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그래 - 우당탕탕 스펙터클 기묘한 이야기!
김혁 지음, 이정은 그림 / 의미와재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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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그래 - #김혁 #이정은

 

1228139p. #도서지원 #의미와재미

 

 

오랫동안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 왔어요. 사람이 듣는 것보다 세 배나 더 높은 고음을 듣고, 밤에는 낮보다 여섯 배나 더 잘 볼 수 있는 고양이는 수염 끝으로 느끼는 미묘한 파장으로 귀신까지 알아본다는 거예요. 24

 

아픈 아이들의 앓는소리를 먹고 산다는 두창신은 지나네가 사는 마을에 나타나 아이들을 병들게 하지요. 저는 비디오 세대인데요. 초등학교 때, 비디오 대여점에서 비디오를 빌려야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신작은 1500, 구작은 300원에서부터 가격별로 구비되어 있었지요. 영화가 시작되기 전 상품광고가 아닌 유해물지도에 관한 공익광고로 시작되었는데요. 거기서 가장 인상적이게 남은 문구와 화면이 호환마마였어요. 마마는 천연두, 즉 바이러스 감염병인데요. 이 책 <미래와 그래> 속 두창신이 바로 천연두를 옮기는 귀신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천연두라는 무서운 병을 옮겨 아이들이 아프면 앓는 소리를 먹으며 몸을 불려가는 두창신과 맞서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예요. 근데 그 고양이들이 평범한 고양이들이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 책은 서평단 모집 때 댓글을 남기고 서평단에 선정되었는데요. 딸아이가 고양이를 좋아해(깜냥을 너무 좋아한답니다) 이 책 속 고양이들의 이야기도 좋아하겠거니 해서 아이와 함께 읽어 볼 요량으로 피드를 열었어요. 순간 뇌성마비라는 글귀를 발견한거예요. , 뇌성마비라니.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창문 하나가 삐죽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뇌성마비 고양이 미래, 이 친구는 태어날 때부터 아픈 친구였어요. 제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기도 벅차 늘 한쪽으로 기우뚱 쓰러지기도 하고요. 몸을 제대로 못 가누니 늘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친구예요. 또 세 발 고양이 그래도 나오죠. 이 친구는 어렸을 때 마을에서 무리의 공격을 받아요. 그래서 다리 하나를 잃지요. ‘살찐이라고 해서 눈이 없는 친구도 나와요. 이 친구들이 모여 두창신과 묘두사를 무찌르고 마을의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이야기예요. 귀신을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이기에 가능합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조선시대 야사, 즉 옛이야기를 장애 고양이들과 엮어 색다르게, 또 부제에 쓰여진 문구처럼 스펙터클하게 펼쳐집니다. 책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거리들을 던져줍니다. 먼저, 저자가 인트로에서 말한 장애를 가진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지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활동하고 생활하기가 어려운 장애인들이 많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지요. 그들이 왜 주변에 없는지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진 동물들도 흔하게 볼 수는 없지요. 그들이 나와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이 불편한 지점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또 한가지는, ‘엄마 아빠 역시 다른 고양이를 본 적 없는 건 아니지만 미래의 모습에 워낙 익숙해져서 미래가 고양이의 기준이 돼버린 거예요. 30’처럼 익숙함이 만든 기준,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내가 접하는 세상이 익숙해지면 곧 그것이 마치 정상적이고 또 당연시 되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아요. 늘 하는 말이지만 바로 다름을 두루두루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지요. 내가 속한 이 세계’(집단) 옳다는 신념은 위험하고 또 폭력적입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좋아요.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장애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에요. 아이들은 참 좋아하잖아요. 귀신, 귀신과 고양이. 아이들이 좋아 할 수 밖에 없는 조합입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으로는 전개성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등장인물들이 두서 없이 튀어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한 타임에 쭉 이어서 읽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어요(개인적 의견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울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학년동화 #저학년문고 #초등동화추천 #책추천 #책사애 #책벗뜰 #양산어린이독서회 #양산독서모임 #장애반려동물 #반려동물 #장애 #편견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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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숙의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 - 3~7세 문제 행동 특별 솔루션
이임숙 지음 / EBS BOOKS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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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잘되는우리아이 - #이임숙

