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스콜라 어린이문고 43
곽유진 외 지음, 서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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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 곽유진, 최은옥, 김다노, 우미옥

“너희는 이제 3학년이잖아. 3학년이면 더 이상 ‘어디에 적을까요?’라는 질문 대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지.”

며칠 전 글쓰기 시간에 대답을 적을 칸이 다 찼는데 나머지는 어디에 쓰냐는 말을 3년째 하고 있는 친구에게 내가 한 대답이다. 어디에 적는지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이라면 수년간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다. 자신의 필통을 어디에 놓냐 묻는 아이들 앞에서 불편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각자가 다른 환경에서 커 온 터라 물건을 간수하는 의미에서 어른에게 묻는 것이 일면 타당하고 예의 발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경우는 한 해씩 더해가는 아이의 나이를 콕 짚어 ‘스스로’ 해결하게끔 대답해 주곤 한다.

사실, 잘 알고 있다. 정말로 어디에다 써야 할지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 말인즉 ‘제가 이만큼 많이 썼어요! 한번 봐주세요’라는 또 다른 의미의 너스레이자 자랑인 것이다.(필통 어디에 둘까요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재차 질문하는 것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서야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 책 <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첫 이야기에서 ‘3학년이나’와 ‘3학년 밖에’라는 문구를 보자 기분이 오묘했다. 연령 차별을 운운하던 책을 읽으며 “너 몇 학년이니?” 대신 “너 몇 살이니?”로 대체해서 어린이를 어린이로 바라보자던 내용들에 공감했던 것도 금세 잊고 나의 아이를 비롯 올해로 3학년이 된 어글쓰 친구들에게까지 ‘3학년이나’를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걱정이 밀려왔다.

우리는 서툴고 실수투성이인 행동 앞에서는 ‘3학년이나’ 돼서 그런다며 볼멘 소릴 늘어놓고, 반대로 유능하게 잘 해내는 모습 앞에서는 ‘3학년 밖에’ 안됐는데 이렇게도 잘 하나며 다소 과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그것을 이야기하는 어른의 입장에서는 문제 될 게 없겠지만 열 살의 어린이가 받아들이기에는 일면 억울하거나 속상하지 않을까?

뭉뚱그려 ‘십 대’ 또는 ‘사춘기’라고 명명하기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인 열 살의 아이들을 이제는 조금 더 다른 시선을 바라봐 주고 싶다. 3학년이나 되었다고, 이제는 더 이상 oo 하면 안 된다는 틀에 박힌 말과 시선 대신 아직도 3학년 밖에 안된, 10년 차 어린이들에게 조금은 더 따듯한 시선을 건네 볼 일이다. 10년 전 나도 아무것도 몰랐던 엄마였듯 세상 밖으로 나와 이제 10년 차가 된 아이들의 시선을 너그럽게 헤아려 주는 어른이자 부모가 되어보기로 한다.

@wisdomhouse_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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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빼앗는 사회 -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의 한국 사회 실패 탐구 보고서
안혜정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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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빼앗는 사회 - 안혜정, 조성호, 이광형

이름은 모르겠지만 nba 농구 선수 아무개의 기자회견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할 만큼 팀 내에서는 중책을 맡고 있는 선수였던 모양이다. 화면 밖 음성으로 들려오는 기자의 질문은,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오늘 경기가 패함으로 다음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며, 주전으로서 여기에 대해 소감을 밝혀달라는 취지의 질문이 끝나자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선수의 눈빛이 달라졌다.

선수 본인은 오늘 경기를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을 실패로 간주하는 기자 너 님에게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장면은 선수 인생에 무수한 경기가 지면 실패고, 이기면 성공이라는 안일한 사회 전반의 따갑고도 편협한 시선을 제대로 인지시켜 주었다.

이 책 <실패 빼앗는 사회>를 읽는 내내 최근 영업을 종료한 책벗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79페이지에 ‘당신은 실패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문구 끝에 ‘책벗뜰’을 써 두었다. 시작할 때의 마음이 좌초된 지금, 영업 종료를 알리며 자잘한 것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무엇이 그렇게 아팠느냐 묻는다면 퍼뜩 떠오르는 대답은 ‘지켜내지 못한 열패감’이다.

이 책은 실패에 정의나 그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는 내용이 아니다. 실제 카이스트에서 운영되는 ‘실패 연구소’를 구상하고, 만들고, 진행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박힌 실패에 대한 ‘주관적 판단’의 문제점을 톺아준다. 사실, 처음 이 책을 펼칠 때만 해도 필요한 부분만 발췌독 해야겠다 싶었는데 얼마 안 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촘촘히 읽었다. 지금 나에게 유의미하게 읽혔고,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한다던 이벤트를 놓쳐 아쉬운 마음이 컸다.

