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날 때 진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식당이고 브랜드라고 다를까? 진정성의 평가는 결국 일관성이다.
아무리 인테리어가 멋있어도 음식 맛이 변하고, 주인의 태도가 바뀌면 손님들의 발길은 끊길 수밖에 없다.
평소에 핸드드립을 좋아해서 곳곳의 핸드드립 전문점을 다니는 편인데 유명한 곳일수록 자부심이 남다르시다. 주로 그 당당한 모습은 직업적 멋짐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끔 손님들을 가르치려 하거나 지시하는 곳들도 있다. 손님들에 따라 불편함을 느끼거나 느끼지 않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내 경우는 말없이 다시 가지 않는 편이다. 굳이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동네에도 너무 좋은 드립 커피숍이, 음식점이 넘쳐나기 때문에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가지 않는 거다.
최근의 일이다.
동네에서는 나름 괜찮은 핸드드립 카페(공간 넓음)를 발견해 최근 몇 번 갔는데 갈 때마다 거의 손님이 없었다. 한 팀 있거나 없거나.
처음에 남편과 갔을 때 생각 없이 4인 테이블에 앉았다 사장님께서 2인 테이블로 옮기라고 하셨고 당연히 옮겼다. 불만도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남편과 갔을 때 2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잠시 책 사진을 찍기 위해 창가에 있는 얇은 테이블에서 책을 찍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창가 자리를 정리해달라고 하셨다. 사진만 찍고 곧 2인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세 번째 이모님을 모시고 카페에 가서 2인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곧 젊은 커플 둘이 4인석에 앉는 거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을 있어도 그들에게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책 들고 와서 독서하는 나 같은 손님들은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건가?"
독서를 한다고 해도 타이머를 가지고 집중 독서를 하기 때문에 1시간 30분 이상은 앉아 있지 않는데 억울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냐고? 그 뒤로는 가지 않고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책에는 이런 사례들이 많다. 요즘 소비자에게는 너무 옵션이 많다.
사장님들에게는 아주 죄송할 일이지만 입장 바꿔 생각하면 굳이??? 가 된다.
그 굳이???를 뚫고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 하는 카페와 식당이 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 아닐까?
결국 사람들은 '단순한 다름'이 아닌 '진심있는 다름'에 끌린다.
책에서 블루리본이 너도 나도 달고 있어 거절했다는 식당이 나왔다. 그리고 이게 알려지면서 이 식당은 '블루 리본을 거절한 식당'으로 떴다고 한다.
요즘 '너도 나도 블루리본을 달고 있더라'라는 말이 딱 와닿는다. 그걸 제일 먼저 느낀 건 소비자다.
얼마 전 정원이 멋진 콘셉트의 식당 정원에 엄마를 모시고 갔다.
블루리본이 12개나 붙은 집이었는데 앉자마자 나오는 스크래치 가득한 플라스틱 접시를 받고 1차 실망, 샐러드의 신선하지 못한 야채, 해물파스타의 해물이 모두 냉동 오징어와 조개살이어서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소비자가 블루리본을 보고 식당을 방문하는 건 1회에 불과하다.
반면 예상하지 못하고 갔을 때 가격보다 푸짐하고 친절한 집은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두 번 가고 세 번 가고 계속 가는 집이 된다. 그것이 '진심있는 다름'이 아닐까?
14.0의 법칙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 끼 1만 4000원은 2026년 현재 한국에서 외식업 고객에게는 심리적 상한선이자 신뢰의 기준이고, 브랜드에게는 칩 프리미엄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단가다.
샐러드도 20000원을 거뜬히 하는 고물가 시대에 작은 차이가 고객의 만족을 가른다. 운영하는 게 요식업이 아니라도 내가 어떤 제품이든 서비스든 제시할 때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다. 브랜딩 실전 워크북을 제시한다.
읽으면서 상당히 재미있었다.
면접 질문과 상당히 비슷했던 것이다. 그만큼 내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듯 내 사업의 요모조모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내 브랜딩이 잘 설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인상 깊었던 문구를 보자. (약간 변형)
* 매일 반복하는 사소하지만 꾸준한 행동 다섯 가지를 나열해 보고, 그중 하나를 매장의 대표 스토리로 노출해 보자.
* 우리 집은 [ ]한 곳이다.라는 핵심 문장을 단 10자 내외로 완성해 보자.
* 매장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찾아서 그 약점을 극복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자.
*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고객에게 주고 싶은 가치관을 한 문장으로 말해보자.
* 고객이 느끼는 불편 상황을 접수할 창구를 마련해라(설문조사, 리뷰 분석 등)
* 변화를 위해 어떤 도전을 했는가?
*우리 매장의 가격의 적절한 근거를 제시해라. (예: 타깃 고객의 심리적 상한선, 상권 평균)
이번 <처음하는 브랜딩 공부>는 브랜딩의 본질에서부터 포지셔닝, 실행전술까지 실전에서 배우는 쉽고 명쾌한 절대 불변의 브랜딩 법칙이었다.
브랜딩이 어려운 분이라면 꼭 한 번 보시기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