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을 ??하라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케리 스미스 지음, 김여진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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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림책을??하라 - #캐리스미스 #김여진

 



117#도서지원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환경을 조성해주는 방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기를,

어디서든 쉽게 책을 만지고, 또 들춰보고, 자유롭게 펴볼 수 있도록 책을 여기 저기에 널브러뜨리라고 이야기합니다. 단순히 늘어놓는 것이상으로 이 말들을 해석해주길.

 

제 딸은 생후 3~4개월 때부터 책을 가지고 놀았어요. 제가 육아 초반에 강한 FM엄마 스타일이었는데 저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거든요. (아이가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는 거의 안사줬던 것 같아요, 제가 안 사주니 어른들이 자꾸 사주시더라고요. 지금 8살이나 됐는데도 시부모님들은 아이가 놀러가면 꼭 장난감을 사주세요) 집에 장난감은 없는데 책이 좀 있었어요. 당시 기탄에서 나온 하드북 전집이랑 프뢰벨 전집 몇 권을 얻어놓은게 있어서 아이가 노는 거실, 소파앞에 주르르 늘어 놓았어요. 아이는 곧잘 책을 가지고 놀았어요. 넘기는것도 잘 안되서 그냥 들고 던지기도 하고 츄릅 츄릅 빨아 먹기도 하고.

 

6~7개월 때부터는 페이지를 넘겨서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말그대로 종이만 넘길 뿐 다른 의미는 없었지만 저에게는 꽤 의미있는 행위였어요. 책장 앞에 앉혀 놓으면 책장 안 책들을 모조리 꺼내서 책 속에 파묻혀 있기도 했고, 넣고 빼고를 반복하면서 책을 잘 가지고 놀았어요. 세 돌이 될 때까지도 촉감책들을 무척이나 애정했고요.(헝겁, 비닐류)

 

돌이 지나면서는 책으로 노는 활동이 현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아이가 책과 함께 하는 사진들은 정말 많이 찍어놨었는데, 유리창에 붙이는 책꽂이가 있어서 거실 베란다 통유리에 수십권의 책을 꽂아두고는 아이와 함께 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아이는 수시로 책을 꺼내 들었고, 그 책들을 이용해 많은 놀이를 했지요. 온 방안에 빽빽하게 펼쳐놓고는 징검다리 뛰듯 책 위를 뛰어 다녔고(이때 책이 참 많이도 찢어졌지요), 큰책들을 세워 판자처럼 이용해 뽀로로 친구들의 집을 만들어 놓기도 했어요. 간식을 먹을 때는 꼭 책장 앞에 상을 펴놓고 먹게 했어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들을 바라보며 간식을 먹었고, 지금도 뭔가를 먹을 때면 꼭 책을 집어드는 버릇이 있어요.

 

그렇게 책을 가지고 놀면서아이는 책과 친해진 것 같아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아이가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들여다보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렇다해도 괜찮았어요. 책을 들여다보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에) 아니더라고요. 아이는 책을 읽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도 페이지가 넘어가면 수 초 동안은 그림들을 쭉 훑어봐요. 그림들을 쭉 훑어보고서야 귀퉁이에 적힌 글들을 천천히 읽어요. 아이에게 책은 읽는도구가 아닌 들여다 보는또는 가지고 노는도구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 <이 그림책을 ??하라>를 읽고 나니 마음속에 파스텔 빛깔의 커다란 솜사탕이 들어 앉은 것처럼 봉봉거려요. 모든 아이들이 그림책을 대하는 마음에 이보다 더 따뜻한 조언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책들에겐 비밀스러운 소원이 있어.

움직이고 싶고,

춤추고 싶고,

모험하고 싶고,

온갖 방법으로 누군가가 읽어 주길 바란다고.

세상의 모든 책들은 이런 생각을 해.

 

책은 네가 읽을 때마다 다른 책이 돼.

너도(바보 같은 너, 기분 좋은 너, 슬픈 너, 말 없는 너) 매번 달라지니까.

 

많이 사랑받은 책은 무척 너덜거릴거야.

이 책은 어때보여?

낡은 책을 강아지 귀라고 부르기도 하는 거 알아?

많이 읽어서 나달나달해진 책 귀퉁이를 뜻하는 거래.

넌 책을 어떻게 사랑해 주었니?

