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민음사 펴냄

이 책을 다른 책의 제목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아니다 이 작품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폭주 기관차> 정도다.

책 속 부부는 자신들의 성생활을 일기에 기록하고 서로 일기를 훔쳐보며 심리전을 펼친다.

무려 1956년에 71살인 작가가 쓴 작품이라기엔 너무 너무 강렬하다

남편은 그저 성생활 외에도 젊은 남자 기무라를 이용해서 자신을 질투하게해서까지 성욕을 불태운다.

아슬아슬 할수록 좋다는 말을
뻔히 남겨두기까지 한다.

유교걸에게는 ˝고정하세요...˝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극적이고 그래서 흡입력이 대단하다.

때마침 앉은 자리에서 다 읽기 딱 좋은 150쪽짜리 소설

쉬는 날 독서로 도파민 좀 풀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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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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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경력이 화려한 작가님인데도 내가 몰랐다는 억울함으로 선택했다.


📢 만듦새

화려한 표지들 사이에서 슴슴한 그림 한장
제목처럼 가벼운 제목 서체

잘 어울린다.


📢 리뷰/감상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책이지만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 리뷰에는 쏟아붓지 않기로 한다.

이 책의 단편들은 같은 구슬로 잘 만든 귀걸이와 반지와 목걸이 같다.
6편의 이야기가 한 세트처럼 빛난다.

이 책이 주는 외로움에 쑥 빠져들었다.

외로움, 외로움에 포함된 작은 원망, 그래도 굳이 굳이 섞이는 사람들을 이렇게 차분하고 강렬하게 그릴 수 있을까
소설이 주는 진동을 다시금 느꼈다.

°

책을 열자마자 <가벼운 점심>이라는 단편과 맞이한다.

아무생각없이 펼쳤다가 스타벅스에서 우는 여자가 되었다.

훌쩍 떠난 사람을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가여워도 해보는 또 너무 가까이 가고싶어하지 않으면서도 궁금해하는 이야기.

당신이 미운지, 미워해야 하는지, 사실은 밉지 않은데 원망은 하지만 당신이 살아만 있다면 다행이라는 마음

모순된 감정이 엄청난 설득력으로 이어진다.

<가벼운 점심>은 스무살이 넘은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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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사토 신이치 지음
우윤식 옮김
한겨레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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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사에서 CS업무가 있었다.
당연히 여러 트러블이 있었고 고령자의 이해하기 어려운 컴플레인도 많았다.

나는 ˝고령자씨는 왜 고집이 세고 화가 많을까?˝

이 문장을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다.


📢 만듦새

직관적이어서 좋다. 시인성 좋은 노란색에 커다란 물음표. 그 위에 앉은 고령자

표지만으로 모든 걸 설명한다


📢 리뷰/감상


- 아내와 사별한 남편이 금방 아내 뒤를 따르는 까닭은?
- 왜 운전대를 놓지 못할까?
- 자기에게 불리한 기억은 쉽게 이유

등등 이 책에는 고령자에 대한 아주 유용하고 궁금한지도 몰랐던 질문이 많다.

이 질문들에 대한 과학적/사회적 답변을 일러준다.

꽤 낯선 용어가 많이 등장하지만 꼼꼼히 설명해줘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얕고 넓은 사회적 상식을 보충하며 고령층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돕고 있는 느낌.

각 질문에서는 노년, 나이듦에 대한 편견을 엿볼 수 있고 답변에서는 이 편견에 대한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준다.

˝초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노년 마음 수업˝이라는 소개글은 정말 정말 정확한 카피였다.

이미 노년에 다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도도 올라가지만
스스로 나이듦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공포를 엿볼 수 있다.

노년과 (내가)나이듦에 대한 올바른 시선과 대처법을 알려주어서 특히나 신선한 느낌이었다.

