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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는가 - 지역사회 공공 돌봄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새판 짜기
김진석 외 지음 / 헤이북스 / 2025년 5월
평점 :
김진석 외 7명, 헤이북스 출판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는가> 이 책은 정말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서평단이 좋은 게 이런 거다. 가끔 정말 수준 이하의 책을 받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이렇게 내가 평소에 돈주고 사보지 않았을 것 같은 책에서 크나큼 배움을 얻기도 하니까...
<넥서스>를 읽고 난 후 정말 이 책을 대통령과 국회의원, 대학교수 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지금의 대통령은 AI에 관심이 많고 넥서스 정도는 이미 읽은 것 같으니 패스하고 (유발 하라리 담화 참조),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이 시대에 이 책을 꼭 읽고 법과 행정에 반영했으면 좋겠다. 돌봄이라는 것은 결코 정부, 지자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저자
사실 공저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대부분 작가가 되는 과정에서 공저가 이뤄지기에 이런 책들을 보면 개별 작가별로 글 쓰기 수준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라해도 마찬가지인데 초보 작가들이야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책은 달리 보였다. 만약 이런 돌봄에 관한 내용을 대학교수, 의료진, 주택 연구원 단 한 사람이 썼다고 가정해보자. 어쩔 수 없이 전체를 관망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방향성을 제안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사회복지학 교수, 도시연구원, 의대 교수, 주택관리공단 사장, 사회복지관장, 보건사회연구원장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썼기에 촘촘한 정책 제안이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에서 늙어간다는 것은?
가족이나 부모님이 아픈 적이 없다면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로 이미 진격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2024년 EBS에서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두려운, 요양시설에서 맞이하는 노년의 현실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 > 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고 한다. 요양시설로 가는 노인들과 죄책감과 미안함에 시달리는 자식과 보호자들...
간병인을 구한다고 해도 2024년 기준 1인당 평균 13-14만원에 달하고 중증 환자거나 남성이면 추가금이 더 발생한다고 한다. '간병 파산', '간병 지옥', '간병 살인' 이라는 말도 나오는 지금 연봉 1억이상이라도 장기간 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면 어떻게 되는가?
결국 미안함을 무릅쓰고 요양병원으로 모신다. 어쩌면 다시 나오지 못할 그곳으로 말이다.
"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노인들은 '어디서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살던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87.2% 대답하였다. "(19p) 즉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요양병원으로 가야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요양병원이 훨씬 많다.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요양병원 병상 수가, OECD 국가들 평균이 46개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7.3개로 상위권에 속한다. 다른 선진국들이 요양시설 중심으로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요양병원 중심의 형태다. 21p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요양병원이 아닌 재활병원이다. 그런데 보험 수가 문제인지 우리나라는 재활 병원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은 압도적으로 인구 1000명당 급성기와 장기요양의 병상 수가 많고, 반대로 재활의 병상 수가 압도적으로 적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110p
노인의 경우 재활이 없다면 수술 뒤에 회복 불능의 상태로 이어져 삶의 끈을 놓게 된다.
실손 보험이 있었야 (보험비는 십만원 중반이다) 도수치료를 통해 재활이 가능하지만 보험이 없는 노령 환자들에게는 금액이 부담되어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책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병원에서는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 사적 간병의 고통을 줄이는 간병, 간호 통합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사설 요양병원에서 세고 있는 세금이다. 이 부분만 개선이 되고, 지자체와 국가가 나서서 움직이기만 하면 그래도 돌봄이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재활병원으로 전환 추진과 함께 요양병원의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해당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요양병원이 퇴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163p
또한 지역사회 돌봄,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통해 가벼운 만성질환은 조기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노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임종 난민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책의 내용은 정말 섬뜩하다.
2030년 사망자가 160만명으로 증가되고 이 중 47만명은 임종할 병상을 얻지 못하는 '임종 난민 시대'가 올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9년 사망자 수가 29만 5000명이었으나 빠른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증가로 2035년에는 48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153-154p
국토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돌봄주택 개선화 작업 (새로 짓는 것 + 기존 주택 개선 포함)도 인상 깊었다.
앞으로 법제화 시켜 주거 약자와 모든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필히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책을 통해 너무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중년이 되니 부모님이 아픈 시점이 되었다. 가족내 아픈 사람이 있으면 중산층도 못 견디고 파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돌봄이 개인의 몫이 아닌 사회에서 나눠 질 수 있는 부분이 되길 바라본다.
나이가 들어도, 죽음이 가까워져도 내 집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운 국가가 될 수 있기를...
너무 좋은 책을 만들어주신 저자들과 헤이북스에게 감사한다.
관련 행정의원들과 국회의원들도 꼭 읽으시길...
#헤이북스 #어떻게서로를돌볼수있는가 #돌봄정책 #대통령에게권하고싶은책 #고령자복지
헤이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