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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으로 ㅣ 작은 곰자리 86
브라이언 플로카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8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 ‘책 읽는 곰’ @bearbooks_publishers 으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폭풍 속으로 - 브라이언 플로카 글 / 시드니 스미스 그림
꽤 진지하게 그림책을 배워보고 싶어졌다. 시작은 단순한 지도자 양성과정 팸플릿을 본 직후였다. 이번 여름 독서 캠프를 운영하며 3-5학년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2시간 독서수업을 지도했고, 또 딸아이와 하는 북클럽에서도 4달간 그림책만 있었다. 이전에도 늘 봐왔지만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이 흔치 않았기에 더욱더 심오하고 또 의미심장하게 읽혔다. 이것이 하나의 장르라면 이 장르를 독자로서 또 교사로서 공부해 봐야 하지 않나 하는, 기시감이다.
특히나 이 책 <폭풍 속으로>는 작은 불씨가 날아든 나의 마음에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림으로 덮쳐오는 파도와 포말이 단순한 ‘책’으로만 읽히지 않았다. 이 책을 누군가와 이야기해야 한다면 나는 이런 얘기들을 해야겠다.
자 내 손을 잡아.
누군가의 손을 잡는 행위에는 어떤 의미들이 담겨 있나? 신뢰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이자 확신이다. 하나(부위)이면서 전부와 같은 손을 서로에게 내준다는 건 가장 흔하지만 가장 강렬한 방법으로 서로를 엮는 행위이다.
이쯤에서 돌아갈까? 아니면 조금 더 가 볼까?
인생은 모든 순간이 선택의 순간이다. 나아갈지 돌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이고, 결정 이후의 상황은 응당 감내해야만 하는 결과물이다. 그곳이 진흙탕이든 구름 위든 나아가기로 결정한 건 자신이고,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도 자신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더 나을 게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나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 상황이다. 대부분 그런 상황은 온전히 나로 존재하게 되는 꽤 값진 경험이다.
온 마을이 텅 비어서 으스스해. 공연이 없는 날의 무대 같아.
우리가 살아가는 이 모든 공간과 장소는 늘 똑같다는 것. 바뀌는 건 나 자신이다. 화려하게 가득 찬 무대도 한때고, 으스스하게 텅 비어버린 무대도 한때다. 그 무대에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할 뿐.
뛰어!
인생의 어느 장면에서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할 때가 있다. 어둠과 바람, 거센 비. 쓰러진 나무, 오래된 빈집, 그리고 알 수 없는 길. 그 모든 것들에 맞서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겁이 나는 건 당연하다. 겁이 나니까 더 뛸 수 있는 건지도. 온몸이 ‘흠뻑 젖어 춥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그렇게 뛰어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
집이야!
나의 보루, 나의 방공호, 나의...
너에게 그런 집으로 남고 싶어. 새카만 어둠이 뒤덮은 폭풍우 속에서 단 한점의 불빛으로도 너를 안심 시켜줄 수 있는 그런 집 말이야. 지아야. 나는 네가 누군가의 손을 잡고 꼭 그 길을 다녀와 봤으면 해. 걱정, 불안, 두려움, 고단함... 그 모든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막막한 어둠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나의 집, 이 불빛을 밝혀둔 집으로 꼭 돌아오길 바라. ‘밤이 지나가듯 폭풍도 지나가’, ‘밤은 새벽에게 자리를 내어 주지’. 그리고 너는 다시 또 ‘계속 가 보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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