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1. 프랑스식 냄비요리

  2. 사랑 접인 병원

  3. 지상의 밤

  4. 만두 가게 앞에는 싱크홀이 있다

  5. 동네 친구

  6. 한 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7. 유령 개 산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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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참신하고 흥미로운 주제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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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냄비요리

첫 번째 프랑스식 냄비요리에서는 헤어진 연인들이 해파리, 사물이나 식재료로 변한다. 

남자친구와 수영장에 수영하러 갔다가 그가 해파리로 변하고 일부를 텀블러에 담아오지만 결국 일부는 상해 가고 남친을 슈톨렌이라는 빵으로 만들어 열흘에 걸쳐 먹는다니... 

너무 기가 막힐 정도로 참신한 발상인데 이 소설이 전혀 가볍거나 유머스럽지 않다. 그냥 당연한 얘기처럼 받아들여지는 것, 그게 임선우 작가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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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야. 하고 노아는 말했다.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이별 후에 무엇이든 남아 있기 마련이니까."_40p


"오로지 당사자만이 느낄 수 있는 맛. 세상에는 그런 맛을 가진 음식도 존재했다."_40p


"이별한 사람이 포토푀를 다 먹고 나서도, 커다랗고 단단한 냄비는 처음과 마찬가지의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것. 삶은 어떻게든 다시 채워지고 비워지고 계속된다는 것, 노아는 나에게 그 사실만 기억하면 두려움이 줄어들 거라고 말해주었다."_41p


사랑 접인 병원

바이오 메디컬적인 SF 상상이 들어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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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기억 현상 강화제와 면역 억제제 신약이 개발되면서 접인 수술이 생겨났고, 이를 통해 타인과의 정신적 결합이 가능해졌다. 5일이면 상대와 나의 주요 기억이 공유되고, 성격과 취향, 심지어는 입맛까지 일치시킬 수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사랑하면 서로의 약지에 반지를 끼어주던 시절을 지나 서로의 약지를 자르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_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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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지를 잘라 타인을 받아들인다니... 로맨틱하면서도 섬뜩하다. 

주인공인 은금과 '나'는 접인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로 '나 또한 접인을 경험한 사람이다. 

접인 후 헤어짐을 겪고 상실을 앓는 이, 접인 후 상대의 파렴치한 과거를 알게 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 죽어가는 아내에게 자심의 일부라도 전해주고 쾌유를 바라는 노부부의 이야기는 진정한 받아들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지상의 밤

주인공 수는 어둠 속에 잠식된 인물이다. 직장내 괴롭힘에서 나아가 폭력을 견디다 못해 방구석으로 숨어든 그는 6년간 방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6년간 매일같이 저녁 식사를 차려주던 아버지가 간암 진단을 받으시고 2달 만에 세상을 뜨자 그는 더 사회와 거리를 두고 집안에서만 살아간다. 

하지만 돈이 떨어지고 남아있던 3천 원을 가지고 편의점을 간 그는 초코바 하나를 집어 들고나온다. 이후 그는 오히려 도벽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이도 잠깐이다. 

결국 그는 쏘이면 모두 해파리로 바꾸는 변종 해파리를 이용해 본인도 해파리가 되기 위해 업자를 찾아 나선다... 과연 수는 진짜 해파리가 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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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없다는 것은 가벼워지는 일이구나.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저 둥둥,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는 일. 어쩌면 인간은 해파리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부터 반쯤은 해파리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반쯤의 인간, 반쯤의 해파리."_109p


"해파리가 되려는 이유는 뭐예요? 바다로 가는 것보다 집 현관문을 여는 일이 무서워져서요."_119p



한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이 작품도 좋았다. 

15년 함께 동고동락한 반려견 묵을 잃은 희재는 싱글 노년으로 뒤늦게 해영을 입주 도우미로 들인다. 알고 보니 해영은 프로 누드모델이면서 누드 화가를 꿈꾸는 여성이었다. 

희재는 처음으로 해영을 만나면서 그녀의 그림을 보고 설렘을 느끼고 본인의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점차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희재. 마지막에 희재가 자유를 느끼는 감정선이 절실히 느껴져 갑자기 북받치는 눈물이 흐르기도 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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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해영 씨 그림이 정말 좋았어요. 누군가 저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걸 느껴보고 싶어요. 그런 걸 경험해 본 지 너무 오래되었거든요."_191p


"오랜 시간 몸은 저에게 부끄러움이었어요. 제 몸인데도 쳐다보기는커녕 가리기에만 급급했었고요. 해영 씨랑 함께 지내면서 처음으로 몸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 거예요."_216p



유령개 산책하기 

주인공은 언니가 맡기고 갔던 유기견 하지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석 달 만에 심근증으로 죽고 말자 상심하는데 이런 그녀에게 하지는 유령으로 돌아온다. 

