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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그래 - 우당탕탕 스펙터클 기묘한 이야기!
김혁 지음, 이정은 그림 / 의미와재미 / 2023년 12월
평점 :
#미래와그래 - #김혁 #이정은
12월 28일 139p. #도서지원 #의미와재미
오랫동안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 왔어요. 사람이 듣는 것보다 세 배나 더 높은 고음을 듣고, 밤에는 낮보다 여섯 배나 더 잘 볼 수 있는 고양이는 수염 끝으로 느끼는 미묘한 파장으로 귀신까지 알아본다는 거예요. 24
아픈 아이들의 앓는소리를 먹고 산다는 두창신은 지나네가 사는 마을에 나타나 아이들을 병들게 하지요. 저는 비디오 세대인데요. 초등학교 때, 비디오 대여점에서 비디오를 빌려야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신작은 1500원, 구작은 300원에서부터 가격별로 구비되어 있었지요. 영화가 시작되기 전 상품광고가 아닌 유해물지도에 관한 공익광고로 시작되었는데요. 거기서 가장 인상적이게 남은 문구와 화면이 ‘호환마마’였어요. 마마는 천연두, 즉 바이러스 감염병인데요. 이 책 <미래와 그래> 속 두창신이 바로 천연두를 옮기는 귀신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천연두라는 무서운 병을 옮겨 아이들이 아프면 앓는 소리를 먹으며 몸을 불려가는 두창신과 맞서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예요. 근데 그 고양이들이 평범한 고양이들이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 책은 서평단 모집 때 댓글을 남기고 서평단에 선정되었는데요. 딸아이가 고양이를 좋아해(깜냥을 너무 좋아한답니다) 이 책 속 고양이들의 이야기도 좋아하겠거니 해서 아이와 함께 읽어 볼 요량으로 피드를 열었어요. 순간 ‘뇌성마비’라는 글귀를 발견한거예요. 와, 뇌성마비라니.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창문 하나가 삐죽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뇌성마비 고양이 미래, 이 친구는 태어날 때부터 아픈 친구였어요. 제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기도 벅차 늘 한쪽으로 기우뚱 쓰러지기도 하고요. 몸을 제대로 못 가누니 늘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친구예요. 또 세 발 고양이 ‘그래’도 나오죠. 이 친구는 어렸을 때 마을에서 무리의 공격을 받아요. 그래서 다리 하나를 잃지요. ‘살찐이’라고 해서 눈이 없는 친구도 나와요. 이 친구들이 모여 두창신과 묘두사를 무찌르고 마을의 아이들을 지켜준다는 이야기예요. 귀신을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이기에 가능합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조선시대 야사, 즉 옛이야기를 장애 고양이들과 엮어 색다르게, 또 부제에 쓰여진 문구처럼 ‘스펙터클’하게 펼쳐집니다. 책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거리들을 던져줍니다. 먼저, 저자가 인트로에서 말한 ‘장애를 가진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지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활동하고 생활하기가 어려운 장애인들이 많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지요. 그들이 왜 주변에 없는지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진 동물들도 흔하게 볼 수는 없지요. 그들이 나와서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이 불편한 지점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또 한가지는, ‘엄마 아빠 역시 다른 고양이를 본 적 없는 건 아니지만 미래의 모습에 워낙 익숙해져서 미래가 고양이의 기준이 돼버린 거예요. 30’처럼 익숙함이 만든 기준,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내가 접하는 세상이 익숙해지면 곧 그것이 마치 ‘정상’적이고 또 ‘당연’시 되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아요. 늘 하는 말이지만 바로 ‘다름’을 두루두루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지요. 내가 속한 이 세계‘만’(집단) 옳다는 신념은 위험하고 또 폭력적입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좋아요.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장애’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에요. 아이들은 참 좋아하잖아요. 귀신, 귀신과 고양이. 아이들이 좋아 할 수 밖에 없는 조합입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으로는 전개성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등장인물들이 두서 없이 튀어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한 타임에 쭉 이어서 읽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어요(개인적 의견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울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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