청소년에게도 물론 좋겠지만 20대 후반부터 고령자 직전까지의 사람들에게 모두 권하고 싶다


#고령자씨지금무슨생각하세요 #우윤식 #한겨레출판 #사토신이치 #고령자 #사회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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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우주 한 조각>

지웅배 지음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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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받은 책,
두꺼워 보였지만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과학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만듦새

크고 튼튼한 양장.
파란색 가름끈이 추억을 소환한다.
들고 다닐 책은 아니고 침대 옆에 두고 한쪽씩 읽으면 매일 독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감상

내가 가진 가장 예쁜 그림책이 되었다.

1년간 매일 한 꼭지씩 읽을 수 있도록 365개의 우주 사진과 사진에 얽힌 비하인드가 실려있다.

우주 사진 비하인드라고 해서 내가 모르는 말 투성이일까 걱정했지만 지웅배 박사님은 괜히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아니다.

물론 모르는 단어가 나오긴 한다. 그럴때는 친절히 설명되어 있어 굳이 책 읽는 걸 멈추고 네이버를 켤 필요가 없었다.

외계인에 대한 음모론부터 신기할 정도로 선명한 물음표 모양 성운까지 센스있게 알려준다. (+ 과학 상식은 당연)

최근에 봤던 책 중 가장 나이를 안 타는 책이다.
그림책을 읽어줘야 하는 아이들에게도 우주 사진을 보여주면서 한 꼭지씩 읽어주면 특별한 그림책이 될 것 같다.

우주 에세이집이라고 소개하는 책이지만 나는 우주 명상 에세이집이라고 부르고 싶다

현실이 어려운 어른들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현실을 초월하게 해주는 독특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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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전건우 조예은 리단 정지음 임선우 지음
앤드 펴냄
앤드 앤솔로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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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전건우만 보고 이건 되는데? 싶었으나
정지음이 <젊은 adhd의 슬픔>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임선우가 <유령의 마음으로>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리단이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이건 우량주다!


만듦새

곰돌이가 너무 귀여운데 이 자식 눈이 시커매서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곰돌인데 도발적인 느낌을 줘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상

인결장애를 소재로한 앤솔로지. 특이하면서도 나같은 책덕 군침 돌게 한다.
각 작품들이 개별적으로 빛난다. 이틀만에 완독할만큼 작품마다 흡입력이 좋다.

인격장애를 다루는 만큼 스릴이나 반전같은 재미도 물론 있었고 스스로를 생각해보게 되는 지점도 있었다. 그래서 가장 읽기 힘들었던 작품은 리단 작가님의 <레지던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경계선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것 같은데 꼭 병증까지 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가지고 있는 비뚤어진 자존심이나 히스테릭함을 너무 선명하게 그려서 “저는 왜 저격하시는건가요? 작가님” 이렇게 묻고 싶었다.

나의 만족을 위해 희생하지만 불쌍한 나, 나르시시즘,

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전 없었을 거예요. 그 말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다. 사람들이 선희에게 느끼는 모든 종류의 매력은 다름 아닌 내 오랜 노력과 양보와 희생의 결과라고 나는 자부했다.


병적인 질투, 리플리증후군

“안리가 싫대.” 라는 대사를, 사는 동안 무수한 아이들에게 들어 본 정원이었다.


흐려지는 현실검증능력

사이코패스 살인마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건 남자 캐릭터가 그만큼 생생하다는 뜻이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 따위 서슴지 않는 그 남자가 멋있어 보였다.


히키코모리

지난 6년간 아버지는 방에 갇힌 수를 위해 매일같이 저녁 식사를 차렸다. 수는 아버지가 잠든 새벽이면 방에서 나와 식사만 하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해 왔다.


자살사고

나는 죽고 싶었는데, 그게 내 인생에서 처음 든 생각이 아니라 언제나, 항상, 가만히 있으면 내게 침입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안일하게 굴었다. 고작 이런 것으로 죽지 않을 거라 과신했던 터였다.

장르소설을 읽듯 즐겁고 빨리 읽을 수 있지만 어느 한 챕터만큼은 아픈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라 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소설의 효과가 세상과 나에 대한 이해라면 아주 충실한 책

특정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읽고 아…나는 이런 요소에…뼈를 맞는구나 하는 새로운 충격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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