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부자 - 내가 가진 말이 곧 내가 가진 자산이다 better me 4
김도연 지음 / 언더라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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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말은 두둑한가요?

말의 부자 / 김도연

말을 해야 하는 과정을 한번 떠올려본다. 혼자라면 굳이 말이 필요치 않을테다. 둘 이상의 존재가 소통을 하기 위해 말이 필요했을 것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정교해져 간 것일테다. 그렇게 ‘정교’해지는 과정에서 어느새 익숙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노력을 멈추게 되면 딱 거기까지가 사고의 전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가 하는 말, 그것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본 경험이 얼마나 되나? 주로 하는 말은 어떤 말들일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일까? 어떤 말에 영향을 받으며 나의 말은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나?

‘말은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자산이라는 단어를 만나니 내 말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진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존경하는 인사들의 강연을 챙겨 들으며 질 좋은 언어들을 늘 읽고 들으며 지내고 있다. 정제된 문구가 유려하게 나열된 책을 읽으면서도,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을 겸비한 각 분야 지식인들의 강연으로 배를 채우듯 지적 허기를 채우고 있으면서도 정작 내 앞에 선 작은 아이에게 함부로 내뱉은 말은 어떤 말이었으려나.

관계를 비단 인간관계로만 한정해서 생각하면 아쉬울 수 있다. 나를 포함한 세상과의 관계에서도 나는 어떤 언어로 그것들과 소통 하는지도 함께 아울러 생각해 보면 좋겠다.

다양한 사례와 상황을 심리적 용어로 해석해 이후의 솔루션을 꽤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책이다. 명제만 던져 두고 의미만 파헤치기 보다 여러 상황의 대화 방법과 적절한 언어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어 세세한 지점에서의 지난 나의 말을 지속적으로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은 말도 ‘공부’해야 하고, 끊임 없이 갈고 닦아야 한다 강조한다. 갈고 닦는 방법으로 기록하기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7주, 4주 플랜같은 실제적인 대안도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도전해보고 싶은 플랜으로는 ‘수고 했어 4주’ 플랜이다. 하루 아침에 일상이 변화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저금을 하듯 말자산을 늘려간다면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가진 말을 자산으로 자유로워질 날들을 떠올려 보며 오늘도 내가 할 말들을 곱씹어 본다.

#책사이애29 #언더라인 #말의부자 #김도연 #책선물 #심리학 #언어 #관계 #어휘력 #책벗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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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풋사과
단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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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풋사과 / 단요

#도서지원

최근 읽은 책들이 하나의 궤로 엮이고 있다. 3월 초 아이들과 읽은 독서회 도서에서도 ‘폐허’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그 후’의 일상을 이야기 나누었고, 이번 주 꺾인 올리브 나무가 마당을 지키고 선 집으로 모두를 잃은 이들이 모여드는 소설을 통해 ‘돌이켜지지 않는 삶’에 대해 무겁게 이야기 나누었다.

그리고 오늘, 사고로 유령이 된 엄마가 다섯 살의 어린 아들에게로 가 엄마가 없는 삶을 잘 살아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영원한 작별을 고하는 그림책으로 독서회를 했고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에 대해 숙연한 분위기로 여러 말을 나누었다.

그간의 책과 그것을 이야기 나눈 시간들을 쭉 돌이켜 봤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는 일, 1이었던 대상이 0이 되는 순간과 조우하는 일. 이 모든 일들에 우린 그저 ‘받아들이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덤덤히 받아들여 본다.

“사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어요. 곁에 있어준다는 마음도, 용기 내 건넨 위로도. 그 모든 것들이 그 당시 저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를 그러해서 그 일들이 시간에 묻혀 사그러 들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요.”
- 오늘 ‘상실’을 이야기하며 마주 앉은 책벗이 한 말이다.

소중한 걸 잃은 이에게 필요한 건 사실 없다. 잃기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바엔 모든 것들이 의미 없다. 해서, 바라지 않기로 한다. 그 아픔에 감히 기웃거리지 않기로 한다. 선재와 건우는 결코 치유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불행한 것이냐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될 수 없고, 무너진 마음이 다시 일으켜 세워지지 않는다 해서 세상이 어떻게 되진 않기 때문에. 고로, 나는 그들의 아슬아슬하지만 그런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 위태로운 여정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것이다.

