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 곽유진, 최은옥, 김다노, 우미옥“너희는 이제 3학년이잖아. 3학년이면 더 이상 ‘어디에 적을까요?’라는 질문 대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지.” 며칠 전 글쓰기 시간에 대답을 적을 칸이 다 찼는데 나머지는 어디에 쓰냐는 말을 3년째 하고 있는 친구에게 내가 한 대답이다. 어디에 적는지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이라면 수년간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다. 자신의 필통을 어디에 놓냐 묻는 아이들 앞에서 불편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각자가 다른 환경에서 커 온 터라 물건을 간수하는 의미에서 어른에게 묻는 것이 일면 타당하고 예의 발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경우는 한 해씩 더해가는 아이의 나이를 콕 짚어 ‘스스로’ 해결하게끔 대답해 주곤 한다. 사실, 잘 알고 있다. 정말로 어디에다 써야 할지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 말인즉 ‘제가 이만큼 많이 썼어요! 한번 봐주세요’라는 또 다른 의미의 너스레이자 자랑인 것이다.(필통 어디에 둘까요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재차 질문하는 것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서야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 책 <나는 빛나는 3학년이야> 첫 이야기에서 ‘3학년이나’와 ‘3학년 밖에’라는 문구를 보자 기분이 오묘했다. 연령 차별을 운운하던 책을 읽으며 “너 몇 학년이니?” 대신 “너 몇 살이니?”로 대체해서 어린이를 어린이로 바라보자던 내용들에 공감했던 것도 금세 잊고 나의 아이를 비롯 올해로 3학년이 된 어글쓰 친구들에게까지 ‘3학년이나’를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걱정이 밀려왔다.우리는 서툴고 실수투성이인 행동 앞에서는 ‘3학년이나’ 돼서 그런다며 볼멘 소릴 늘어놓고, 반대로 유능하게 잘 해내는 모습 앞에서는 ‘3학년 밖에’ 안됐는데 이렇게도 잘 하나며 다소 과한 칭찬을 늘어놓는다. 그것을 이야기하는 어른의 입장에서는 문제 될 게 없겠지만 열 살의 어린이가 받아들이기에는 일면 억울하거나 속상하지 않을까?뭉뚱그려 ‘십 대’ 또는 ‘사춘기’라고 명명하기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인 열 살의 아이들을 이제는 조금 더 다른 시선을 바라봐 주고 싶다. 3학년이나 되었다고, 이제는 더 이상 oo 하면 안 된다는 틀에 박힌 말과 시선 대신 아직도 3학년 밖에 안된, 10년 차 어린이들에게 조금은 더 따듯한 시선을 건네 볼 일이다. 10년 전 나도 아무것도 몰랐던 엄마였듯 세상 밖으로 나와 이제 10년 차가 된 아이들의 시선을 너그럽게 헤아려 주는 어른이자 부모가 되어보기로 한다.@wisdomhouse_kids #도서지원 #위즈덤하우스 #나는엄마다7기 #나는및나는3학년이야 #그림서영 #동화책 #초등동화책 #초등책추천 #책추천 #책벗뜰 #책사애 #1일1권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