마음을 쓰는 이에게는 보이기도 하는 하지, 하지를 위해 그녀는 멈췄던 산책을 시작하며 세상과 다시 이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로 인해 그녀의 삶은 과연 어떻게 바뀔까? 



임선우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죽음, 이별이라는 소재를 가볍게 치환시킴으로써 다시금 일어설 희망을 주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마냥 미루지 않는다. 마음의 무게가 덜어지는 순간 스스로 받아들이는 주인공들을 통해 삶은 여전히 살만하고 걸어 들어갈만한 무대라는 걸 각인시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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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가 해파리로 바뀌거나 음식 재료로 바뀌는 설정을 너무 흥미로워했다. 함께 읽어봐도 좋을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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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밤 #임선우소설 #임선우최신작 #문학동네 #추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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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7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조혜경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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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읽었다.

처음에는 민음사 버전을 밀리의 서재로 읽었는데 이 책은 꼭 줄을 치며 읽어야겠다 싶어 현대 지성 버전으로 다시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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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는 현대 실존주의 문학의 서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으로 도스토옙스키는 사형 선고와 시베리아 수용소 경험 이후 인간의 모순과 수치심, 자의식과 자기 파괴를 여실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1864년 발표된 작품으로 이 시기 아내와 친형의 죽음이 잇따랐던 시기로 이 작품에 드러난 자의식, 냉소, 죄책감, 모욕감, 자기분열은 이후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이어진 소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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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책을 이해하기 전 참조할 수 있는 <명화로 읽는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있어 너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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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시간의 순서를 거스르는 소설이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그래서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2부를 읽고 나서야 1부의 전체가 이해되었다.

1부는 마흔 살의 지하인이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지하에 홀로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분노와 수치심, 모순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스물네 살의 과거 에피소드로 당시 그는 그래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갈망하고 원했다. 하지만 그는 못나게도 매번 그 기회를 놓치고 어긋나게 만들었던 것이다. 결국 지금의 그는 지하인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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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자기 안에 갇히는가?"

"생각은 어떻게 삶을 잠식하는가?"

"관계를 원하면서도 왜 끝내 관계를 망가뜨리는가?"를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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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자다. 나는 못된 인간이다. 영 매력이라고는 없는 인간이다.

아마 간이 좋지 않은가 보다.

1부 지하실 첫 문장.

나는 2×2=4가 훌륭하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게 모두 칭송할 것이라면 2×2=5라는 것도 이따금 사랑스럽다고 해야 한다.

73p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이다. 첫 문장은 지하인의 충격적인 자기 고민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2곱하기 2는 4와 같이 이성적인 계산에 따라 움직이기를 거부한다. 인간은 자기에게 손해가 있을지언정, 자신의 자유의지와 독립성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파멸이나 비이성적 선택을 하는 모순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자유롭고 구속받지 않을 자기 의지, 비록 야만적일지라도 자신의 고유한 변덕, 광기로 치닫는 자기만의 몽상...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이로운 이익'이다."_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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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나친 의식이 병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비천함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오히려 쾌락을 느낀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지하인으로서 남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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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지금 내리는 진눈깨비를 보고 떠오른 16년 전 젊은 시절의 일화를 들려준다.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꼈던 길에서 만난 군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깨를 부딪치는 사소한 복수를 한 일화, 자신을 끼워주지 않는 학창 시절 동창들의 송별회에 억지로 찾아가 멸시를 받은 일화 등이 그것이다. 특히 동창들과의 일화는 그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었는지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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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아직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던 리자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도덕적 구원의 이야기를 하며 감동을 준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지독한 허영심이었을 뿐.... 사실 그는 그녀를 구해줄 수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초라함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다 결국 리자에게 상처를 주고 쫓아내고 만다.

십수 년이 지난 지하인은 아직도 그 수간의 리자를 잊을 수 없다.

어쩌면 타인과 연결될 수 있을 마지막 기회였을 텐데... 지하인은 그걸 스스로 걷어찬 뒤 현재의 어두운 지하방에 숨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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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야기한다.

"난 사악하기는커녕 그 무엇도 될 수 없었다. 악인이나 선인도, 비열한 놈이나 정직한 인간도, 영웅도 벌레도 될 수 없었다. 나는 지금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다. 영리한 인간은 진정 무언가가 될 수 없으며 오직 바보만이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심술궂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위안으로 나를 달래며 남은 생을 보내고 있다."_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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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는 진짜 지하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거대해진 자의식이란 지하 감옥에 갇힌 것이다.

타인과의 연결 없이 과연 인간은 홀로 설 수 있을까에 질문이 떠오른다. 그가 조금만 상처받을 용기를 지녔더라면 어떨까? 조금만 행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인간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2×2=5라는 그의 절규가 더 와닿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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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 번 읽을수록 더 와닿는 것 같아 앞으로도 옆에 두고 계속 재독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도스토옙스키의 사상적 철학을 엿볼 수 있었던 <지하로부터의 수기>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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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 - 도스토옙스키 단편 백야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윌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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