#책사이애 #책벗뜰 #단요 #성냥과풋사과 #트라우마 #상실 #장편소설 #위즈덤하우스 #신간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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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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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 그 자체로

마시멜로 이야기 / 호아킴 데 포사다 · 앨런 싱어

#도서지원
@deepwide.official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성공하는 아이들은 대개 더 착하거나 강인한 아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유혹을 다른 모습으로 바꾸거나, 관심을 다른 활동으로 옮기는 데 능숙한 아이들이다. 다시 말해, 자기조절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에 가깝다. 10p

마시멜로 테스트를 모르는 이는 없다. 15분을 참은 아이들은 나중에 보니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더라! 단순해 보이는 결과에는 사실 많은 제약과 해석이 존재한다. 오래전 읽었던 책을 십수 년이 지나 다시 읽는 마음에는 양육자라는 역할에서의 시선과 단순했던 명제를 조금 비틀어 보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프롤로그 정재승 교수의 서문에서 이미 이 책의 쓸모를 다한 느낌이다. 과학자의 시선을 넘어 세 딸아이의 아빠로서 그가 하는 말들을 통해 다시 읽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어떤 태도로 읽어내야 할지가 보다 더 선명해졌다.

보상을 유예시키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저 참을성과 인내심 만으로 그들이 테스트를 통과(?) 한 이유를 들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15분을 참을 수 있었던 건 무엇에 근거한 것들일까?

책은 아서라는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조너선이 하는 말속에 그 이유들을 모래알처럼 흩뿌려준다. ‘성공이라는 건 원래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 속에서 조용히 쌓여가는 거니까. 79p’ ‘선택지’를 앞에 두고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당장의 만족이나 쾌락을 좇아 주어진 선택지를 모두 잃게 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 다만, ‘남들이 안 하는 일을 꿋꿋이’ 할 수 있을 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과 또 그것에 자연스레 안겨올 다단한 성공의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건 ‘불편함을 마다하지 않’고 ‘눈에 띄는 결과보다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에 강단 있는 목표를 세우면 그때부터는 열정과 평화가 뒤따를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해야 할 일에 열중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거야. 안정적인 사람이 되는 거지.” 133p

눈에 띄게 마음이 평화로워진 마흔 중반의 나에게 한 번 더 용기를 준 책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련의 일들이 때론 무가치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의 선택지는 언제나 go. 내 삶을 ‘성공’과 ‘실패’로 나눌 일은 없겠지만 혹여 누군가에게 ‘성공’한 삶으로 비친다면 그것은 아마도 4시 50분 새벽 기상과 이른 아침 새소리와 함께 호흡하며 달리는 30분의 시간일 것이다. 꾸준함은 그것으로 이뤄낼 무엇이 아닌 그 자체로 이미 의미를 다한 것. 응원한다.

#마시멜로이야기 #호아킴데포사다 #엘런싱어 #성공 #목표 #정재승 #인내심 #스탠포드 #책벗뜰 #책사이애27 #딥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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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16
함설기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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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異常)한 사람들의 이상(理想) 이야기

#도서지원
@changbiedu_book

초능력이라고들 한다. 여기 ‘초’는 ‘뛰어넘는다’는 뜻으로 ‘빼어나다’ 뜻과도 의미가 통한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빼어나다는 건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퍼뜩 마블의 히어로들이 떠오른다. 각자의 특별한 능력, 초능력을 앞세워 지구 방위에 앞선다. 우주를 움직이고 연역한 인간을 구한다. 꽤 멋진 일처럼 보인다. 그렇게 멋진 모습만 떠올리다가 문득, 그의 가족들이 궁금해진다.

가족들은 저들의 정의로움이 혹은 뛰어난 능력이 득일까 실일까?

책은 폭발하는 초능력을 가진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시키자는 움직임에 의도치 않게 자신의 초능력을 알게 된 주인공이 자신을 비롯 초능력자들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 사람들의 혐오에 상처받고 또 자신의 엄마도 폭발로 죽음을 맞은 일을 파헤쳐 가며 자신의 능력을 다르게 이해하며 복구되어가는 이야기이다.