 

어떠세요? 책이 책이 아닌 더 끈끈한 무언가로 다가오지 않나요? 아이에게 강아지 귀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을 강아지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이 책은 저에게 어린이용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이예요.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는 분이시라면, 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이 그림책을 넌지시 식탁위에 올려 놓기로 해요. 책은 읽어야하는 것이 아닌, ‘사랑해주어야 할 무언가라는 걸 아이들에게 넌, , 시 알려주자고요.



 

#그림책추천 #그림책 #초등저학년그림책 #4-6세그림책 #그림책으로크는아이들 #우리학교출판사 #책사애 #책벗뜰 #양산어린이독서회 #양산 #서창 #그림책읽는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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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나입니다
윤아해 지음, 정인하 그림 / 노란돼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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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그냥나입니다 - #윤아해 #정인하



 

111#도서지원 #노란돼지

 

아주 오래전, 책을 읽다가 여류작가라는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한 날이 있었다. 책은, 남성 작가들에게는 남류작가라 칭하지 않는데 꼭 여성작가에게만 여류라는 수식어를 붙인다고 토로했고, 그 외에도 미망인이랄지, 여교사랄지(남중(학교)라 하지 않는데 여중(학교)라 칭하는 것도 한번쯤은 생각해볼 법하다)... 불필요한 의미로 호칭되는 몇 개의 단어들을 인지하게 되었다.

 

 

인지하고 난 후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 보였다. 평등과 차별의 의미를 깊게 파들어가지 않아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상어들 속에서는 거품처럼 봉긋 솟아있는 불필요한 표현들은 걷어내야지. 그런 마음들은 아이를 낳고 난 후 눈덩이처럼 커졌다.

 

 

아이가 3살땐가, 친하게 지내는 남자 아이네 집에서 놀다가 같이 목욕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아이는 남자 아이의 음경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울먹이며 이야기 했다.

나는 왜 그게 없는거야! 엉엉~”

 

 

주먹을 불끈 쥐고 제대로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었다. 아이가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먹으면서부터는 줄기차게 이야기했다. “출산을 제외하고는 남자와 여자가 할 수 있는 일들에는 전연 차이가 없단다.”

 

 

남자와 여자가 할 수 있는 일들에 관해 이 책 <나는 그냥 나입니다>로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왜 여자만 다르게 부르는 걸까요?에서 단순히 그쳤다면 크게 아쉬웠을 것이다. 책은 아니에요. 남자들도 다르게 부르는 걸요.’라며 무용수와 유치원교사, 승무원, 주부까지 자가 붙는 호칭까지 두루 담아 아이들의 시각을 넓혀주고 있었다.

 

 

어느 것에도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들에 진심을 담아 일하는 수 많은 여성과 남성들을 응원하며, 미래의 나의 아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엇가에 가로 막히는 일 없이 지금보다는 한뼘, 아니 열뼘 쯤 더 높아진 의식과 세상 속에서 살아가길 희망해본다.

 

 

#그림책추천 #초등그림책 #저학년그림책 #그림책 #평등 #책사애 #책벗뜰 #양산어린이독서회 #양산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서평 #북리뷰 #그림책읽는엄마 #양산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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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푸른 꿈
장은혜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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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푸른꿈 - #장은혜



 

111#도서지원 #크레용하우스

 

 

각자의 자리에서 비로소 빛나는 것들을 떠올려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황금색 점박이 재규어의 동그란 눈망울을 들여다보노라니 지난 시간 무수히 많은 유리 상자 속의 동물들이 생각난다.

 

신기하다고 느꼈던가? 갇혀있는 그들을 보고 나의 안전을 안도했던가?

 

동물의 수를 으로 세는 어느 작가님의 글들을 보며,

 

지구를 구성하는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자리는 미처 생각지 못하는 아이와의 대화속에서

 

이 책 속 재규어의 지그시 감은 눈이 떠올랐다.

 

딸아, 재규어가 원래 살아가야 하는 곳은 어딜까?”

.

.

.

 

세찬 비바람이 쏟아지는 것을 두려워 하짐=지 마라, 그 비 덕분에 우리들이 살아가는 거란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새가 있다, 간절히 바라면 마음 속 새가 하늘의 별들에게 편지를 전해 준단다.

.

.

.

 

딸아, 재규어가 마음속 새에게서 하늘로 보낸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시커먼 밤하늘을 빼닮은 엄마 재규어가 들려준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곳 지구가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 소중한 지구에서 숨을 내쉬는 모든 생명체들이 각자의 자유와 행복을 영위할 권리를 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인다. 하다 못해 움직이지 못하는 바위에게도 그 자리에 있을 권리를 줘야 하듯이 말이다.

