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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하라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케리 스미스 지음, 김여진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0월
평점 :
#이그림책을??하라 - #캐리스미스 #김여진

11월 7일 #도서지원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환경을 조성해주는 방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기를,
어디서든 쉽게 책을 만지고, 또 들춰보고, 자유롭게 펴볼 수 있도록 책을 여기 저기에 널브러뜨리라고 이야기합니다. 단순히 ‘늘어놓는 것’ 이상으로 이 말들을 해석해주길.
제 딸은 생후 3~4개월 때부터 책을 가지고 놀았어요. 제가 육아 초반에 강한 FM엄마 스타일이었는데 저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었거든요. (아이가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는 거의 안사줬던 것 같아요, 제가 안 사주니 어른들이 자꾸 사주시더라고요. 지금 8살이나 됐는데도 시부모님들은 아이가 놀러가면 꼭 장난감을 사주세요) 집에 장난감은 없는데 책이 좀 있었어요. 당시 기탄에서 나온 하드북 전집이랑 프뢰벨 전집 몇 권을 얻어놓은게 있어서 아이가 노는 거실, 소파앞에 주르르 늘어 놓았어요. 아이는 곧잘 책을 ‘가지고 놀았’어요. 넘기는것도 잘 안되서 그냥 들고 던지기도 하고 츄릅 츄릅 빨아 먹기도 하고.
6~7개월 때부터는 페이지를 넘겨서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말그대로 종이만 넘길 뿐 다른 의미는 없었지만 저에게는 꽤 의미있는 행위였어요. 책장 앞에 앉혀 놓으면 책장 안 책들을 모조리 꺼내서 책 속에 파묻혀 있기도 했고, 넣고 빼고를 반복하면서 책을 잘 가지고 놀았어요. 세 돌이 될 때까지도 촉감책들을 무척이나 애정했고요.(헝겁, 비닐류)
돌이 지나면서는 책으로 노는 활동이 현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아이가 책과 함께 하는 사진들은 정말 많이 찍어놨었는데, 유리창에 붙이는 책꽂이가 있어서 거실 베란다 통유리에 수십권의 책을 꽂아두고는 아이와 함께 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아이는 수시로 책을 꺼내 들었고, 그 책들을 이용해 많은 놀이를 했지요. 온 방안에 빽빽하게 펼쳐놓고는 징검다리 뛰듯 책 위를 뛰어 다녔고(이때 책이 참 많이도 찢어졌지요), 큰책들을 세워 판자처럼 이용해 뽀로로 친구들의 집을 만들어 놓기도 했어요. 간식을 먹을 때는 꼭 책장 앞에 상을 펴놓고 먹게 했어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들을 바라보며 간식을 먹었고, 지금도 뭔가를 먹을 때면 꼭 책을 집어드는 버릇이 있어요.
그렇게 책을 ‘가지고 놀면서’ 아이는 책과 친해진 것 같아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아이가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들여다보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렇다해도 괜찮았어요. 책을 들여다보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에) 아니더라고요. 아이는 책을 읽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도 페이지가 넘어가면 수 초 동안은 그림들을 쭉 훑어봐요. 그림들을 쭉 훑어보고서야 귀퉁이에 적힌 글들을 천천히 읽어요. 아이에게 책은 ‘읽는’도구가 아닌 ‘들여다 보는’ 또는 ‘가지고 노는’ 도구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 <이 그림책을 ??하라>를 읽고 나니 마음속에 파스텔 빛깔의 커다란 솜사탕이 들어 앉은 것처럼 봉봉거려요. 모든 아이들이 그림책을 대하는 마음에 이보다 더 따뜻한 조언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책들에겐 비밀스러운 소원이 있어.
움직이고 싶고,
춤추고 싶고,
모험하고 싶고,
온갖 방법으로 누군가가 읽어 주길 바란다고.
세상의 모든 책들은 이런 생각을 해.
책은 네가 읽을 때마다 다른 책이 돼.
너도(바보 같은 너, 기분 좋은 너, 슬픈 너, 말 없는 너) 매번 달라지니까.
많이 사랑받은 책은 무척 너덜거릴거야.
이 책은 어때보여?
낡은 책을 “강아지 귀”라고 부르기도 하는 거 알아?
많이 읽어서 나달나달해진 책 귀퉁이를 뜻하는 거래.
넌 책을 어떻게 사랑해 주었니?
어떠세요? 책이 책이 아닌 더 끈끈한 무언가로 다가오지 않나요? 아이에게 ‘강아지 귀’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을 강아지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이 책은 저에게 어린이용 「소설처럼 – 다니엘 페나크」이예요.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는 분이시라면, 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이 그림책을 넌지시 식탁위에 올려 놓기로 해요. 책은 ‘읽어야’하는 것이 아닌, ‘사랑해’ 주어야 할 무언가라는 걸 아이들에게 넌, 지, 시 알려주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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