 

1223303p. #도서지원 #ebsbooks

 

자존감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이를 낳고 육아서들을 닥치는대로 읽을 때만 해도 자존감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었어요. 애착이론, 3세 신화, 정서지능등 아이가 먹고 자고 싸는 일 외에 진짜 중요한 무언가가 자릴 잡고 있었지요. 거의 모든 육아방식의 귀결은 자존감과 연결되는 듯 했어요. 중요하다는 생각은 곧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나의 행동, 눈빛, 언행등 아이 앞에서의 모든 행동을 검열하게 되었지요. 저는 그게 참 어렵고 힘들었어요. 내가 나로서 존재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엄마로서의 자아를 거세게 흔들곤 했어요.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많은 사람들과 양서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 속에서 진정한 자존감의 의미를 새롭게 새길 수 있었어요. 자존감, 즉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갈 수 있었던 거지요. 타인이 가장 가까운 엄마’, 바로 이 글을 쓰고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거더라고요. 엄마와 아이가 서로 진정한 교류와 교감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바로 그림책이 있었어요.

 

이 책 <결국, 잘되는 우리 아이>의 저자 이임숙소장님은 상담센터를 통해 만나는 아이들을 마주하며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해줍니다. 바로 낮은 자존감과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었던 거지요. 전반적인 사회적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보며 그 친구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들을 알려줍니다. 사실 이 책은 3~7세라는, 연령을 정해주고 있어요. 물론 결정적 시기라는 점이 부각되긴 하지만 현재 8살인 우리 딸아이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들이 그득 들어차 있었어요.

 

아이의 사회성은 아무리 정서 문제가 심각했어도 이렇게 신기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그림책과 따뜻한 상호작용입니다. 71

 

무엇을 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저자는 그림책 심리독서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이야기해줘요. 그림책 속 등장인물들의 감정경험생각을 이야기하며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보다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들을 갖춰가는 거지요. 육아서로만 읽다가 그림책 테라피의 방향을 들여다보니 너무 도움이 되더라고요. 책에서는 부모의 자존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양육의 스트레스가 양육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 말하며 아이의 기질이나 발달 특성 보다도 부모의 자존감이 양육 스트레스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을 이야기 하지요. 그런데 우리 모두 다 잘 알고 있잖아요. 알면서도 맘처럼 잘 되지 않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실제 이임숙 소장님이 상담센터를 찾는 부모들에게 직접 지도하는 솔루션을 그대로 따라해 보기로 했어요. 바로 부모 자존감 높이는 방법으로 소개된 3가지 미션인데요. 내 마음에 드는 나의 장점 찾기, 나만의 육아 강점 찾기, 오늘 내가 아이에게 잘한 점 세가지 찾기. 매일 매일 이 세가지를 짤막하게 기록하는 작업들을 인친들과 함께 해보기로 했어요. (현재 6명이 신청한 상태고요, 이 글을 보신 분들 중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디엠 주세요 ^^ 시작일은 11일이며, 주말 제외 100일 동안 진행예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만 그림책이 필요한 건 아니예요. 한번이라도 그림책 수업을 들어보신 분은 아실거예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너무 많고, 아이들이 대상인 그림책 또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웬만한 철학서 보다 더 깊이가 있다는 걸 말이예요. 엄마, 아빠가 편안해야 한다는 건 잘 아시잖아요. 사회성도 마찬가지예요. 아이의 사회성을 걱정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공감’, 즉 내 감정이 아닌 아이의 감정을 바라봐 주세요. 그치요, 어렵지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친구들에게서 거부 당하거나, 놀림 받는 아이를 마주하노라면 마음이 파도처럼 넘실대기도 하지요. 그래도 아이를 마주하며 중용의 마음으로, 다각도로 펼쳐 그 감정들을 들여다보아야 해요.