 

딸아, 여전히 유리 상자 속에 살고 있는 다른 동물 친구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래, 그래, 같이 기도해 주자꾸나.

 

 

#그림책추천 #동물 #자유 #푸른꿈 #재규어 #책읽는엄마 #그림책 #책사애 #책벗뜰 #양산어린이독서회 #양산독서모임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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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토론 배틀 - 생각이 커지고 입이 열리는
박점희 지음 / 애플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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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토론배틀 - #박점희

 

1030227p. #도서지원 #애플북스 #비전비엔피

 

매월 첫째, 둘째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독서회를 하고 있다. 시작은 단순했다. 딸아이의 친구들을 모아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 딸린 자그마한 강의실에서 1시간에 대관료 8000원을 주고 시작했다. 가까이에 사는 친구들이라 부담없었고, 또 독서회 자체도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진행했다. 한가지 중요하게 생각했던건,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제공이었다.

 

아이들의 말은 아름다웠다. 아이들의 말 속에서 마흔이 넘은 내가 자극을 받기도, 감동을 받기도,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그런 아이들과의 시간들이 너무나도 좋았다. 후기를 기록해 sns에 올렸는데 그걸 본 주변 엄마들이 또 반응이 왔다. 그래서 하나의 클라스를 더 만들었고, 지금까지 죽 이어져오고 있다. (지금 또 문의가 많아 한 클라스를 더 꾸렸다. 진정으로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좋은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나의 독서회는 미리 준비한 발제를 기반으로 아이들에게 여러 질문들을 한다. 책 속에서 보여지는 의미들을 찾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질문하면 아이들은 순수하고도 솔직하게 많은 말들을 꺼내놓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기들끼리 그말의 진위를 따지고 들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데 그런 순간이 바로, <신나는 토론 배틀>의 순간이 아닌가 싶다.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러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따금 아이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근거를 대고 결론을 도출하는 토론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그럴 때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 <생각이 커지고 입이 열리는 신나는 토론 배틀>에서는 중요한 3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첫 째, 토론의 형식과 방식이다. 자기 생각을 냅다 자신 있게 말하고 주장하는 것이 토론이라고 생각했는데 토론을 구성하는 여러 요인들을 살펴보며 토론의 재미를 아이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실제 글에서는 가정 내에서의 토론방법에 대해 지연스럽고도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는데 두 사람의 주장을 읽고 이 토론이 무엇에 관한 토론인지를 유추해보는 시간이 퍽 재미나게 다가왔다. (놀이식으로 진행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추천한다.)

 

둘 째, ‘가정에서의 자연스럽고도 의미 있는 토론방식이었는데 65p에 제시된 오늘부터 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주세요를 통해 관심있어하는 주제 정하기, 자료 수집하기, 관련 이슈들에 대해 생각 나누기, 다양한 입장에 대해 결론 내리기등 막연하기만 했던 토론이 부담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얻어지는 메시지가 컸다. 103p.에서 주의할 점을 이야기 하는데 아이들이 읽은 책이나 가족 여행같이 일상에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으나 주의할 점은 잔소리나 꾸지람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대화법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는 구절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내가 진행한 문해력 특강때에도 부모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휘력 발달에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인 어른들과의 대화에 참여하기에서 평상시 아무 생각없이 주고 받는 일상어들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고급어휘를 곁들어 의미있게 대화하라고 말해드리고 있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져야 할 것은 바로 어른이자 부모인 나의 말과, 대화법인 것이다.

 

마지막 세 번 째로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호칭과 언어예절이다. 단순히 존대어를 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토론의 순서에 따라 질서 있게 말하는 법, 몸짓이나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까지 말을 나누는데에 있어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들이다. 토론은 결코 혼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상대가 있어야지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상대의 의견이 틀림이 아니라 내 생각과 다름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책의 에필로그에서 초등부터 토론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발표실력, ppt발표, 논술공부, 글쓰기등 직접적으로 이런 교육을 떠올리며 걱정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문제를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 주장을 논리에 맞게 풀어가는 논증력, 자기의 생각을 글로 풀어갈 수 있는 표현력, 그리고 나만의 전개 방식 등의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 바로 토론교육이라 강조한다.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와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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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 철학
이인 지음 / 그린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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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47>#게으르게읽는제로베이스철학 - #이인

 

1029328p. #도서지원 #그린비

 

