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선택하는 22가지 방법
마키타 젠지 지음, 송수진 옮김, 장항석 감수 / 더난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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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선택하는 22가지 방법 - 마키타 젠지

‘환자력’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 리터러시라 해서 환자 본인이 할 수 있는 좋은 의료서비를 받기 위한 자세를 말한다. 책은 환자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가 병원을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나? 병원을 선택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며, 내가 앓는 질환과 통증에 대한 이해나 관심은 도 얼마나 되나?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실 떠올려볼 기회조차 없었다.

당장 나를 비롯한 가족, 또는 가까운 지인에게 어떤 질환이 나타나거나, 중요한 수술을 필요해졌을 때 급하게 병원을 찾기 마련이다. 저자의 설득이 묘하게 힘이 있는 건 바로 이 지점이었다. 건강한 지금은 건강한 것만 생각하기 급급하고, 정작 맞닥뜨렸을 때는 허겁지겁 가까운 혹은 ‘잘 한다는’ 병원을 찾기 마련이다.

사실, 미리미리 알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왜 닥치고 나서 부랴부랴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주변에서 소개하는 병원을 의심이나 고민 없이 갔나 하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원하는 의사를 찾는 과정에 체면이나 송구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 원하는 전문의를 최대한 착실히 조사해 보고, 경력과 분야를 살뜰히 들여다보라고 한다. 병원에 가서도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당당히 요구하라고, 최소 40세 이전의 의사는 피하라 조언한다. (40세 미만 의사들은 어떡하라고! 하지만 이마저도 내 목숨이 달린 문제에 다른 것들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한다)

22가지라는 꽤 다양한 이유를 들어 의사를 ‘선택’하라 이야기한다. 가장 인상 깊었고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복용하는 약을 기록하는 복용 수첩을 하나 만들 것, 기저질환에 관심을 가지고 그 분야의 명의를 (저자는 외국이라 해도 찾아가라 이야기한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어야겠다는 생각과, 단순한 건강 염려증이 아닌 나의 병과 몸에 대해 조금 더 전문적인 정보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가볍게 읽었고, 일본의 의료 상황이라 크게 공감할 지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메시지를 적시에 얻은 것 같다. 환자력, 이제는 모두 환자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도서지원 #의료서비스 #전문의 #복용약 #건강기록 #책추천 #책벗뜰 #책사애2593 #더난콘텐츠 #북로드 #의사 #전문의선택 #병원선택 #환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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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 - 우리는 어떻게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었는가
정회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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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로부터 독서모임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 - 정회옥

최근 읽은 책 <침묵 깨기 - 일레인 린 헤링>에서 ‘미세차별’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다. ‘선량한 차별’에서 이제는 ‘미세 차별’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차별이 말마따나 무의식적으로, 또는 문제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자행되고 있다는데에 생각이 미쳤다. 이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건 앞으로의 내가 차별하지 않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책 <차별의 나라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여태 읽은 주제관련 도서 중 돋보이는 내용이었다. 차별의 원인이나, 현 상황, 그리고 차별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여느 책들과는 다르게 차별로 인해 이득을 보는 누군가를 상정함으로써 비단 이것이 한 개인의 인성 또는 인식의 문제가 아님을 여러 상황을 비교해 제시해주고 있었다.

독서모임에서 주로 나누었던 대화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이주노동자들의 차별에 관한 내용이었다. 책 속 파독 간호사와 비교해 현 간병인의 대부분이 조선족이라 불리우는 이주 여성들이라 사실적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이전의 우리나라 여성들과 현 이주 여성들을 나란하게 세워볼 수 있었다. 파독으로 향한 여성들의 삶은 다양한 소설로 익히 접한지라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품 속 삶과 현실에서의 삶이 결코 같지 않았다. 지금 간병의료인의 대부분이 그런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야? 같은 질문으로 귀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말마따나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건 드러나는 행동 이전에 내 안에 미세하게 가라 앉은 차별을 인식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한걸음 더 진보한다면 이런 (독모)자리를 자주 가짐으로서 서로가 서로를 끊임없이 환기 시켜주는 것 외에는 당장 할 일은 없어보였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가장 두드러지게 체감 했던 것이 바로 ‘차별’이다. 나에게 차별의식이 생긴 계기가 바로 코로나인 것이다. 단순하게 나의 반경 안에서 내가 느끼는 차별만을 고려 하다가 좀 더 넓은 세계로 확장된 차별앞에서 느낀 무력감은 생각 그 이상이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외면할 수는 없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것과, 나의 안위나 안전 아래에 누군가의 희생과 고통이 방석처럼 놓여 있지 않은지 계속해서 점검하게 된다. 세상의 이치를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으려 애쓰고, 매순간 애쓰는 지점들을 상고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차별을 마주할 것이다. 그러면 안되지 같은 단편적인 생각에 머물것이 아니라 그 차별이 일어난 배경과 그것으로 이득을 얻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려 보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저 하나의 몸을 기꺼이 희생하고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그 희생으로 자신의 배를 거대하게 불리고 있을 것이다. 추천한다.