 

저는 이임숙소장님의 글들을 참 좋아해요. 아이 낳고 얼마 안되 읽었던 <엄마가 놓쳐서는 안될 결정적 시기>를 읽고 정말 도움 많이 받았어요. 이후에 출간된 <엄마의 말공부>1,2권을 모두 소장할 만큼 오은영 박사님 이전에 저에게 육아멘토로서의 자리를 톡톡히 해주신 분이예요. 좋은 기회로 다시 한번 육아 있어 저의 자리와 아이에게 필요한 지점들을 톺아볼 수 있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육아서 #자존감 #사회성 #교육서 #그림책심리 #그림책테라피 #책사애 #책벗뜰 #육아서추천 #양산독서모임 #양산육아독서회 #양산 #서창 #그림책읽는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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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대문을 열면
허은미 지음,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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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대문을열면 - #허은미

 

1215#도서지원 #문학동네그림책 #뭉끄서포터즈

 

꽃무늬 네모난 책가방을 보는데 코끝이 조인다.

우리가 기억하는 과거의 어느 한 시점은, 그렇게 무심히 그려진 작은 가방 하나에 집채만한 파도처럼 밀려온다.

 

파란 대문집은 줄지은 계단을 다 오르기 전부터 이미 그 집이다. 그 계단의 시작부터가, 아니 그 파란색 대문이 보일 때부터 이미 그 집이다. 아이의 단발머리와 멜빵바지는 작품 속 주인공이 마치 내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림책의 지면 대부분을 그득 채운 꽃잎들을 보며 아스라이 떠다니는 추억과 무심히 흘러간 시간들이 눈 앞에 둥둥 떠다니는 듯 했다. 그런 시간들을 붙잡아 한 폭 커튼에 묻어 놓은 것 같은 그 집에서 아이는 엄마를 바라본다.

 

바깥일로 바빴던 엄마였기에 창마다 꽃무늬 커튼을 달 수 있는 집을 장만할 수 있었겠구나.

 

파란대문의 그 집은 엄마가 없는 그 시간, 외로움과 적적함을 오롯이 이겨낸 아이에게 더없이 따뜻한 공간이 될 수 있겠구나.

 

어른이 된 지금에야 보이는 그 지점들에 괜스레 마음이 일렁인다.

 

그 따뜻한 집을 떠나야하는 가족들이 회색빛 트럭에 실려 있다. 조그만 손으로 창문끄트머릴 잡고 뒤를 돌아보는 아이의 표정에 여운이 남는다. 옆자리에 앉은 어른들의 얼굴엔 아무런 표정이 없다. 두 아이들만 앞 뒤로 앉아 동그란 눈을 어그러뜨린다.

 

마지막으로 그 골목 동네를 떠났다는 아이의 가족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오래전 내가 살던 그 해운대 똥골동네는 그때의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누구에게나 가슴 속 작은 집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은 그 집 앞에 가서 흙바닥에 주저 앉아 해질녘까지 공기놀이를 해야지.

그리고 나의 아이에게 이야기 해 주어야지.

엄마가 어렸을 땐 말이야......”

 

#그림책 #그림책추천 #신간 #문학동네 #뭉끄서포터즈1#책사애 #책벗뜰 #양산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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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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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 - #김기현

 

1214338p. #도서지원 #서가명강 #진인필 #21세기북스

 

이따금 어떤 영상들을 보게 됩니다. 저의 알고리즘과는 관계없이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또 수시로 업로드되는 영상은 바로 반려동물들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고양이부터 빈 방에서 저혼자 불을 켜기도, 문을 열기도 하는 반려동물들의 영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사람처럼입니다. 그 단어 하나에 사람 즉, 인간이 그 대상들보다 뭔가 우월하다는 느낌을 맡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조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김영하 작가님의 <작별인사>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눴던 독서모임이었는데요.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지요. 감정을 느끼고, 미래를 예측하고,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등 인간이기에 가능한 특수한 기능들이 떠올랐습니다. 동물의 삶을 살아보지 않아, 또 그에 따른 학계의 정설들을 찾아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동물과 인간은 큰 차이가 있긴 한가봅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였던가요? 브라이언 헤어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였던가요? 결국 우리 인간은 함께이기에 지금의 이 지구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이야기 하지요. ‘살아남았다를 넘어 만물의 영장이라고까지 표현되기도 하고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여기서 영장이라는 말의 의미를... 저는 이 책 <인간다움>을 읽고 그 뜻을 처음 알았어요. (왜 그동안 아무런 사심없이 받아들였을까요?)