81년생인 나는 2000년 밀레니엄에 맞춤맞은 20살이 되었다. 200020이라는 숫자의 조합은 꽤 매력적이었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고(열린 것 같았고) 나의 세상은 끝난 것 같았던 시기였다. 끝난 내 세상 속에서 하릴없이 책을 많이도 읽었다. 한국소설에 막 눈을 뜨기 시작했고,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읽는 책이랄지 저자가 추천하는 책이랄지 그렇게 책 속의 책들을 마구잡이로 찾아 읽었던 시기였다. 그때, 작은 문고본 책을 하나 샀었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문지스펙트럼 7-003권에 해당하는 플라톤의 <항연>이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을 어떠한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손바닥보다 조슴 큰 책을 읽으며 사랑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찰을 해볼 수 있었다. 기억나는 부분은

 

아폴론은 사람의 얼굴을 돌려놓고 온 신체의 피부를 오늘날 배로 불리는 부분으로 당겨서, 마치 염낭을 묶듯이, 배 중앙에 하나의 주둥이가 만들어지도록 단단히 묶었다네. 이 주둥이가 바로 우리가 배꼽이라 부르는 부분이라네.(...) 그때 아폴론은 배꼽 주위에 약간의 주름을 남겨 놓았는데 그것은 인간들이 예전의 자기 상태에 대한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네. 이렇게 인간의 본래 상태가 둘로 나뉘어졌기 때문에, 그 나뉘어진 각각은 자기 자신의 다른 반쪽을 갈망하면서 그것과의 합일을 원하게 되었다네. 그래서 그들은 팔로 상대방을 껴안고 서로 얼싸안으며 한 몸이 되기를 원하고, 상대방 없이는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아서 굶주림 또는 무기력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네.’(향연-사랑에관하여 85p)

 

뭔가 굉장히 커다란 사실을 알아차린것만 같았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살아가는 이 현재(현실)에서 알 수 있는 것들은 정해진 것들이고, 획일화되어 있는데 아주 오래전 선인들이 하는 말들 속에서 지금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깨달을 기회를 얻을 수 있겠구나. 그것이 철학이라면 나는 앞으로 철학책들을 좀 더 가까이 해봐야겠다 싶었고 이후에도 줄곳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았더랬다.

 

철학이라는 학문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하는 허무맹랑한 것만 같은 말들 속에서 작게나마 질문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혹은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그런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 <게으르게 읽는 제로베이스철학>은 오래전 나의 구미를 당겼던 그 새로운 사실(진실)들을 선사해주었다. 나에게는 새롭지만 끊임없이 연구되어지고, 추앙되어지는 여러 가설과 문제들이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31일동안 읽을 수 있는 챕터별 플렌으로 총 31명의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 이안님은 대여섯장의 지면에 철학자 한 명, 한 명의 속깊은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이해하기 쉬운 문장들로 옮겨놓았다.(여태 읽은 철학입문서중에 가장 좋았다)

 

겉핥기식의 단순한 개요 이상으로 철학자의 특징과 그들의 이론을 정확하고도 매끄럽게 잘 표현해준다. 사회학 개념들이나 용어들에 버벅대는 나인데 이 책은 이상하리만치 선뜻 이해가 되고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해보면 그 철학자가 설파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보다 쉽게 이해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챕터 별 소제목 속 중요한 개념설명이었는데 그 단어들을 떠올리며 전체적인 내용들을 이해하는데 너무나도 용이했다.

 

에필로그의 저자님이 말씀하셨다. “책 한권을 횡단한 김에 더 나아가 볼 것을 권합니다. 가슴을 뛰게 한 철학자가 있다면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발길을 옮겨봅시다. 읽어내기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조차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철학을 이해하려면 애끓음이 있어야 합니다.” 저자님이 결국 바라는 바가 이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맞다면 저자님은 (나에게만은) 성공이다.

 

책을 읽어나가며 후속으로 꼭 읽어보고싶은 책들에 포스트잇을 붙였었다.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의 <가다머 고통에 대해 말하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슬픈 연대>, 미셸 푸코의 <감시와 차별>이다. 내년 긴호흡으로 읽을 책을 선별하는 중인데 그 중 이 책들을 후보에 넣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출판사 그린비에서 서평제안을 받았을 때만해도 내가 무슨 깜으로 철학서를 읽나쭈그러들었는데 결국 이 책으로 나의 철학은 20대에 처음 읽은 <향연>처럼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단순한 개괄이 아니라는 것, 이 책으로 말미암아 분명히 이어지는 독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추천한다.

 


#철학 #교양 #인문 #제로베이스철학 #동네서점에디션 #그린비출판사 #책추천 #책서평 #북리뷰 #철학입문서 #책사애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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