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국어가 실력입니다
민성원.심보라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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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라는 밭을 가꾸다

초등 국어가 실력입니다 / 민성원 심보라

책이 좋아 문헌정보학을 전공했고, 현장에서 기간제 사서로 4년이 넘게 일했다. 아이를 출산하고 보니 그간의 배움과 경험이 꽤 쓸모가 있었다. 이용자가 많았던 대출책을 줄줄이 꾀고, 독서지도 과목에서 주야장천 했던 게 지도안을 만들어 시연하는 수업이었으니 나의 아이에게 유능한 독서지도사가 될 자질이 구비된 상태였다. 수순처럼 다양한 그림책을 찬찬히 섭렵해 나갔고, 아동발달학을 배우며 생애 초기 다년간의 경험이 아이에게 무척이나 유의미하다는 결론과 만나 책 육아에 날개를 달았다.

마을 도서관이 키웠다는 스티브 잡스의 잠언을 읽으며 나의 아이 또한 책으로 키워내리라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만 9세, 학년 나이 11세의 지아와 지금도 여전히 책으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이런 독서 교육서는 매 시기마다 달게 읽힌다.

이번 교육서에서 유의미하게 톺은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한다. 국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모르는 학부모님이 안 계실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어떤 의미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글을 아니 책을 읽고, 간단한 질문에 대답도 하고, 두꺼운 책을 척척 읽어내니 문제 될 게 없다. 아이는 책을 곧잘 읽으니 오히려 든든하기까지 하다. 그런 아이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대번에 문제가 드러난다.

그냥 읽기만 하기 때문이다. 언제는 장난감처럼 만지고, 놀이처럼 읽히라면서요? 그래서 나는 ‘책놀이’라는 말은 딱 6살 때까지만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책은 재미로 읽는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놀이’로만 ‘재미’로만 읽어온 아이들은 고학년에 되어도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 읽기를 배워야 하는데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어머님들은 만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국어 교사들이 할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저 읽기만 해서는 아니 되기 때문에!

국어를 초등시기에 잘 잡아 두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한번 다져 놓은 국어 밭은 쉽사리 뭉개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수학, 과학, 사회, 영어 등등은 밭을 잘 다져 놓았다고 계속해서 곡식이 자라지 않는다. 쉼 없이 물을 주고, 싹을 가꾸고 신경을 써야 잘 자라는 반면, 국어는 처음부터 탄탄히 다져 놓으면 이후에도 크게 망가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초등 시기에는 국어에 올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올인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교육법을 제시한다. (내가 시전해볼 방법은 시 외우기와 문제집 병행하기, 목적 설정하고 지문 읽기) 책을 읽으며 새롭게 강의 계획서를 만들어 본다. 한 번 더 강조해 본다. 국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실력일 수 없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제법 쓰는 것으로 국어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 4학년, 지아의 책 생활을 톺으며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고민과 설레는 계획으로 하반기를 기다려 본다. 추천한다.

#책사이애58 #초등국어가실력입니다 #민성원 #심보라 #다산북스 #독서교육서 #국어 #초등국어 #문해력 #책추천 #독서지도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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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 - 2026 뉴베리 아너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오브리 하트먼 지음, 마르친 미노르 그림, 황세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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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읽어야 할 이유

#도서지원
#2026뉴베리아너

죽은 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 / 오브리 하트먼

돌이켜 보면 지난 내 삶 또한 다르지 않았다. 작품 속 무대인 ‘죽은 나무숲’은 우리들 삶에서도 늘 존재했던 장소이다.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과 사랑하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우리도 어쩌면 ‘고아’이지 않았을까?

어쩌다 죽은 나무숲에서 안내자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저 안내자로 살아가는 삶에서 존재의 유용함을 느끼는 클레어에게 어느 날 생강 촉새, 오소리가 나타난다. 몇 번이고 저승으로 보냈는데도 되돌아오는 오소리는 사실 클레어에게는 피하고 싶은 존재이다.

그런 오소리가 자꾸만 말을 걸어온다. 클레어 너는 어떤 삶을 원하냐고. 무엇을 찾느냐고, 어디로 가고 있냐고. 오소리의 물음에 나 또한 같은 마음으로 대답할 말을 떠올려본다. 언제고 죽은 나무숲에 당도한 내가 클레어 같은 죽다만 여우가 살아있는 동안 무엇을 가장 좋아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

죽다만 여우 클레어에게도 분명 아름다웠던 아니 당연하게 주어졌던 삶이 있었을 것이다. 기억나진 않지만, 사실 알고 싶지도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했던 자신의 삶이 마지막 장에 다다르자 진실로 다가온다. 누군가, 어쩌면 나에게도 있었을 부모님에게 나 또한 사랑해 마지않는 존재는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괴물이라 여기며 얼마나 많은 시간 자신을 향한 혐오와 싸웠을까? 측은한 마음도 잠시, 클레어의 이야기, 꼭꼭 숨겨 두었던 진실이 쏟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뻐근해졌다. 착한 영혼은 고통계로 가지 않는다! 온전하게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은 다시 또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렇게 우리는, 이 세상은 돌고 도는 사랑으로, 힘으로 그리고 누군가의 도타운 용기로 조금씩 밝은 쪽으로 나아간다.