 

영장靈長, 가장 뛰어나 영묘한 능력을 지닌 것. 사람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1:26-30).

 

, 인간이기에 가장 뛰어나다니... 저는 좀 놀랍더라고요. 그렇다면 인간은 뭐가 다른걸까? 인간다움은 뭘까? 인간이면 응당 인간다운가? 이 책 김기현 저자님의 <인간다움>이라는 책은 공감, 이성, 자유라는 세 가지의 개념으로 그 인간다움에 접근합니다. 저는 저자 프로필을 못보고 바로 서문으로 들어갔었는데요. 읽다보니 제가 아는 철학자들이 전부 다, 진짜 전부 다 나오시더라고요. ‘이성을 이야기 해야 하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자 이력을 보고 아하! 했습니다. 좀 부끄럽지만 처음에는 이 책의 성질(?)을 몰랐던거지요. , 맞습니다. 이 책은 철학서(라고 생각하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의 성질을 크게 갖고 있었습니다.

 

목차가 재미있습니다. ‘인간다움을 이야기 하는데 고대, 중세, 근대, 현대 그리고 미래로 나뉘어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 구성이 독특하다!하는 마음으로 입문해 천천히 읽었습니다. 인간다움의 결정체인 공감과 우리 안의 기준이 되어주는 이성의 힘, 그리고 완전한 자율성을 의미하는 독립된 삶으로서의 인간다움, 이렇게 총 3가지 개념을 요약해 들려줍니다. 요 윗부분에 제가 말씀드린 만물의 영장을 거론 하며 인간이 왜 만물을 지배하는건지, 진화론과 고대 철학자들의 학설들을 나열하며 인간다움의 시초를 설명해주지요. 중세 · 근대는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을 이야기하며 존엄한 인간의 내면, 흔들리는 이성을 바로 잡기 위한 종교의 개입까지 보다 깊이 있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인상적인 니체를 등장 시키며 탐욕과 쾌락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의 해석을 불러 일으키고요, 미래 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을 운운하며 우리 인간이 인간적일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또 저는 흥미롭더라고요. 인간의 인간다움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인간다움을 인간답게 탑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야기해요. 결론이 없어 실망하지 말라고. 인간다움을 보존하는 방법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만 인지해도 좋은 거라고. 마지막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를 옮겨볼게요.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인간의 행동 양식이 달라진다. 행동 양식이 달라지면, 당연히 그 결과로 나타나는 미래 사회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인간다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미래 사회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329

 

저는 오늘 물금 백호로에 위치한 동원 4차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서 특강을 2시간 진행하고 왔어요. 주제 도서가 <EBS 당신의 문해력>이었구요. 문해력의 중요성과 실천방안들을 열심히 이야기 했습니다. 마지막쯤에 제가 한 말인데요. 결국 이 모든 과정을 이끌고 나아가야 하는 곳은 미래사회, 미래사회에서 어떤 인재가 되어야 하나가 문해력의 관건이다!라고...

 

우리는 나아가야 합니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무수한 능력들을 더 나은 미래사회를 위해 써야 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조금씩 메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좀 급하게 읽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군데 군데 이해하기 쉽게 본문 내용을 다음 문단에서 두세줄 정도로 요약해 주셨고요. 각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저는 사르트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얼마 전 지역 도서관 문학특강에서 어찌나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던지요.) 이 책의 전체적인 메시지와는 관계가 없는 것 같아 삭제 했습니다. 언제고 한번 들려드릴게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그래서 인간다움이 왜 중요한건데? 어떻게 생기는건데? 인간다움이 뭔데? 이런 물음에는 아무런 답이 없다는 것.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글의 서두에 말씀 드린 인간의 우월함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월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이기에 공감할 수 있고, 동정할 수 있고, 타인을 생각하며 연민할 수 있다는 것. 굳이 동물과 인간을 나눈다면 우월성이 아닌 바로 인간다운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재천 #인간성 #서울대철학과교수 #철학 #철학서 #사회과학 #교양 #인문 #책사애 #책벗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그램 #북그램 #양산독서모임 #서가명강서포터즈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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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로 포착하는 파국의 신호들 서가명강 시리즈 34
남재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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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대멸종시그널식량전쟁 - #남재철