@luv_bam_bi
@zero_bead
@readwith_eun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독서모임지원이벤트 #도서지원 #위즈덤하우스 #차별의나라에서행복한사람들 #정회옥 #차별 #미세차별 #선량한차별 #책벗뜰독서모임 #책사애2588 #양산독서회 #독서모임 #오열 #오열독서모임 #책벗뜰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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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장 할머니 소원우리숲그림책 19
안효림 지음 / 소원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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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장 할머니 - 안효림

물건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 욘 포세>에서 죽은 아내가 사용하던 빨래 바구니를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한 몸처럼 사용하던 물건은 남는다. 그 사이의 역학을 줄곳 떠올리며 물건이라는 것은 단순히 ‘사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어떤 물건은 사용한 사람과 머문 시간 속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지닌다는 것을 어렴풋 깨달았다. 이 그림책 속 자개장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사랑이 담긴 것을 함부로 버리지 않은 덕분에 그들은 ‘망하지’ 않은 것이다.

할머니

그림책 <장수탕 선녀님 - 백희나>에서 할머니의 등장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선녀라는 타이틀로 등장한 할머니에게 요구룽을 건네던 아이의 얼굴이 명징하게 떠오른다. 할머니와 아이들의 관계는 그런 것이다. 그저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뭐든 다 해준다. 그리고 그것은 부모님과는 분명히 다르다. 장롱 속 웅크린 아이에게 ‘빛나기만 하는’ 학과 나비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 그것을 ‘어른’이라 표현하지만 여기서의 ‘어른’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성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험난하고 두려운 길을 함께 걸어 줄, 그 시간 안에서 자신을 보호해줄 어른이 필요한 것이다.

복숭아와 조개

장면 중 할머니가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침이 한가득 고였을 때 먹는 복숭아가 가장 달콤하다는 것이다. ‘바다 속에서 건져진 조개가 아름다운 자개장으로 완성되기까지, 그 과정에는 애틋한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 책 뒷표지 이영옥 전통자개명장의 말 중에서’ 과즙 풍성한 복숭아처럼, 반짝이는 자개장이 될 조개처럼 우리는 오랜 ‘시간’ 속에서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정성, 그로 인해 겪게 되는 고난과 슬픔을 묵묵히 건너와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두의 마음 속에 있어야 할 존재

할머니는 207살이다. 주름이 자글자글한데도 체조 선수처럼 뛰어다니고, 헉헉대는 아이에게 “힘 안 들이고 거저 따면 복숭아에 씨가 없”다 이야기한다. 다리가 터질 것 같다는 아이에게 “걱정 마라, 터지만 할미가 고쳐 주마!”라 이야기하는 장면들에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내 마음에도 자개장 할머니가 한 분 계시면 살아가는 동안 참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아무리 시간이 흘러 아무 소용 없다해도 누군가 터진 나의 다리를 고쳐 주고, 태권도장에 데리고 가 줄 수 있는 헐머니 같은 존재를 나는 무엇에서 찾아야 할까나.

#소원나무 #자개장할머니 #안효림 #책벗뜰 #독서모임 #양산독서모임 #그림책추천 #추억 #자개장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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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 103세 할머니 의사의 인생 수업
글래디스 맥게리 지음, 이주만 옮김 / 부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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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 글래디스 맥게리

근본적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 젊음에 집착하는 문화에서 사람들이 흔히 믿는 바와는 달리 몸이 늙어갈수록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411

우선, 최근 읽은 건강주제 관련 에세이 중에 가장 좋았다! 올해 초 우연히 만난 책 <필사는 도끼다> 내용 중에서 ‘노년내과’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다. ‘노년’이라는 특정 집단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새삼(무지하게도) 놀라웠다. 이후 저속, 고속 ‘노화’와 관련된 책들이 즐비했고, 최근 달리기를 하면서 보고 듣는 정보에서 노년에 필요한 운동과 마음가짐에 관한 내용들을 산발적으로 습득했다.