책을 한 번 더 읽어야 할 이유가 명백해졌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녀가 미처 다 하지 못한, 문장 사이사이에 꼭꼭 숨겨둔 그녀의 진심을 나는, 다시 또 읽어야 한다.

@wisdomhouse_kids

#책사이애57 #죽은나무숲의죽다만여우 #뉴베리 #오브리하트먼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 #초등고학년 #청소년 #장편동화 #어른동화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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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위기 - AI 시대, 누가 읽고 쓰는가?
크리스토프 엥게만 지음, 김인건 옮김 / 헤이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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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위기 / 크리스토프 엥게만

그들은 읽을 수 있지만, 읽는 행위를 다른 누군가에게 위임한다. ... 먼저 읽은 사람은 다른 사람 앞에서 읽기를 수행하며, 이런 행위는 발표자와 청중 사이의 지식과 성찰의 격차를 전제로 한다.

읽을 수 있지만 읽지 않는 사람들, 이유와 원인을 찾기 전 한번 더 묻게 된다. 읽지 않는 사람을 왜 읽게 만들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읽기를 강요 받는 것인가? ‘읽기’라는 단순하지만(글자만 알면 다 읽을 수 있는데) 단순하지 않은 (글자만 읽는 것으로는 읽기를 이어갈 수 없기에) 행위를 지금 이 시점에서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읽을 수 있지만 더 이상 읽지 않게 된 사람들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해야 하나? 독서모임 진행을 시작으로 ‘독서회 전문 강사’라는 명함의 호칭을 갖게 되기까지 마주쳤던 사람들과 상황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떠올랐다.

읽기의 선험자로서 독자와 청중 앞에서 책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나에게 이 책은 AI 시대를 넘어 텍스트가 갖는 유의미함과 읽기를 위해 선제되어야 할 다단한 태도와 자세,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대해 더욱이 의미 있게 톺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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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 보림 창립 50주년 기념 그림책 내일의 책
조원희 지음 / 보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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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에서 만난 너
하루의 끝 / 조원희

#도서지원
#보림출판사

너무나도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하루가 바쁩니다.
이른 아침 어질러진 소파와 거실을 치웁니다.
아이가 일어날 시간에 맞춰 과일을 씻고, 삶은 달걀을 까고 미지근한 물을 만듭니다.
아이가 집을 나서면 쌓인 빨래를 개고 지저분해진 주방을 정리합니다.
오늘 독서수업이 있는 도서관까지는 차로 40분 거리,
마감해야 할 글의 초고를 음성으로 읊조리며 녹음을 합니다.
운전하는 시간도 허투루 쓸 수 없습니다.
2시간 동안의 수업이 끝나면 입술이 뻑뻑해집니다.
아이 픽업가기 전 1시간 남짓,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책을 읽습니다.
내일 모임이 있어 오늘까지 완독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먹다 남은 과일 짜투리를 담아 뒀던 도시락을 꺼내 먹습니다.
졸음이 몰려 옵니다. 잠시 눈을 붙입니다.
알람시간은 겨우 15분.
정말이지 잠시 눈을 붙이고는 차를 몹니다.
아이를 태우고, 분식집으로 가 간단한 간식을 먹입니다.
오늘까지 반납해야 할 도서관 책들을 반납하고,
마트엘 가서 남편이 먹을 채소를 사옵니다.
집으로 들어와 잠시 숨을 돌리면 아이는 금세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아이가 먹을 음식을 만들어 놓고 저는 뒤늦은 산책을 나섭니다.

해질녘 하늘이 곱게 물듭니다.
이제야 온전히 저의 시간인것만 같습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저는 온종일 바빴으니까요.
지금 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일을 치르며 오늘 처음 한가롭습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연보라빛의 작약이 저를 반겨줍니다.
안녕? 오늘 하루 힘들었지?
늦지 않게 만나서 다행이야.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어디인지 모를, 몸 속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안녕! 고마워. 다정한 말을 건네줘서.
늦게까지 기다려 줘서 고마워.
너 역시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을텐데, 수고가 많아!

하루의 끝에서 만난 작약과 나눈 이야기 속에서
내일 더 중요한 일에 쓸 에너지를 얻습니다.

#하루의끝 #조원희 #내일의책 #보림 #창립50주년기념 #명상 #책사이애 #책벗뜰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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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미술관 - 그림이 불러낸 삶의 고백,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임지영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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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도 미술관이 있다면 어떤 그림(작품)을 걸어 두려나. 저자들의 인생 미술관을 둘러 보고 온 나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미 절반을 지나 버린 내 삶에도 찬란한 장면과 굴곡진 장면들을 피하지도 부끄러워 하지도 않으며 온전한 나를 마주하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인생을 경청하는 시간은 어떤 삶도 같지 아니하고, 생의 모든 순간은 저마다의 빛으로 그것에 충실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배워본다. 지금의 나 또한 실패와 부끄러움, 벅찬 감동과 위태로움, 허무함과 충만함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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