실패해도 괜찮아, 가 아니다. 실패하는 것을 왜 괜찮아하지 않는가, 가 이 책의 주요 설파 내용이다. 김연아, 손흥민을 언급하며 그 선수들의 지난한 과정은 쌍그리 지우고 후광과 결과만 놓고 그들의 유능함과 우월성을 드높인다. 한 실험 참여자의 말처럼, 성공했기에 실패를 운운할 수 있는 것이지, 정작 실패만 경험한 사람이 그것을 일종의 과정과 동기로 받아들인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실패’라는 단어와 그로 파생되는 무수한 부정적 관념들을 낱낱히 해체해 실패를 뜨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wisdomhouse_official

#도서지원 #위즈덤하우스 #실패빼앗는사회 #카이스트 #실패연구소 #실패의정의 #책추천 #강력추천 #책벗뜰 #책사애2542 #1일1권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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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수업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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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 김소영

몇 해 전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읽었던 책 <어린이라는 세계>는 육아 독서회를 운영하며 만난 책 중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인상적이 책이었다. 비출산 여성이 책을 매개로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 속에서 보고 느낀 ’어린이의 세계‘를 한 권의 책에 소담하게 담아냈다. ’육아서‘라고 해서 말마따나 아이를 양육할 때 필요한 소양과 태도를 배우기 위해 읽는 책이라지만 대부분의 육아서는 어느 정도의 한계(기질, 정서, 양육환경, 유전, 발달 단계 등등)를 띠기 마련이다. 그 한계를 딛고 새로운 형태의 육아서가 나왔으니 그 중심엔 독서교실을 운영하는 김소영 저자의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어린이라는 자리와 역할, 나아가 존재 자체로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단초가 되어준 책을 읽은 후 김소영 앓이가 시작되었다. 책이라는 것은 비단 잘 쓰인 문장과 구성, 편집이나 주제보다 저자의 가치관과 솔직하고도 뚜렷한 문장 속에서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은 매개다. 책 속에서 만나는 저자는 한결같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이미 설득이 된 나는 또 한 번, 어린이와 책과 그것을 공유하는 나의 삶을 단단하게 짊어지기로 마음먹었다.

사회 전체가 책 읽기와 멀어졌다는 점입니다. 주변에 책 읽는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독서가 어린이만 해야 하는 숙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독서율이 해마다 뚝뚝 떨어지고 있지요. 어른들은 어린이가 책을 안 읽는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래도 어른보다는 많이 읽는 것 같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5p

어린이가 책과 가까워지기를 바란다면 책을 읽을 시간을 충분히 주셔야 합니다. 또 이끌어주는 어른도 함께 읽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린이가 읽는 모든 책을 전부 따라 읽는 건 어렵지요. 어린이가 어느 정도 읽기에 익숙해지면 어린이로부터 책을 추천받아서 읽어보세요. 이 시대의 독서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283p

책의 머리말과 맺음말의 내용을 옮긴다. 일전 <말하기 독서법>이 새롭게 개정되어 출간된 책이다. 독서법을 이야기하는데 말하기? 의아할 수도 있다. 이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읽기와 쓰기를 지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지점이다. 책을 읽는데 아무런 말 없이 읽기만 한다? 글을 쓰는데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고 곧바로 글을 쓴다? 읽기와 쓰기는 후천적으로 발현되는 능력이라 듣기와 말하기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태어나 어느 시점이 되면 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말을 하고, 설령 말을 못 할 때에도 듣는 기능은 무리 없이 획득한다. (생래적으로 문제가 없는 경우) 그래서 하는 착각 중 하나가 읽기와 쓰기도 나이가 되면 저절로 되는 줄 아는 것.

책은 꾸준히 이야기한다.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독서에 윤활유 같은 질문과 대화로 아이들의 ’말하기‘에 귀를 기울이라고, 단순한 대답을 그대로 놔두지 말고 한 번 더 책 속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발걸음을 아이들과 ’함께‘ 떼어보라고. 특히나 와닿았던 지점은 글쓰기였다. 힘들지만 뿌듯하고,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 글쓰기라는 걸 나의 아이와 오래도록 이야기 나눠야겠다는 다짐을 영글었다. ’심사평‘을 이야기하는 지점에서 어린이 독서수업에 관련해 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

”책에 흠뻑 빠지는 아이를 볼 때 부모는 가장 행복해진다!“

궁색한 시절, 국민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한 나의 엄마가 ”나는 너거한테 공부 잘하라 잔소리 한 적은 없다. 다 저거 알아서 하는 거지.“라며 딸들의 학업이나 장래에 무심하셨으면서도 월부로 고전문학과 위인 전집 두세 질을 사서 책장에 꽂아 놓으셨던 그 시절이 있어 지금 내가 이렇게 책을 가깝게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나의 딸이 그때의 나처럼 귀한 마음으로 책을 손에 쥘 수 있다면 그 시절 나의 엄마가 말하던 ”저거 알아서 하는 거지“를 나 또한 내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거두절미, 추천한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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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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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 리베카 솔닛

우리는 우리가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자유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잠시 멈추고, 침묵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에 이름을 지어 주고, 그런 다음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15

어떤 이의 죽음은 그것 자체로의 죽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재난이나 참사를 다룬 글뿐 아니라 소설과 산문집, 하다못해 메일링 되는 북레터의 짤막한 문구에서조차 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쉽게 떠올리곤 한다. 죽음이 단순히 ‘죽음’만을 의미하지 않는 건, 그 죽음을 둘러싼 주변과 곁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곁의 이야기는 ‘이야기 안의 이야기 안의 이야기가 된다’.