 

1129200p. #도서지원 #21세기북스 #지인필 #서가명강

 

몇해전 동네 공공작은 도서관에서 1년간 초단시간 근무제 사서로 일을 했었다. 전일제로 근무하시는 선생님과 매주 2, 함께 도서관을 꾸려나갔다. 그때 같이 일하던 그 선생님은 다방면에서 활동적이고 또 건강하고 매력이 넘치는 분이셨다. 50대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의욕적이고 친절한 성격에 같이 일하는 동안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때 그 선생님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선생님은 대학교를 또 가고 싶다고 하셨다.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지 여쭸더니 생소한 단어로 설명하셨다. ‘스마트팜이라고, 이제부터는 다시 1차 산업이 중요해질 시기가 올 것이라고. 지금부터 공부해 놓으면 분명 쓸모가 있을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당시에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책 <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을 읽으면서 내내 그때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고 이내 감탄사가 나왔다. 4찬 산업혁명을 운운하기 이전에 해결되어져야 하는 지점들이 바로 그 농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데에 생각이 닿았다.

 

그런데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가 원할 때 언제든지 외국에서 식량을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결코 그렇지 않다. 2022년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지수는 OECD국가 중 최하위(39)를 기록했다. 13

 

자국에서 충분히 자급으로 자족이 된다면 문제 없겠지만 글쎄다. 지금 우리 나라의 기후변화가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절기로 나누어 매 절기마다 이뤄가야 하는 농사가 앞당겨진 여름과 줄어든 겨울처럼 온난화로 말미암아 커다란 격변을 맞은 지금 말마따나 식량 안보를 걱정해야 할 지점까지 온 것이다.

 

내가 단한번도 인지하지 못했던 지점들까지 사유가 나아가자 이 책이 보다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도 익숙하게 만난 난민이 사실 내전으로 인한, 그러니까 종교나 이념, 영토의 문제나 정치적 갈등으로 발생되었다 생각했는데 그 밑바탕에 바로 가뭄과 흉작이라는 기후문제가 시발점이 되었다는 내용이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그런 난민이 우리나라라고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나.

 

농업이 추락하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식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81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양은 줄어들고, 수입으로 들여오는 농산물의 가격이 싸다보니 반도체같은 공산품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로 농산물을 수입해 왔다. 쌀만은 완전 개방을 하지 않아 지켰다지만 관세를 513%나 물려 들여오는 수입 쌀이 국내 쌀값보다는 싸다는 사실. 농업이 기울어가는데에는 국가적 수출입 문제뿐 아니라 국내 쌀 소비량의 저조도 한몫한다.

 

거의 100% 수입으로 들여오는 곡물을 가축에게 먹여 그 가축을 소비하는 현재 우리나라 연간 고기소비량이 1인당 56kg. 육식에서 문제화 되는 탄소발생 또한 우리가 육류소비를 줄이고 쌀소비량을 늘여야 함을 이야기한다.

 

내가 먹는 음식들이 언젠가는 바닥이 난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지만 멀지 않았다. 2050년만 되도 사과는 강원도 태백산맥 고산지역에서만 재배가 된다고 하니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바로 이 식량문제로 기후위기를 정면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책은 젠가 게임을 이야기하며 하나, 둘 블록이 빠진 자리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을 수 있다 얘기한다. 하지만 모든 블록이 다 쓰러지지 않아도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젠가처럼 우리 지구의 기후문제도 그런식으로 덥쳐 올 것이라 경고한다.

 

오랜만에 플래그를 많이 붙이면서 읽고 또 개탄하고 또 절망하고 또 걱정하고 또 허무했다.

나하나 달라진다고 지구가 바뀔까? 늘 했던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뭔가 작은 불빛이 반짝인다. 그래, 하나씩 실천해 나가보자. 이 책을 시작으로 기후관련 도서를 틈틈이 읽어나갈 생각이다. 지금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추천한다.

 

#식량전쟁 #기후위기 #홀로세 #인류세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명강의 #책사애 #책벗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그램 #북그램 #양산독서모임 #책추천 #양산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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