책은 곳곳에서 질문을 걸어온다. 초능력을 갖고 싶어서 갖게 된 것이 아닐 때 그 능력은 무슨 의미를 띠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건 어떤 희생을 감수해야 하나? 그들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삶은 어떤 색채와 온도를 띠나?

책의 말미 그런 말이 나온다. ‘사실 텔레키네시스는 쓰기 나름이야.’ 그 문구에 이 책이 하나의 궤로 연결된다. 곱씹어 보니 아이들의 초능력은 누군가를 해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는 것.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이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지가 더욱이 의미 있지 않을까?

하나의 대상과 그 대상을 둘러싼 무수한 배경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지금 나에게 있는 이 ‘초’능력을 어떻게 휘두를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기로 한다. 우린 모두 어떻게로든 이상한 사람들이고 또 무엇으로든 이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여기 남들이 가지지 못한 초능력을 가진 이상한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이상을 만나보기로 하자.

#이상능력자 #소설추천 #책깃 #창비교육 #교보문고스토리대상 #청소년소설 #책사이애25

웹툰으로도 만날수 있어요!
https://page.kakao.com/content/68777031/viewer/6878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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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부머리 독서법 : 초등 고학년, 청소년 편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지음 / 책구루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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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는 삶

#독후에세이

10년 차 책육아도 매번 새롭습니다. 그래서 ‘다시’라는 단어에 긴장되고 또 설레지요. 지금 저는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무엇을 ‘다시’ 되돌아봐야 할까요?

조금 유난스럽기도 했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청소년기부터 남다른 애서가에 문헌정보 전공, 영유아기 독서생활이 유의미하다는 걸 아는 이상 마냥 편하게만 놔둘 수는 없었지요. 독서모임 강사를 직업으로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삶 전반에 책이 넘쳐흘렀습니다. 육아라고 다를 바 없었지요.

넘쳐흘러도 좋은 건 책만 한 게 없다는, 맹신에 가까운 확신이 있었습니다. 재작년부터는 ‘책육아’라는 말도 모자라 ‘책생활‘, 즉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이 가열하게 책책책! 소리 높여 강조했습니다. 그것을 행하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거나 또 볼썽사나웠을 수 있어요. 알고 있습니다. 독서는 습관이나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그렇게 만들어가기 위해 무엇보다 부모가, 다른 곳이 아닌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며 자꾸만 부모의 잘못을 꾸짖는 형국이었으니 말이죠.

최근 브런치에 발행했던 ‘아이의 책생활’ 글 대부분을 수정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도움이 되고파 딴에는 설명하고 이해시킨다는 게 자아도취적 우격다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책교육과 책생활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나, 끊임없이 고민하며 헤매고 있습니다.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어렵지 않고 편안한, 어떤 아이라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책생활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딱 하나, 이것 하나만은 불변할 진리가 있습니다.

바로 ‘시도’, 매시 매 때 시도하는 책생활은 결코 실패하지 않습니다.

방학 동안 늦잠에 티브이에, 외부 일정이 전무한 긴 잉여의 시간 동안 여간해선 책을 스스로 펴지 않는 아이입니다. 챌린지 참여로 제법 두꺼운 책들을 매일 나눠서 길게 읽고는 있지만 그것 또한 온전히 자력은 아니고요. 이 책 <다시, 공부머리 독서법>을 다 읽은 직후, 오랜만에 바구니를 찾았습니다. (저에게 바구니는 삶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물건이고요) 먼지를 닦아내고 아이가 좋아했던 책 대여섯 권을 담아 소파 귀퉁이에 올려 둡니다.

일어나 거실로 나온 아이가 바구니 속 책을 집어 들지 아닐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바뀐 풍경 속 새로이 등장한 바구니에 눈길은 한번 주겠지요. 꼭 집어 들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책이 여기 있네? 이내 눈길을 돌려 티브이를 켜더라도 괜찮기로 합니다. 돌이켜 본 저의 지난 10년은 매 순간이 그렇게 ‘시도’였을 뿐입니다.

#책사이애22 #최승필 #공부머리독서법 #다시공부머리독서법 #출간8년 #다시한번시도 #돌아보는독서교육 #독서지도 #고학년 #청소년 #아이의책생활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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