‘자아의 경계가 당신이 느끼는 것에 의해 정해’진다 말하는 저자의 문구를 읽는 동안 내가 느끼는 ‘자아의 경계’는 지금 어디까지 영역을 ‘확장’ 했는지 궁금해졌다.

얼마 전 유례없는 전국적 동시 산불에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불의 시작도, 끝도 ‘사람’이 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범접할 수 없는 자연 재앙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수축’되어 다가온다. 헬리콥터로 진화 업무를 수행하던 조종사가 사망했다. 안타까운 뉴스는 몇 해 전 똑같은 사고로 사망했던 울주 산불 진화대원의 이야기와 꼭 닮아 있었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의아함도 잠시 목숨을 잃은 진화대원의 가족들이 죽음을 애도하며 고인의 넋을 기린다. 한 사람의 희생은 그의 가족, 그의 자아, 그의 경계 모두가 함께 이야기되어야 한다.

그것을 함께 이야기할 때 우리 사이의 ‘강’ 하나를 건널 수 있다. ‘물리적 공간을 건넘으로써 정신적인 공간까지 넘어 버린’ 우리는 ‘확고한 자아와 연대감을 얻을 수 있’다. ‘고통’으로 ‘인식’할 수 있는 우리(의 몸은)는 고통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느낄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돌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에서 ‘한 사람의 이야기는 더 큰 영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어 주기도’하는 것이다.

언젠가의 나는 나에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가 한 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 날을 고대해 본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과 작품 속에’ 언제까지 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내가 여기 있고, 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의 이야기와 만날 때 ‘어둠 속에서’ 여러 가지인 우리가 ‘하나로 섞’일 수 있을 것이다.

@banbibooks

#도서지원 #리베카솔닛 #반비 #에세이 #멀고도가까운 #정희진 #정여울 #필사단 #책사애2538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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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아츠 - 부처의 지혜로 배우는 제대로 화내는 기법
구사나기 류슌 지음, 박수현 옮김 / 한가한오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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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아츠 - 구사나기 류순

이 책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멘탈 아츠(mental arts, 마음의 기술)를 당신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기술을 마셜 아츠(martial arts, 격투기),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지식과 사상을 리버럴 아츠(liberal arts, 교양)라고 부르듯이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멘탈 아츠, 즉 ’마음의 기술‘이라고 부르겠습니다. 10

수년 전 <비폭력대화>를 우연히 읽고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라는 4가지 요소를 알게 되었다. 책 한 권을 읽는다 해서 이전까지의 소통 방식이 드라마틱 하게 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에 분명한 ‘여지’가 있다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감정은 그것을 당장 알아차리느냐 아니냐에서 이후의 대처 방법이 달라지곤 했다. 비폭력 대화 이후 만난 비슷한 결의 책 대부분은 그 ‘알아차림’에서 시작하라 조언하고 있었다. 이 책 <멘탈 아츠> 또한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 말한다.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화가 났지? 정말 나 때문인가? 아니면 상대 때문인가?’ 22 화가 난 원인을 분명하게 하는 것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의 원인을 찾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기술‘이다. ‘제대로 화내는’ 기술을 연마해 자신의 멘탈을 비롯 평정을 찾자는 것이다. 이후 소개되는 무수한 솔루션은 현재 승려인 저자의 불교 철학과 어우러져 결국 ‘참기만 할’ 것이 아닌 ‘풀어내야 할’ 것으로 화를 이야기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짜증’이었다. ‘망상의 영역’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망상에 따른’ 영역이라 표현한다. 망상 영역을 ‘넓혀서’생기는 것이 짜증인데 그 망상 영역이라는 것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날씨는 맑을 것이다, 아이는 착착 움직일 것이다, 통행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63 그렇다면 그 망상 영역을 넓히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저자는 ’자아를 지나치게 넓히지 않’을 것을 조언한다. 나의 생각이 옳다, 옳고 그른지를 따진다, 승패에 연연한다 등 애초에 가릴 수 없는 것들에 마음을 쏟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 속에서 참견과 업신여김, 시기와 질투 같은 부정적 감정을 ‘머나먼 별’이라는 단어로, 상대와 떨어져 별에게 이야기하고 별을 바라보듯 거리를 가질 것을 조언해 준다.

(이 책을 포함해) 많은 책을 읽으며 최근 나는 화를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아이를 향해 표독스러운 짜증을 난사하다 이건 아니지 하는 마음에 달려간 곳이 정신과 상담실이었다. 그때부터 진정한 자각이 시작되었던 듯하다. 화를 비롯 울분이나 우울, 짜증과 침잠 같은 다소 무거운 감정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그것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더니 이후 내 감정을 어느 정도 객관화 시킬 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본질을 나름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마음의 기술‘을 연마하게 되면 이전보다 화나 울분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살면서 획득할 수 있는 많은 기술 중 이것만큼 쓸모 있는 기술이 또 있을까?

@hangahan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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