최근, 달리기에 심취한 후로 체중변화가 왔다. 조금 더 좋은 기록을 위해 부러 2kg가량을 줄였고,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체지방이 줄어드니 외모에도 변화가 생긴것이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생기있어보인다, 밝아졌다등) ‘늙어보인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얼굴이 헬쓱해 보인다는 것이다. 늙어보이는 것이 실제 나의 노화에 영향이 있을까? 늙어보이는 것이 왜 부정적인 반응인걸까? 반대로 ‘어려’보이는 것을 왜 트로피처럼 쳐들며 기뻐하는걸까? 따위의 질문들이 수시로 일었다.

100세가 넘은 할머니 의사가 전하는 ‘인생수업’은 행복한 인생에 필요한 건강한 생기와 태도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전인의학’이라 해서 최근 읽은 <완전 건강 상담소>를 통해 만난 용어를 한번 더 심화해서 읽은 느낌이다. 건강함의 척도와 자세를 이제는 단순한 질병의 증상이나 의학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마음’에서부터 들여다 보자는 것이다.

말만 ‘인생은 지금부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가 아니라 정말로 생년의 기준으로 더해가는 숫자, 즉 나이가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와 그 속에서 온전한 에너지로 만들어가는 생기, 타인과 나를 위한 온정과 사랑으로 진정한 ‘장수’를 누리자는 것이다. ‘늙어보이는’ 나는 생년 나이로 45세, 인바디 수치상 신체나이는 41세다. 모든 숫자를 다 지우고 지금 나의 건강을 어떤 척도로 나타낸다면 그래프 가장 위쪽에 점하나를 찍은 상태다.

몸의 통증이나 만성적인 질환을 염두해 약과 치료에 에너지를 쓰기보다 그것과의 공존을 위해 실제적인 몸과 마음을 두루 살핀다. 타인의 삶과 시간을 기웃거리며 공유할 것들을 끊임없이 찾고, ‘이웃과 설탕 한컵을 주고 받는’ 삶을 지향하며 교류하고 소통한다. 늙어가는 지금도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기꺼이 시간을 나누며 하고 싶은 일을 ‘늙어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하는 과정과 시간이었다고 받아들이며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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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어둠
조승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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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어둠 - 조승리

저자가 잃어간 건 빛이었고, 빛을 걷어낸 자리엔 어둠이 남는다. 세상이 빛과 어둠 뿐이라면 하나를 완전히 잃은 그녀에게 남은 하나는, 그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우리들에겐 결코 넘나들 수 없는 완강한 세계이다.

그녀의 ‘어둠’은 비단 닫힌 눈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그녀가 시각 장애인이라는 히스토리를 가리고, 소설 자체로 만나는 그녀의 글은 지난 나의 어둠, 그것도 저 아래 깊숙히 가라 앉았던 더 짙은 어둠을 보여주었다. 어둠으로 더 짙은 어둠을 ‘보여준’ 그녀의 글이 지금 나에게는 유난히 애닯게 읽혔다.

나의 어린 어둠을 이야기 하고 싶다가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경계가 모호하고, 그녀의 어린 어둠을 여러 꼭지로 나눠 읽으면서 자꾸만 마음이 시큰거렸다. 감정으로 드러내는 단어가 단정하게 쓰여진 문장에서 자꾸만 콧날을 두드린다.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눈물을 참을 때면 으레 손가락이 콧날위로 올라가는 나의 습관이다.

어떤 세계가 열리고 닫히는 것을 느끼는 것은 지난 과거를 시간순으로, 사건순으로 읊조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설령 그런 경험이 없다고 해도 세계의 경계를 이런 솔직하고도 단정한 문체로 만날 수 있다면 이 책의 쓸모는 다하지 않았을까.

어떤 목소리와, 어떤 손가락, 또 어떤 머릿결이 생각나는 작가 조승리의 글은 보이지 않는 성분의 공기처럼, 내 안에 농밀하게 쌓인 짙고도 푸른 어둠이 작은 손짓과 입김에 날리듯 고요히 그 자리에서 존재를 알려준다.

추천한다.
(청소년 소설로 읽어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작가님 소설 맛집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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