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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더불어 사는 이야기집을 짓다 - 이야기 창작의 과정
황선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 ‘문학과 지성사’로부터 서평단의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어린이와 더불어 사는 이야기집을 짓다 - 황선미
‘동화 창작론’이라 해서 단박에 신청했던 책이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글쓰기에 필요한 소스를 얻고 싶은 마음이었다. 거기서 조금 더 건져 낼 수 있다면 어린이를 위한 문학은 어떻게 쓰여야 하고 또 만들어져야 하는지, 철학적 의미까지 톺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기대도 있었다.
반대로 뒤집어야 한다.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학의 가치와 방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린이 그 자체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시선으로 시작한다. 그 두 챕터를 읽는 동안 마음이 바뀌었다. 동화를 창작하는 그러니까 글을 쓰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받아든 책은 그것을 쓰는 사람, 즉 나를 향해 무수한 손전등을 비춰주고 있었다. 전에 없던 스포트 라이트였고, 하나의 불빛이 아니었다.
동화는 작가가 사회의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 어린이라는 존재와 더불어 접근하는 문학이고, 어른과 같은 공간에 놓인 어린이 편에서 사유하는 문학이며, 어린이는 어린이만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문학이다. 이것이 창작에 앞서 먼저 짚어야 할 요점이다. 13
‘어린이만의 시각으로’ 에서 눈길이 멈춘다. 책에서처럼 어린이가 볼 책을 어린이가 아닌(그런 책도 있지만) 어른이 쓰기 때문에 놓치게 되는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를 향한 문학적 가치를 그것을 쓰기로 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체크 해야 한다. 사회속 하나의 대상을 너머 온전히 주체가 되어야 하는 존재다. 문학이 그것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어른 중심의 시선이 아닌 어린이의 편, 어린이의 입장을, 그것의 가치를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
이 책에서 특히나 좋았던 지점은 동화를 쓰기로 한 이유를 스스로 떠올려 볼 수 있게 해주는 지점이었다. 분량이 적어서, 어려운 단어나 문법, 구성 없이도 손쉽게 쓸 수 있어서, 글을 접하는 대상이 ‘어린이’라서. 이런 것에서부터 어린이와 어른을 구분하고 있다. 어른 책은 어려운데 어린이 책은 쉽다? 소설은 쓰기가 복잡한데 동화는 간결하다? 소설은 교훈이나 가르침을 우선에 두지 않지만 동화는 뭔가 끊임없이 가르치려 한다.
어린이도 어른이 보는 것을 가감없이 보는 게 현실이다. 당연히 보고 듣고 느끼는데 그것에 대해 어른처럼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을 설명하는 데 집요하지 못한 존재가 바로 어린이다. 32
그래서 우리는, 우리 어른은 무엇에 가치를 두고 동화를 써야 하나? 어느 구절에서 본 단어가 기억난다. ‘신중’,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신중하게 쓰고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 쉽지 않다. 만만치 않다. 어린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소소하지 않다. 그것을 그런 어린이들이 보는 책을 신중하게 쓰고, 신중하게 권하고, 신중하게 들여다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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